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대한 욕망을 떠나는 경 (숫따니파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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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한 욕망을 떠나는 경 (숫따니파타 11)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03.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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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가하 시에 머무셨다.

2. 세존께서 어떤 비구를 데리고 공동묘지 내 ‘씨리마’ 유녀의 무덤에 도착하여 거기서 그 비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① 걷거나 또는 서거나 혹은 앉거나 눕거나 몸을 구부리거나 혹은 편다. 이것이 몸의 동 작이다.

② 몸은 뼈와 힘줄로 엮어있고 내피와 살로 덧붙여지고 피부로 덮여져 있어, 있는 그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내장과 위, 간장의 덩어리, 방광, 심장, 폐장, 신장, 비장으로 가 득 차 있다.

③ 그리고 콧물, 점액, 땀, 지방, 피, 관절액, 담즙, 임파액으로 가득차 있다. 또한 그 아홉 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것이 나온다. 눈에는 눈꼽, 귀에서는 귀지가 나온다.

④ 코에서는 콧물이 나오고, 입에서는 한꺼번에 담즙이나 가래를 토해내고, 몸에서는 땀

과 때를 배설한다.

⑤ 또 머리에는 빈 곳이 있고 뇌수로 차 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자는 무명에 이끌려서 그

러한 몸을 아름다운 것으로 여긴다.

⑥ 또 죽여서 몸이 쓰러졌을 때에는 부어서 검푸르게 되고, 무덤에 버려져 친척도 그것을

돌보지 않는다.

⑦ 개들이나 여우들, 늑대들, 벌레들이 파먹고, 까마귀나 독수리나 다른 생물이 있어 삼킨 다.

3.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비구들은 정등각자 세존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분명히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는 있는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

4. 이것이 있는 것처럼 저것도 있고, 저것이 있는 것처럼 이것도 있다. 안으로나 밖으로나 몸에 대한 욕망에서 떠나야 한다.

5. 이 세상에서 욕망과 탐욕을 떠난 그 지혜로운 비구들만이 불사와 적멸, 곧 생멸을 뛰어넘는 열반의 경지에 도달한다.

6. 인간의 이 몸뚱이는 부정하고 악취를 풍기며, 가꾸어지더라도 온갖 오물이 가득 차 여기저기 흘러나오고 있다.

7. 이런 몸뚱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생각하건대 거만하거나 남을 업신여긴다면 통찰이 없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해설》



본경에 등장하는 ‘씨리마’는 경국지색의 유녀(기생)으로 마가다국의 명의(名醫)였던 지바까의 동생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세존의 법문을 듣고 재가 신도가 되었는데, 여덟 명의 비구들에게 정기적인 공양을 올렸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자 어떤 비구가 정기적인 공양을 받고자 그 유녀의 집을 찾아 왔으나 때마침 씨리마가 병들어 누어서, 하인들로 하여금 그 비구에게 음식을 대접하도록 한 후에 씨리마가 병석에서 일어나 비구에게 절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비구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여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처구니없이 그 다음날 씨리마는 죽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세존께서는 그녀의 시체 화장을 금하고 왕도 무덤에 매장하지 않고 방치하였다고 합니다. 세존께서 그 비구를 데리고 그 무덤에 도착하자 왕과 백성들도 거기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예전에 씨리마를 보기 위해 팔천 금 이상을 주었으나 오늘은 그녀를 몇 푼을 주고도 보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수군거렸다고 합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본경을 설하시면서 “욕망이 있음으로 더러운 몸이 아름답게 보이니, 이것이 욕망이고 아름다운 것이 저것이다.”라는 사자후를 토하셨다고 합니다.

초기경전의 여러 곳에 이 몸뚱이는 32가지 부정한 물질로 가득 차 있는 양쪽에 아가리가

있는 자루와 같다고 비유해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즉 머리털 등 32가지 몸 부위는 여러 가지 곡식이 섞여서 자루 안에 들어 있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염신경(MN119』에서 세존께서는 본경에서와 같이 몸에 대한 부정관(不淨觀) 명상을 반복해서 실천하고 닦고 거듭거듭 행하고 수레로 삼고 토대로 삼고 확립하고 강화하고 노력할 때 열 가지 이익이 기대된다고 설하셨습니다.

“① 싫어함과 좋아함을 극복한다, ②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한다, ③ 마음에 들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는 갖가지 느낌들을 감내한다, ④ 네 가지 선(삼매)을 힘들이지 않고 얻는다, ⑤ 신족통(神足通), ⑥ 천이통(天耳通), ⑦ 타심통(他心通), ⑧숙명통(宿命通), ⑨ 천안통(天眼通), ⑩ 누진통(漏盡通) 등을 증득하는 열 가지 이익이 기대된다.”고 설하셨습니다.

필자도 아침 동틀 무렵 ‘몸에 대한 부정관 명상’을 거듭거듭 반복합니다. 이 명상을 통해

몸의 무상함을 알고 또 물질은 반드시 변하고 부서지고 분해되어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합니다. 무상을 보고 알아야 무아(無我)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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