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까 목갈라나 경 (MN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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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까 목갈라나 경 (MN107)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09.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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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 있는 동쪽 원림의 녹자모 강당에 머무셨다. 그때 바라문 가나까 목갈라나가 세존을 뵈러 갔다. 세존을 뵙고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하고서 한 곁에 앉고서는 세존께 이렇게 여쭈었다.

2. “고따마 존자시여, 궁수(弓手)들에게도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이 있으니 바로 활쏘기에 관한 것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회계로써 생계를 유지하는 저희 회계사들도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이 있으니 계산에 관한 것입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이 법(가르침)과 율(계율)에서도 이와 같은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을 설명할 수 있습니까?”

3. “바라문이여, 이 법과 율에서도 이와 같은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을 설명할 수 있다. 바라문이여, 마치 능숙한 말 조련사가 혈통 좋은 멋진 말을 얻으면 가장 먼저 말로 하여금 입에 재갈을 무는 일부터 익숙하게 한 뒤 나머지 일을 익숙하게 하듯이 그와 같이 여래도 길들여야 할 사람을 얻으면 가장 먼저 이와 같이 길들인다. ‘오라, 비구여. 그대는 계를 잘 지녀라. 빠띠목카(계목)의 단속으로 잘 단속하며 머물라. 바른 행실과 행동의 영역을 갖추고 작은 허물에도 두려움을 보며 학습계목을 받아 지녀 공부지어라.’라고,”

4. 여래는 그를 다시 이와 같이 [순차적으로] 길들인다. aaaaa오라. 비구들이여, 그대는 여섯 감관의 문을 잘 단속하라. 그대는 음식에 적당한 양을 알라. 그대는 깨어있음에 전념하라. 낮이나 밤의 초경과 삼경에는 경행하거나 앉아서 장애가 되는 법들로부터 마음을 청정하게 하라. 행주좌와(行住坐臥)의 일체에 대해 알아차리고[正念], 바른 이해를 하라[正知]. 한적한 숲속이나 외딴 곳의 처소에서 삼매수행을 하라.‘라고,“

5. 이렇게 말씀하시자 가나까 목갈라나 바라문은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고따마 존자시여, 열반이 있고 열반에 인도하는 도닦음도 있고 고따마 존자께서 인도자로 계시는데 무슨 원인과 무슨 조건 때문에 고따마 존자의 제자들이 이와 같이 훈계를 받고 이와 같이 가르침을 받으면 어떤 자들은 궁극적 목표인 열반을 성취하고 어떤 자들을 성취하지 못합니까?”

6. “바라문이여, 여래는 길을 안내하는 자일뿐이다.”

《해설》



석가모니부처님은 옛날의 보살이었을 때 부처가 되기를 서원하시고 4아승지겁과 10만겁을 수행하신 뒤, 부처가 되기 위해 도솔천에서 인간세상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으로 태어나자마자 부처인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도 보살이셨을 때 한 행위에 대한 과보를 피할 수 없어서 6년 동안의 고행을 거치신 후에야 비로소 부처님이 되신 것입니다.

우리들의 삶은 오아시스를 찾아 나선 사막의 나그네와 같습니다. 그러다가 평생 쌓아올린 자기 존재와 가족과 정든 사물들을 뒤로 한 채 결국은 죽어야만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죽음마저도 우리를 고(苦)의 종말로 데려다주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십니다. 왜냐하면 열반(닙바나)을 성취하지 않는 한 육도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삶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아는 자만이 그 자신의 근원적인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수행을 할 수 있으며, 또한 더 향상된 삶을 살고자 하는 지혜가 있는 사람만이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수행이란 마음이 일하는 것입니다. 수행은 닙바나를 얻기 위함이고 닙바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 없는 건전한 정신 현상과 탐욕, 성냄, 어리석음에 뿌리를 둔 불건전한 정신 현상 두 가지 모두 완전히 소멸시켜야 합니다.

현존하는 불교 수행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티베트불교의 수행법, 마하야나(대승)의 화두참선, 테라와다(장로)의 사마타와 위빠사나[止觀] 수행법입니다. 이 셋은 교리와 의식이 다르고 수행방법도 다릅니다.

화두수행은 一超直入如來地 (단박에 뛰어 넘어 부처의 지위에 들어간다)를 목표로 닦는 돈오적 수행법이나,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법은 순차적이고 체계적인 수행법으로 논리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잘 맞으며 새내기 수행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드러운 수행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가르치신 고(苦)의 영원한 종식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란 여덟 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팔정도를 말합니다. 세존께서는 팔정도는 눈을 생겨나게 하고 지(智)를 생겨나게 하고 평화로, 직관으로, 깨달음으로, 열반으로 이끄는 길임을 천명하셨습니다.

팔정도를 줄이면 계(戒)·정(定)·혜(慧) 삼학이고, 계행의 단속을 통해서 몸과 말을 청정하게 하고, 사마타(선정)를 닦아서 삼매를 이루어 마음을 청정하게 하며, 그 청정하고 집중된 마음으로 위빠사나(지혜)를 수행해서 깨달음을 얻는 것, 비유컨대 금이 든 광석을 채취하여 순금으로 만드는 여러 공정을 거치듯이 순차적 도닦음을 통해 성자의 지위에 이를 수 있다고 세존께서 가르치셨습니다. 모든 부처는 단지 열반으로 인도하는 길을 가르치는 스승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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