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의 분석 경 (NN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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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의 분석 경 (NN142)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3.12.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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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삭까에서 까삘라왓투의 니그로다 원림에 머무셨다.

2. 그때 마하빠자빠띠 고따미가 한 벌의 새 옷을 가지고 세존을 뵈러 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아서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한 벌의 새 옷은 세존을 위해 제가 손수 물레질하여 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게 연민을 일으키시어 이것을 받아주십시오.”

3. 이렇게 말씀드리자 세존께서는 마하빠자빠띠 고따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따미여, 승가에 보시하십시오. 승가에 보시하면 나에게도 공양하는 것이 되고 승가에도 공양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4. “아난다여, 그런데 열네 가지 개인을 위한 보시가 있다. ① 여래․아라한․정등각, ② 벽지불, ③ 아라한, ④ 아라한과의 실현을 닦는 자, ⑤ 불환자, ⑥ 불환과의 실현을 닦는 자, ⑦ 일래자, ⑧ 일래과의 실현을 닦는 자, ⑨ 예류자, ⑩ 예류과의 실현을 닦는 자, ⑪ 감각적 욕망들에 대해 탐욕을 여읜 이교도, ⑫ 행실이 바른 범부, ⑬ 행실이 나쁜 범부, ⑭ 축생에게 보시하는 것이 열네 가지 개인을 위한 보시이다.”

5. “아난다여, 이 가운데서 ⑭에게 보시를 하면 백배의 보답이, ⑬에게 보시를 하면 천 배의 보답이, ⑫에게 보시를 하면 십만 배의 보답이, ⑪에게 보시를 하면 천억 배의 보답이, ⑩에게 보시를 하면 헤아릴 수 없고 잴 수 없는 보답이 각 기대된다. 그러니 일래자에게 …

불환자에게 … 아라한에게 … 벽지불에게 … 여래․아라한․정등각에게 보시를 하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6. “아난다여, 그런데 두 가지 승가를 위한 보시가 있다. 부처님을 상수로 하는 비구와 비구니 두 승가에 보시하는 것이 첫 번째 승가를 위한 보시이다. 여래가 완전한 열반에 들고 나서 비구와 비구니 두 승가에 보시하는 것이 두 번째 승가를 위한 보시이다.”

7. “아난다여, 개인에게 하는 보시가 승가에게 하는 보시보다 그 과보가 더 크다고 나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8. “아난다여, 네 가지 보시의 청정이 있다. 무엇이 넷인가? ① 보시하는 자는 청정하지만 보시 받는 자는 청정치 못한 보시가 있다. ② 보시 받는 자는 청정하지만 보시하는 자는 청정치 못한 보시가 있다. ③ 보시하는 자도 보시 받는 자도 청정하지 못한 보시가 있다. ④ 보시하는 자도 보시 받는 자로 청정한 보시가 있다.”



《해설》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하마야 부인이 세존을 낳은 지 7일 만에 돌아가시자 세존을 양육하고 또 세존의 아버지인 숫도다나 왕과 결혼하여 세존의 계모가 되신 분이 ‘마하빠자빠띠 고따미’입니다.

그녀가 세존께 여인들도 출가하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였지만 세존께서는 여러 차례 거절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난다 존자가 그녀의 편을 들어서 팔경계법으로 중재를 하여 마침내 마하빠자빠띠 고따미‘를 우두머리로 하는 비구니 교단이 성립되었다고 합니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왜 자신에게 보시하려는 것을 비구 승가에게 보시하라고 말씀하셨는가 하면 세존과 승가 둘 모두에게로 보시를 하게 한다면, 보시하는 자에게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을 가져온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최상의 보시공덕은 여래․아라한․정등각께 보시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벽지불,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것입니다. 이 보시에 견줄 보시는 없습니다. 출가 수행자에게 올리는 네 가지 공양물[四事供養]보시도 그 공덕이 매우 수승합니다. 수행자는 보시를 받아서 수행을 할 수 있고, 그 수행의 힘으로 깨달음을 얻으면 당연히 그 공덕의 과보는 보시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본경에서 말하는 ‘청정’의 의미는 계행이 청정하고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 특히 네 가지 도를 닦는 자들과 네 가지 과에 머무는 자, 즉 사쌍팔배(四雙八輩)의 승가를 말합니다.

보시는 남에게 베푸는 마음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베푸는 것이 아니고 그간에 내가 받은 많은 은혜를 모든 사람에게 갚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베푼다고 생각해서도 안 되고,

바라지 않는 마음으로 보시를 해야 합니다. 이를 일컬어 무주상보시라 말합니다.

고통 받는 모든 중생과 함께 아파하고 나누며 또 무명의 등불을 밝히는 일이 보살의 길이기에 보살들에게 가장 소중한 회향의 도구는 바로 희생과 나눔입니다.

보살은 중생이 병들어 있는 한 이들의 병이 다 나을 때까지 약과 의사와 간호사가 되어 이들과 함께 하는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에겐 보시를 할 기회도 그렇게 많지도 않고 또 보시할 시간도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음에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합니다. 보시바라밀의 공덕을 쌓는 것이 보살행의 첫 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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