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內]의 무상 경 (SN35:1)
상태바
안[內]의 무상 경 (SN35:1)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10.24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눈[眼]은 무상하다. 무상한 것은 괴로움이요, 괴로움인 것은 무아다. 무아인 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아니고,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봐야 한다. 귀는 … 코는 … 혀는 … 몸은 … 마노[意]는 무상하다. 무상한 것은 괴로움이요, 괴로움인 것은 무아다. 무아인 것은 ‘이것은 내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아니고,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있는 그대로 바른 통찰지로 봐야 한다.”

3. “비구들이여, 이렇게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귀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코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혀에 대해서는 염오하고, 몸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마노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므로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 범행(梵行)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



《해설》



• 본경에서 세존께서 설하시는 눈·귀·코·혀·몸의 다섯 가지 법(교학으로서의 법)은 감각장소

를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감각장소 또는 감각기관, 오감(五感)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지(地)·수(水)·화(火)·풍(風)의 네 가지 근본물질과 감성의 물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보고자 하는 욕망, 듣고자 하는 욕망, 냄새 맡고자 하는 욕망, 맛을 보고자 하는 욕망, 맞닿고자 하는 욕망을 원인으로 하여 업(業)에 의해 생겨난 물질이라는 뜻에서 감성의 물질이라 합니다.

• 한편 마노[意, mand]는 마음이 감성의 물질을 토대로 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대상, 예컨대 과거의 기억, 개념, 의도, 열반 등을 알 때 그 정신적 토대가 되는 역할을 하는 감각장소를 말합니다.

• 물질(rūpa)은 온도, 바람, 햇빛 등에 의해 변형(變形)됩니다. 변형은 형태나 모양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즉 변형되는 성질을 가진 것이 물질인데 이것은 물질만이 갖고 있는 특징입니다.

• 한편 정신 또는 마음은 대상을 향해 기울기 때문에 ‘기운다’는 뜻에서 정신이라 말합니다. 기우는 특징을 가진 것이라 함은 대상과 대면하여 기우는 고유성질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마음은 대상이 없이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마음 자체가 홀로 일어나는 힘, 동력, 자재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 마음은 한순간에 일어나서 대상을 아는 기능을 수행하고 멸합니다. 그러면 그 다음의 마음이 조건에 따라 일어납니다. 이렇게 마음은 흘러갑니다. 이를 일컬어 심상속(心相續)이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하나의 동일한 마음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이는 부처님의 교설입니다.

• 요약하면 눈·코·귀·혀·몸·마음 등, 안의 감각장소(眼耳鼻舌身意 = 內 六處)는 무상하다는 공통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감각장소[處]는 12가지입니다. 안의 감각장소와 밖의 감각장소(色聲香味觸法 = 外 六處)가 그것입니다.

• 눈의 감각장소[眼處]는 눈의 알음알이[眼識]의 인식과정에 포함된 알음알이의 무리가 일어날 문이고 형색[色處]는 그 대상이 됩니다. 다른 감각장소인 귀, 코, 혀, 몸과 소리, 냄새, 맛, 감촉의 감각대상에게 이와 같이 적용됩니다. 잠재의식(바왕가)이라 불리는 마노의 감각장소(意處)의 한 부분이 마노의 알음알이(意識)가 일어나는 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마노, 마음의 문과 그 대상은 정신[名]이고, 나머지 감각의 문과 그 대상은 물질[色]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 12가지 감각장소들은 정신과 물질[名色]일 뿐이고, 그 일체가 무상하다는 진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이 세존의 교설입니다.

• 정견(正見)을 갖춘 지혜로운 이는, 이 모든 형성된 감각장소들은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자기 힘(동력)으로 생길 수도 없고 자기 힘으로 머물 수도 없다고 봅니다. 다른 법들의 영향아래 존재하고, 다른 법들의 조건으로부터 생기고, 다른 법들의 대상으로부터 일어난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겐 호기심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봅니다.

• 볼 때는 봄만이 있는 마음만 있고, 들을 때는 듣는 마음만 있습니다. 눈의 알음알이[眼識]가 형색의 감각장소[色處]를 볼 때 영원하다든가, 아름답다는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하면 번뇌와 함께 보는 것이 됩니다. 귀의 알음알이[耳處]가 소리[聲處]를 들을 때 쓴 소리 (비난) 또는 단 소리(칭찬)로 듣게 되면 해로운 마음부수(성냄 또는 자만)와 함께 듣는 것이 되어 불선(不善)의 업보를 짓는 것임을 유념해야 합니다.

• 알아차리면서(sati) 형색을 보되 형색에 물들지 않는 자, 소리를 듣되 소리에 물들지 않는자는 표상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무상삼매(無相三昧)에 들어 머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