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 경 (AN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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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 경 (AN2:12:1-4)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06.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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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비구들이여, 신심 있는 비구가 바르게 원한다면 이렇게 원해야 한다. ‘나도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처럼 되기를!’ 비구들이여, 이들은 내 비구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니 다름 아닌 사리뿟따와 목갈라나이다.”

2. “비구들이여, 신심있는 비구니가 바르게 원한다면 이렇게 원해야 한다. ‘나도 케마 비구니와 웁빨라완나 비구니처럼 되기를!’ 비구들이여, 이들은 내 비구니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니 다름 아닌 케마와 웁빨라완나이다.”

3. “비구들이여, 신심 있는 청신사가 바르게 원한다면 이렇게 원해야 한다. ‘나도 찟다 장자와 알라위의 핫타까처럼 되기를!’ 비구들이여, 이들은 내 청신사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니 다름 아닌 찟따와 알라위의 핫타까이다.”

4. “비구들이여, 신심 있는 청신녀는 바르게 원한다면 이렇게 원해야 한다. ‘나도 청신녀 쿳줏따라와 웰루깐따끼 마을의 난다마따(난다의 어머니)처럼 되기를!’ 비구들이여, 이들은 내

청신녀 제자들의 모범이고 표준이니 다름 아닌 쿳줏따라와 웰루깐따끼 마을의 난다마따이다.“



《해설》



발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을 바라고 원하는 생각을 낸다는 뜻입니다. 세속적 탐욕에 뿌리를 둔 바라고 원하는 생각은 소원(所願)에 불과합니다. 건강하기를, 돈 많이 벌기를, 권세가 높아지기를 바라는 것 따위가 바로 이것입니다. 탕욕에 물든 소원은 바라는 목적에 집착하기 때문에 욕망대로 되지 않거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할 때는 괴로움이 생깁니다.

우리 불자들이 법회 때마다 큰 소리로 낭독하는 발원문은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서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뜻을 세우기를 높은 산과 같이 하고[立志如高山] 덕을 심기를 깊은 바다와 같이 하겠다는[種德若深海] 거룩한 마음을 내는 것을 원(願)이라고 하고, 이 원을 반드시 이뤄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발원이라 하고, 그 원을 이루고자 맹세하면 서원이라 합니다.

사리뿟따(사리불) 존자는 부처님의 상수제자 가운데 여래가 법륜을 굴렸던 것과 똑같이 여래를 쫒아 수승한 법륜을 굴리는 자로 부처님의 인가를 받은 분이십니다.

목갈라나(목련) 존자는 어릴 적부터 사리뿟따의 절친한 친구였으며 같이 산자야 문하에서 수학하다가 사리뿟따와 함께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사리뿟따 장로는 지혜 으뜸이고, 마하목갈라나 장로는 신통 으뜸으로 부처님의 두 비구 상수제자이듯이 초기경전에서는 케마 장로니는 지혜 으뜸이고, 웁빨라완나 장로니 신통 으뜸으로 거명되고 있습니다.

케마 장로니는 경국지색으로 빔비사라 왕의 첫째 왕비였습니다. 세존께서 라자가하의 대나무 숲에 머무실 때 세존께서 형상의 덧없음을 말씀하신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외모도 덧없다고 말씀하실 거라 여기고 세존을 뵈러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빔비사라 왕의 설득으로 세존을 뵈러갔는데 세존께서는 신통력으로 그녀의 면전에 그녀보다 훨씬 아름다운 천상의 요정을 만들어서 그 요정이 점점 늙어서 형편없이 되어 쓰러져 죽는 모습을 보이게 하셨습니다. 그것을 본 그녀는 낙담을 빠졌고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형상의 덧없음을 설하자 그녀는 왕의 허락을 받고 출가하여 용맹정진 끝에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웁빨라완나 장로니는 사왓티 출신으로 백련 같은 미녀라서 많은 왕들로부터 청혼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출가하였다고 합니다. 출가하여 포살일에 등불을 켜고 집회소를 청소하면서 그 등불의 불꽃을 광명의 까시나로 하여 선을 증득하였고 무애해를 갖춘 아라한이 되었다고 합니다.

찟따 장자는 바라나시의 상인이었는데, 오비구 가운데 한 분인 마하나마 장로를 뵙고 자신의 망고 원림에 정사를 짓고 머물게 하였으며 마하나마 장로로부터 법을 듣고 불환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유마경에 등장하는 유마거사의 모델로 거명되고 있습니다. 이 장자가 망고 원림에서 수많은 비구들을 공양하고 법담을 나눈 일화가 초기경전(SN41)에 기록돼 전승되고 있는데, 현대 거사불교의 저울이고 표준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핫타까 왕자는 초기경전에 사섭법을 실천하는 자들 가운데 으뜸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알라위 왕의 아들로서 세존의 법문을 듣고 불환과를 얻었으며 500명의 재가자들을 거느렸다고 합니다.

쿳줏따라는 꼬삼비의 고시따 장자의 보모로 있다가 꼬삼비의 우데나 왕의 첫째 왕비인 사마와따의 하녀가 된 분입니다. 세존께서 꼬삼비에 오셨을 때 가르침을 듣고 예류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사마와따 왕비는 그녀가 들려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예류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런 연유로 세존께서는 그녀를 많이 들을 여자 신도들 가운에 으뜸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주석서에 의하면 난다마따는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존자에게 큰 믿음을 가진 여자 신도였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들 난다가 왕의 사람들에게 잡혀서 죽어도 그는 동요하지 않았다고 하며 네 가지 선(禪)을 증득했고 불환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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