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쟁(無諍)의 분석 경 (MN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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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쟁(無諍)의 분석 경 (MN139)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09.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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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무쟁(無諍)의 분석을 그대들에게 설하리라. 그것을 들어라. 듣고 마음에 잘 잡도리하라. 이제 설하리라.”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3-① “저급하고 저속하고 범속하고 비열하고 이익 없는 감각적 쾌락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고통스럽고 비열하고 이익 없는, 자기를 학대하는데 몰두해서도 안 된다.”

② “이 양극단을 떠나 여래는 중도를 철저하고 바르게 깨달았나니, 그것은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최상의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한다.”

③ “칭송해야 할 것을 알아야 하고 비난해야 할 것을 알아야 한다. 칭송해야 할 것을 알

고 비난해야 할 것을 알고는 칭송도 비난도 하지 말로 오직 법을 설해야 한다.”

④ “즐거움을 판별할 줄 알아야 한다. 즐거움을 판별할 줄 알아서 안으로 즐거움을 추구 해야 한다.”

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해서도 안 되고, 공개적 비판을 해서도 안 된다.”

⑥ “침착하게 말해야 하고 다급하게 말해서는 안 된다.”

⑦ “방언을 고집해서도 안 되고 표준어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것이 무쟁의 분석에 대한 요약이다.

4.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그대들은 ‘우리는 분쟁의 법을 알아야 하고 무쟁(無諍)의 법을 알아야 한다. 분쟁의 법을 알고 무쟁의 법을 알아서 무쟁의 도를 닦으리라.’라고 공부지어야 한다. 비구들이여, 수부띠 선남자는 무쟁의 도를 닦은 자이다.”



《해설》



세존께서는 출가 전에 왕자의 신분으로 세속의 즐거움을 만끽하셨고, 출가 후 6년간의 고행을 하셨지만 이것들 모두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지 못함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세존께서 정등각을 성취하시기 전 마가다국의 우루웰라의 세나니(수자따 아버지의 이름) 마을에 이르러 강가의 숲속에서 깊은 명상에 들어가 감각적 쾌락에 몰두하는 것을 피하게 하는 것이 지계(持戒)이고, 육체를 괴롭힘으로써 해탈을 구하고자 하는 자기학대에 몰두하는 것을 피하게 하는 것이 선정(禪定)임을 알아차리셨습니다. 그래서 계(戒)의 땅위에 굳게 서서 삼매의 맷돌 위에 섬광보다도 예리하고 털끝을 쪼개는 것보다 더 날카롭다는 통찰지(지혜)를 닦고 개발하는 것이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中道)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통찰지혜가 섬광을 발하려면 동요와 산만함이 제거되어 집중을 이룬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마음이 집중되어 산란하지 않기 위해서는 불선(不善)한 성향들이 행동과 말을 통해 신업과 구업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계(持戒)입니다.

세존께서 깨달으신 생사의 고(苦)를 종식시키고 열반으로 이끄는 도(道)의 진리란 중도(中道)를 일컫습니다. 팔정도, 즉 계․정․혜 삼학을 중도라고 하는 이유는 이것이 고를 벗어나는 데 있어 두 가지 잘못된 시도, 즉 양극단을 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안감 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즐거움을 찾지만 그것조차도 허망하고 순간적이어서 결코 깊은 만족 또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반면에 소지공양 또는 3000배 등을 통해서 육체를 괴롭힘으로써 번뇌를 소멸시키고자 애쓰나 이와 같은 수행도 해탈을 구하는데 필요한 도구인 소중한 몸을 훼손하고 쇠약하게 하는 자기 파괴적이라는 점에서 번뇌의 근원인 탐·진·치 삼독에 사로잡힌 마음을 해방시키는데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오욕락을 추구하는 것은 더러움과 오염원이 함께 하는 것으로 분쟁의 법이 되고, 반면에 욕망을 여윔의 즐거움, 적멸의 즐거움, 올바른 깨달음의 즐거움은 내적으로 추구되어야 하는 무쟁, 즉 평화의 법이 된다고 세존께서 설하셨습니다.

또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 유행생활을 하면서 자기 고향의 방언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할 때 왜곡해서 진의를 잘못 전달하는 사례가 있음을 알아차리시고 부처님께서 사용하신 보편어인 빠알리어로 배우고 전법을 할 것을 단호하게 설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빠알리어로 기록된 경전을 초기경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본경에서 등장하는 수부띠 존자는 기원정사를 기증한 급고독장자의 동생으로, 대승 금강경의 주인공 수보리(須菩利) 존자입니다. 그는 법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차별이나 한계가 없었으며, 세존으로부터 ‘평화로운 삶을 사는 최상의 님’, ‘공양받을 만한 자들 가운데서 으뜸’이라는 칭호를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구마라즙 스님은 수부띠를 무쟁삼매와 아란나(阿蘭那) 행자라고 한역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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