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받아 마땅함 경(AN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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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받아 마땅함 경(AN9:10)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04.1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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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비구들이여, 아홉 사람은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고,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받아 마땅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이다. 무엇이 아홉인가?”



2. “아라한, 아라한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불환자, 불환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일래자, 일래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예류자, 예류과를 실현하기 위해 도닦는 자, 종성(種姓)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아홉 사람은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고,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받아 마땅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福田]이다.”



【해설】



•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라 말합니다. 엄격하게 말한다면 불교란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을 실현하는 종교입니다. 초기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실현한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을 성자라 부릅니다.

• 비유컨대, 무섭고 재빠르게 들이닥치는 벼락이 바위산을 부수듯, 질풍으로 휘갈긴 불이 숲을 태우듯, 광휘로운 원반을 가진 태양의 빛이 어둠을 없애듯, 성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여덟 가지 성스러운 도[팔정도]를 닦아 오염원들을 가라앉힘에 대한 통찰지를 증득하신 분들이십니다. 초기불교에서는 예류도와 아라한과에 이르는 네 가지로 여덟이 되는 참사람, 즉 사쌍팔배(四雙八輩)에 속한 자를 성자라 합니다.

• 세존께서는 10가지 족쇄를 얼마나 많이 부수고 많이 풀어낸 정도와 관련하여 성자의 과위(果位)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족쇄라 함은 중생들을 육도윤회에 묶는 정신적 오염원들을 말합니다.

• 낮은 단계의 족쇄들이란 ① 유신견, ② 불법승 삼보에 대한 회의적 의심, ③ 계금취견(계율이나 금기에 대한 집착), ④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⑤ 악의의 다섯 족쇄[五下分結]를 의미하는데, 예류자는 앞의 세 가지 족쇄(①②③)를 풀었으나 뒤의 두 가지 족쇄들(④⑤)을 제거하지 못한 성자들입니다. 일래자는 뒤의 두 가지 족쇄(④⑤)가 미미하게 남아 있는 성자들입니다.

• 높은 단계의 족쇄들이란 ⑥ 색계에 대한 집착, ⑦ 무색계에 대한 집착, ⑧ 자만, ⑨들뜸, ⑩ 무명의 다섯 족쇄[五上分結]를 의미하는데, 아나함(불환자)은 낮은 단계의 족쇄 다섯 가지를 완전히 푼 자이지만 높은 단계의 다섯 족쇄를 완전히 풀지 못한 자를 뜻하고, 아라한은 열 가지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난 최고의 성자를 뜻합니다.

• 첫 번째 족쇄인 유신견은 ‘내가 있다’ 고 하는 잘못된 견해[邪見]의 표본입니다. 사견이 있는 한 자아를 강화하기 위해서 갈애를 일으켜 끝없는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성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자아관념, 자아의식이 없기 때문에 뭔가를 바람이 없이 구하며, 가져도 교만하지 않고, 알아도 겸손합니다. 지혜가 없으면 혼미하여 감각적 욕망이 마음을 지배합니다. 알아차려서 깨어있을 때는 지혜가 마음을 지배합니다. 지혜가 있어야 마음이 오염되지 않고 청정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성자들은 지혜의 힘이 매우 왕성합니다. 이 지혜가 힘이 있고 믿음이 굳세면 계행이 청정하고 덕행(=두타행)을 지켜 파계하지 않습니다.

• 아비담마에 의하면, 종성(種姓, 고뜨라부)이라 함은 성자의 반열에 드는 순간의 마음인데, 이 마음은 열반으로 전향하는 첫 번째 마음이고 출세간 도를 성취하는 가까운 원인으로 범부의 혈통이나 가문을 성자의 혈통이나 가문으로 변환하는 마음이라는 점에서 종성자(種姓者)라고 말합니다. 비유컨대, 달(=열반)을 가리는 먹구름을 흩어버릴 수 있는 바람의 힘을 가지고 있어서 종성자의 지혜가 열반을 지향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성제를 덮어버리는 오염원들(=족쇄)의 음침함을 내쫓지 못해 구름 없는 하늘에서 청명한 달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 세존께서는 보시의 공덕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여 설하셨는데, 보시가 최상의 이익과 행복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베푸는 자의 보시가 청정해야 하고 받는 자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어 번뇌가 다한 아라한이거나 청정범행을 닦는 자(사쌍팔배)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옛날에 스리랑카의 깔야니 강의 어귀에서 살고 있는 어떤 어부가 아라한인 마하테라에게 탁발음식을 3번 공양했다고 합니다. 임종에 앞서 그 어부는 이 아라한에게 한 보시를 기억하자 천상계의 좋은 표상이 그 마음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비록 그 어부는 계행이 청정하지 못했지만 어부의 보시는 받는 자, 즉 아라한에 의해서 청정하게 되어 그 어부는 천상에 태어나는 복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 사쌍팔배의 성자들과 종성자는 신을 포함한 세간에서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고,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받아 마땅하고, 세상의 위없는 복밭이십니다. 공양 받아 마땅한 이 성자들에 대하여 재가자의 보시가 정 조준해야 그 공덕이 수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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