제주시 삼양동 aaaaa문강사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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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삼양동 aaaaa문강사aaaaa
  • 김보균 재가법사
  • 승인 2004.09.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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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봉 정상에 연꽃처럼 피어난 절

애국·생활·대중불교 지향하는 천태종가람

“一心이 常淸淨하면 처처에 蓮華開이니라”



   
 
  원당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문강사 전경이다. 절너머로 삼양 앞바다가 부처님 마음처럼 드넓게 펼쳐져 있다. /사진=이병철 기자  
 
# 천태종 제주지부 ‘문강사’

제주시의 동쪽 끝녘에 자리한 원당봉에 위치한 문강사(주지 진달스님)를 찾았다. 원당봉 정상에 다다를 즈음에 천태종 제주 본사인 문강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법당에 들러 삼배하고 돌아보니 삼대 지표라는 액자가 눈길을 끌었다.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라는 천태종단의 지표였다.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우리 불교도 생활을 떠나 존재할 수는 없으리라. 그러므로 애국하는 생활, 생활 속에 실천하는 불교, 대중과 함께 하는 불교가 되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였다.

천태종은 상월 원각 대조사가 창종하여 생활 속에 수행정진하면서, 대중과 더불어 생활공동체를 실천하는 것을 수행의 최우선으로 삼아 오늘에 이르렀다. 천태종은 충북 단양의 구인사를 총본산으로 하고 있는데, 절의 모든 살림을 자급자족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스님들이 직접 농사짓고 필요한 모든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며 생활 자체가 수행이며 수행 자체가 생활임을 실천하고 있는 천태종. 제주에는 문강사를 제주지부로 하고 서귀포시 동홍동에 해운사가 있다.

# 1973년 김용운 거사 절터 시주

문강사는 1973년에 김용운 거사가 사지를 매입하고 종단에 시주하여 창건되었다. 신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하·동안거에는 매회 100여명이 참가한다고 한다. 대부분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일이 있어 낮에는 일상 생활을 하다가 밤에는 모두 나와서 철야 정진을 한다고 하니, 생활 속의 수행을 실천하고 있는 신도들이다.

이러한 수행의 전통은 문강사 연지 앞에 세워진 상월 원각대조사의 법어비(上月 圓覺大祖師 法語 碑)에서 확연한 가르침으로 설법하고 있었다.

실상(實相)은 무상(無相)이고 묘법(妙法)은 무생(無生)이며 /연화(蓮華)는 무염(無染)이다. /무상(無相)으로 체(體)를 삼고 무생(無生)에 안주하여 /무염(無染)으로 생활하면 그것이 곧 무상보리(無上菩提)요 /무애해탈(無碍解脫)이며 무한 생명(無限 生命)의 자체 구현(自體 具現)이다. /일심상청정(一心常淸淨)하면 처처(處處)에 연화개(蓮華開)니라.

법어를 대하면서 무염(無染)으로 생활하고 일심상청정(一心常淸淨)을 위한 노력이 바로 생활 속에 수행임을 자각하게 하였다. 200여 평은 훨씬 넘음직한 연지에 가득한 연잎을 뚫어 고개를 쑤욱 빼고 피어있는 연화가 설법을 증명이라도 하듯 미소를 보인다.

   
 
  오색단청이 고운 문강사 처마 밑 연지(蓮池)에 연꽃이 가득하다.  
 
# “생활불교 실현에 앞장서”

주지스님이 충북 단양에 있는 천태종 본산 구인사에 출타 중이어서 좀 늦게 돌아오신다기에 기다리는 동안 원당봉 정상을 오르기로 마음먹고 걸었다. 정상을 오르면서 밑으로 내다보이는 문강사 도량은 참으로 안온해 보였다. 원당봉 정상의 분지와 같은 오목한 곳에 위치한 도량은 마치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정상의 둔지가 모든 풍파를 막아주고 있는 듯하였다.

정상 서쪽 봉우리에 당도하니 ‘원당봉수대터’라는 표식이 있는데 조선시대에 유사시 통신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도내에 25개의 봉수대와 38개의 연대 등 모두 63개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의 하나였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국난에 대비한 통신수단으로서의 봉수대가 있는 그 바로 밑에 자리한 애국불교를 지향하는 문강사 도량이 들어서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지 스님을 만나서 여러 가지 말씀을 듣고 독자들에게 소개도 하고 싶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오시지 않아 뵙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눈앞에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가 부처님의 마음처럼 드넓었다. 생활불교, 대중불교가 이 시대 한국불교가 지향해야할 목표임을 생각했다. 혼탁해져 가는 사회현실 앞에 생활불교의 실현으로 밝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불자들이 앞장서 실천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원당봉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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