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경 (SN1:3)
상태바
깃발 경 (SN1:3)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05.18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의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2. 그곳에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3. “비구들이여, 만일 그대들이 수행 중에 두려움과 공포와 털끝이 곤두섬을 느낀다면 그때는 ‘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應供]이시며, 완전히 깨달은 분[正等覺]이시며, 명지와 실천을 구족한 분[明行足]이시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이시며,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世間解]이시며, 가장 높은 분[無上士]이시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이시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시며, 깨달은 분[佛]이시며, 세존(世尊)이시다.’라고 오직 나를 생각하라.”

4. “만일 나를 계속해서 생각할 수 없다면 ‘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서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知者)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법을 계속 생각하라.

5. “만일 법을 계속해서 생각할 수 없다면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바르게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참되게 도를 닦으니, 곧 네 쌍의 인간들이요[四雙] 여덟 단계에 있는 사람들[八輩]이시다. 이러한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공양 받아야 마땅하고 보시 받아야 마땅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이시다.’라고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라.”

6. 스승이신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 다시 게송으로 이와 같이 설하셨다.

“숲에서나 나무 아래서나 빈집에서나 비구들은 완전하게 깨달은 분을 계속해서

생각해야 하나니 그러면 그대들에게 두려움은 없을 것이로다.“

“세상의 으뜸이요 인간들 가운데 황소인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할 수 없으면

벗어남으로 인도하고 잘 설해진 법을 그대들은 계속해서 생각해야 하노라.“

“벗어남으로 인도하고 잘 설해진 법을 만일 계속해서 그대들이 생각할 수 없으면

무상복전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 부처와 법과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한다면 두려움과 공포와

털끝이 곤두섬이 어느 곳 어느 떄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해설】



■불자들이 경전을 읽을 때나 예불을 올릴 때나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과 승단인 승가에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삼귀의’를 합송하는데, 이것이 바로 불법승 삼보에 대한 예경입니다.

■누구든지 실존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서 또는 이를 지키지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 설정을 하게 되는데, 그때 상대를 의심하면서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육신의 병(病)과 늙음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출가사문들도 심산유곡에서, 공동묘지에서 나 홀로 수행할 때 두려움과 공포와 털끝이 곤두섬을 느낀 나머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편을 세존께 여쭤본 사례들이 경전 속에서 기록돼 있습니다.

■본디 깃발은 옛날 왕이나 군대나 특정 집단을 상징하는 문장이나 상징물 즉 엠블렘(emblem)을 의미합니다. 전쟁에 나간 군인들이 이런 깃발을 올려다보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듯이 부처님께서는 마음의 고요함과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생각하여야 할 세 가지, 즉 삼보를 말씀하셨는데, 이것을 계속해서 생각하면 두려움과 공포와 털끝이 곤두섬이 없어지게 된다고 설하셨습니다.

■그래서 본경은 『쌍윳따 니까야』의 보호주[護呪]로 남방불교에서 널리 암송되고 있습니다. 대승불교권인 한국에서 아미타부처님 또는 관세음보살의 염불(念佛)도 동일한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둥근 원(○) 안에 삼보를 상징하는 점, 세 개(∴)를 넣어 원이삼점(圓伊三點)을 만들어 문장(紋章)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불교의 가치를 상징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으로 인한 일어나는 마음의 번뇌를 쉬게 하고 줄이는 방법으로 불자들 누구든지 쉽게 일상에서 행할 수 있는 것은 불법승 삼보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팔정도의 정념(正念)에 해당합니다.

■일상적인 마음은 대상, 경계에 영향을 받고 조건 하에 놓여 있어서 생각하고 꾸미고 욕망하고 조작하고 성냄의 파도로 불타오르고 깜박거리고 불안정하여 무언가에 달라붙어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럴 때 첫째로 부처님의 열 가지 성스러운 이름(여래 십호]을 경견하게 외우면서 부처님께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지 처로 삼고[法歸依], 가르침을 섬으로 삼는 마음을 일으켜 법에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셋째로 출가사문들에게 공양을 올리며 법문을 청해서 마음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