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분석 경 (MN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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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분석 경 (MN 141)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12.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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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바라나시에서 이시빠따나의 녹야원에 머무셨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라고 비구들을 부르셨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세존께 응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비구들이여, 여래․아라한․정등각자는 바라나시의 이시빠따나에 있는 녹야원에서 위없는 법의 바퀴[法輪]를 굴렸나니 그것은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신이나 마라나 범천이나 이 세상 그 누구도 멈추게 할 수 없다. 그것은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분석하고, 해설한 것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3. 그것은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를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분석하고, 해설한 것이다. 괴로움의 일어남의 성스러운 진리를…괴로움의 소멸의 성스러운 진리를…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의 성스러운 진리를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분석하고, 해설한 것이다.”

4. “비구들이여,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따라 배우라. 비구들이여,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섬겨라. 이 두 비구는 현자요 청정범행을 닦는 동료 수행자들을 도와주는 자이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는 낳아준 친어머니와 같고, 목갈라나는 태어난 자를 길러주는 유모와 같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는 예류과로 인도하고 목갈라나는 더 높은 경지로 인도한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설명하고, 가르치고, 선언하고, 확립하고, 드러내고, 분석하고, 해설할 수 있다.”



【해설】



• 바라나시는 불교와 인연이 깊은 땅입니다.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힌두교의 대표적 성지로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이시빠따나(현 지명은 사르나트)는 부처님의 초전법륜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입니다.

• 부처님께서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즉 사성제를 최초로 설하신 경은 「초전법륜경」인데, 사리뿟따 존자가 본경에서 부처님의 인가를 받아 불교교단 최초로 사성제를 해설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 조건 지어진 것, 즉 형성된 것은 무상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는 불변이요 확정된 가르침이요 불교 만대의 표준이요 최고의 가르침입니다. 「코끼리 발자국 비유 경(MN28)」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모든 움직이는 모든 생명들의 발자국들은 모두 코끼리 발자국에 총섭되고 코끼리 발자국이야말로 그 크기로서 최상이라고 불리는 것과 같이 어떤 선법(善法)이든 그것들은 모두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에 총섭된다고 설하셨기 때문입니다.

• 이와 같이 불교의 모든 가르침은 사성제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숫따니빠따』에서 부처님께서는 왜 자신이 깨달은 사람인가 하는 것을 게송으로 밝히셨습니다. “나는 알아야 할 바(고성제)를 알았고, 닦아야 할 바(도성제)를 닦았고, 버려야 할 것(집성제)를 버렸다. 바라문이여, 그래서 나는 붓다. 깨달은 사람이다.”

• 첫 번째의 진리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고성제(苦聖諦)]입니다. 불교는 무위법인 열반을 제외한 모든 것을 괴로움이라고 파악합니다. 무엇이 괴로움인가? 태어남, 늙음, 병과 죽음, 즐거운 것과 갈라짐이 괴로움이요, 싫은 것과 같이함이 괴로움이요, 집착과 연관된 존재의 다섯 가지 무더기[五取蘊]가 괴로움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두고 불교의 염세주의적 태도를 꼬집는 논사들도 있으나, 불교가 괴로움을 강조하는 것은 만인 공유의 생사문제 해결을 위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의사가 환자에게 당신은 지금 병에 걸려있다고 말해주는 단계와 같은 것입니다. 괴로움에는 세 가지 성질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청정도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① 육체적, 정신적 괴로운 느낌은 고유성질로서 괴롭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괴로움[苦苦]이라 하고, ② 즐거운 느낌은 그것이 변할 때 괴로운 느낌이 일어날 원인이 되기 때문에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壞苦]이고, ③ 평온한 느낌과 나머지 삼계에 속하는 형성된 것들은 일어나고 사라짐에 압박되기 때문에 형성된 괴로움[行苦]이라 한다.

• 두 번째의 진리는 괴로움의 일어남의 성스러운 진리[집성제(集聖諦)]입니다. 세존께서는 괴로움의 원인으로 갈애(tanhā)를 지목하셨습니다. 이 갈애가 근본원인이 되어 중생들은 끝 모를 생사윤회를 거듭한다고 설하셨습니다.

• 세 번째의 진리는 괴로움의 소멸의 진리[멸성제(滅聖諦)]입니다. 이 갈애가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함, 버림, 놓아버림, 벗어남입니다. 즉 열반입니다. 사리뿟따 존자는 ‘탐욕의 소멸, 성냄의 소멸, 어리석음의 소멸’을 일러 열반이라고 설하셨습니다.

• 네 번째의 진리는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의 성스러운 진리[도성제(道聖諦)]입니다. 열반을 실현하기 위한 도가 있고 도닦음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팔정도입니다.

• 인류 역사상, 수많은 종교의 가르침들이 생멸하여 왔습니다. 세존께서는 그런 가르침이 열반으로 인도하는 가르침이 아니라면 유익한 가르침이 아니라고 설파하셨습니다. 바꿔 말하면 팔정도를 닦는 것이 열반으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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