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따기리 경 (MN70)
상태바
끼따기리 경 (MN70)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01.29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까시(바라나시의 옛 이름)’에서 차례로 유행하시다가 마침내 ‘끼따기리’라는 까시의 성읍에 도착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끼따기리에서 수행하는 ‘앗사지’와 ‘뿌납바수까’라는 두 비구를 부르셨다.

2. “비구들이여, 나는 구경의 지혜가 단박에 이루어진다고 말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러나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으로 구경의 지혜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3.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떻게 순차적으로 공부짓고 순차적으로 행하고 순차적으로 도를 닦아 구경의 지혜가 이루어지는가? 비구들이여, ① 여기 스승에 대해 믿음이 생긴 자는 스승을 친견한다. 친견하면서 공경한다. ② 공경하면서 귀를 기울인다. 귀 기울이면서 법을 배운다. ③ 배우고 나서 법을 호지한다. ④ 호지한 법들의 뜻을 자세히 살펴본다. 뜻을 잘 살필 때에 법을 사유하여 받아들인다. ⑤ 법을 사유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에 열의가 생긴다.

⑥ 열의가 생길 때에 시도한다. 시도할 때 세밀하게 조사한다. ⑦ 세밀하게 조사한 뒤 노력한다. ⑧ 노력할 때 몸으로 최상의 진리를 실현하고 통찰지로써 그것을 꿰뚫어 본다.“

4. “비구들이여, 「네 구절로 된 진리」가 있나니, 그것을 암송할 때 지자는 오래지 않아 통찰지로써 그 뜻을 잘 알게 될 것이다.

5. “비구들이여, 스승의 교법에 믿음을 가진 제자가 통찰하여 취할 때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 법다운 것이다. ‘피부와 힘줄과 뼈가 쇠약해지고 몸에 살점과 피가 마르더라도 남자다운 근력과 남자다운 노력과 남자다운 분발로써 얻어야 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정진을 계속하리라,’라고,

6. “비구들이여, 스승의 교법에 믿음을 가진 제자가 통찰하여 취할 때 두 가지 결실 가운데 한 가지 결실을 얻나니, 바로 지금 · 여기에서 구경의 지혜를 증득하거나 만일 취착이 남아 있다면 불환자가 된다.”



《해설》



본경은 세존께서 부처님의 교법과 율에서 멀리 떨어져 길을 잃고 그릇된 도를 닦고 있는 ‘앗사지’와 ‘뿌납바수까’라는 두 비구를 교계하신 경입니다. 이 두 비구는 무리를 지어 수행하는 자들의 우두머리였는데, ‘밤에 먹는 것을 삼가라’는 세존의 가르침을 어기고 아무 때나 먹고 방일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아신 세존께서 두 비구의 잘못된 수행법을 지적하시고 문사수(文思修)의 지혜를 증득하게 하는 순차적인 공부지음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을 설하셨습니다.

초기불교에서 깨달은 성자는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의 네 부류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성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부처님의 교법에 대한 이해와 수행이 있어야 합니다.

부처님과 그 제자들인 사쌍팔배(四雙八輩)의 성자들을 공경하고, 성자들의 법문을 경청하고 호지하여 사유하는 것이 ‘순차적인 공부지음’입니다.

부처님께서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깨달은 것은 사성제입니다. 부처님께서 나는 알아야 할 바(고성제)를 알았고, 닦아야 할 바(도성제)를 닦았고, 버려야 할 것(집성제)을 버렸기 때문에 자신은 깨달은 사람임을 천명하셨습니다. 이처럼 깨달음은 사성제를 꿰뚫고 관통하고 알고 보아서 실현되는 것이라고 세존께서 사자후를 토하셨습니다.

사성제에 대한 바른 이해, 즉 정견(正見)을 갖추어야 순차적인 실천과 순차적인 도닦음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순차적인 실천이란 법열을 일으켜 용맹 정진하는 것을 뜻합니다. 비록 수행으로 피골(皮骨)이 상접할 정도에 이른다하더라도 수행을 멈춰서는 아니 된다고 설하셨습니다.

순차적인 도닦음이라 함은 팔정도를 뜻합니다. 그런 이유로 세존께서 출가자가 삼매를 닦고 홀로 앉는 수행을 하는 이유는 사성제를 꿰뚫기 위해서이고, 그뿐만 아니라 사색을 할 때도 말을 할 때도 항상 사성제를 사색하고 사성제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모든 생명들의 발자국들이 코끼리의 발자국에 총섭되듯이, 모든 가르침은 사성제에 총섭된다는 사리뿟따 존자의 법문처럼, 사성제와 팔정도는 부처님의 최초 설법이자 최후 설법입니다.

세존께서는 가르치신 괴로움의 영원한 종식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란 여덟 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팔정도를 말합니다. 세존께서는 팔정도는 눈을 생겨나게 하고 지(智)를 생겨나게 하고 평화로, 직관으로, 깨달음으로, 열반으로 이끄는 길임을 천명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구경의 지혜가 마치 개구리가 단 한 번에 껑충 뛰어올라서 가는 것처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하셨는데, 마치 금이 든 광석을 채취하여 순금으로 만드는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하듯이 순차적 도닦음이 있어야 깨달은 성자의 지위에 이를 수 있다는 가르침으로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