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닷따 경(SN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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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닷따 경(SN41:30)
  • /제주불교
  • 승인 2014.06.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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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많은 장로 비구들이 맛치까산다에서 망고 원림에 머물렀다.

2. 그때 찌따(Citta) 장자가 장로 비구들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장로 비구들에게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찌따 장자는 가장 연장자인 비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3. “장로 존자시여, 이 세상에는 ‘세상은 영원하다.’라거나, ‘세상은 영원하지 않다,’라거나, ‘세상은 유한하다.’라거나, ‘세상은 무한하다.’라거나, ‘생명은 몸과 같은 것이다.’라거나, ‘생명과 몸은 다른 것이다.’라거나, ‘여래는 사후에도 존재한다.’라거나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거나,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는 여러 가지 견해들이 생깁니다. 장로 존자시여, 이러한 견해들과 『디가 니까야』 「범망경」(DN1)에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62가지 견해들은 무엇이 있을 때 존재하고 무엇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습니까?”

3. 이렇게 말하자 가장 연장인 존자도 침묵하고, 두 번째 연장인 존자도 침묵하고, 세 번째 연장자인 존자도 침묵하고 있었다.

4. 그 무렵 이시닷따 존자가 그 비구 승가 가운데서 가장 신참이었다. 이시닷따 존자는 가장 연장인 존자에게 찌따 장자의 질문에 대해서 설명을 하겠다는 허락을 받고 찌따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이 세상에는 ‘세상은 영원하다.’라거나, …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는 여러 가지 견해들이 생깁니다. 장자여, 이러한 견해들과 「범망경」에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62가지 견해들은 불변하는 자신이 존재한다는 견해[有身見]가 있을 때 존재하고 불변하는 자신이 존재한다는 견해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습니다.”

5. “존자시여, 그러면 유신견은 어떻게 해서 존재합니까?” “장자여, 여기 배우지 못한 범부는 성자들을 친견하지 못하고 성스러운 법에 능숙하지 못하고 성스러운 법에 인도되지 못하고 참된 사람들을 친견하지 못하고 참된 사람의 법에 능숙하지 못하여 물질[色]을 자아라고 관찰하고, 물질을 가진 것이 자아라고 관찰하고, 물질이 자아 안에 있다고 관찰하고, 물질 안에 자아가 있다고 관찰합니다. 그는 느낌[受]을 … 인식[想]을 … 심리현상[行]들을 … 알음알이[識]를 자아라고 관찰합니다. 장자여, 이렇게 해서 유신견이 존재합니다.”

《해설》



• 본경에 등장하는 망고 원림은, 찌따(citta) 장자가 지은 고대인도 마가다국(國)의 바라나시의 맛치까산다 숲에 있는 정사(精舍)입니다. 이 장자는 바라나시의 상인으로 오비구 가운데 한 분인 마하나마 장로를 뵙고 성스러운 가르침을 문사수(文思修)한 후 불환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유마경에 등장하는 유마거사의 모델로 거명되고 있습니다.

• 이 장자가 망고 원림에서 수많은 비구들을 공양하고 법담을 나눈 일화가 초기경전인 『쌍윳따 니까야(SN41)』에 기록돼 전승되고 있는데, 현대 거사불교의 저울이고 표준이 되는 청신사라 할 수 있습니다.

• 유신견이라 함은 오온의 각자에 대하여 ①오온이 자아이다, ②오온을 가진 것이 자아이다, ③오온이 자아 안에 있다, ④오온 안에 자아가 있다고 관찰하는 20가지 견해(5x4=20)를 말합니다. 이런 유신견에 뿌리를 두고, 이 몸이 무너져 죽으면 세상이 끝난다고 보는 견해[斷見]가 생기거나. 반면에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뒤에도 영혼이라는 것이 있어서 다른 몸과 형태를 취해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여기게 되는 견해[常見]가 생깁니다.

• 고대 인도에는 바라문 등을 포함한 외도 수행자들이 덩어리로 된 음식을 먹고 사는 이 몸을 자아라고 하거나, 또는 물질이 아닌 느낌과 인식을 자아라는 보거나, 죽은 뒤에도 자아(=영혼)는 영속하는지, 아니면 단멸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질문이 많았습니다.

• 외도들의 이런 의문과 질문은 해탈, 열반으로 나아감에 있어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임을, 세존께서는「법망경」에서 명백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자아와 세상에 대한 형이상학적 천착이 아무 쓸모없고 단지 견해, 산냐[想] 놀음에 불과하다는 점을 열 가지로 명확하게 말씀하고 계신데, 이것이 그 유명한 10사무기(十事無記)의 정형구입니다. 이 정형구는 ‘독화살의 비유경’을 통해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 오온은 조건발생입니다. 불교의 관점에서 볼 때 자아란 매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는 오온들을 두고 나라거나 내 것이라고 취착한 것에 불과합니다. 유신견을 가지면 업을 짓는 자도 있고 과보를 경험하는 자도 있다는 견해에 사로잡힙니다. 견해의 올가미에 묶인 그들은

중생이라는 인식(衆生想)을 가져 영원[常見]하거나 허무[斷見]하다고 보아 서로 모순되는 62가지[과거44+미래18] 견해를 가진다는 것이 세존의 교설입니다.

• 견해의 올가미에 묶이면 갈애의 흐름에 떠밀려가고 갈애의 흐름에 떠밀려 가면 생사윤회의 고해 바다에서 맴돌게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견해, 생각, 관념, 사량분별 등을 없애고 존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통찰하는 지혜를 개발하는데 있습니다. 유신견을 버리는 것이 지혜바라밀의 첫 번째 주춧돌을 쌓는 것임을 바로 보고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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