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 경(AN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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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 경(AN6:56)
  • /소치 김승석 엮음
  • 승인 2014.07.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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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서 독수리봉 산에 머무셨다. 그 무렵 소나 꼴리위사 존자는 라자가하(왕사성) 근처에 있는 숲에 머물렀다. 그때 소나 존자가 한적한 곳에 가서 홀로 앉아있을 때 문득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세존의 제자들은 열심히 정진하면서 머문다.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나는 취착을 없애지 못했고 번뇌들로부터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우리 집은 부유하다. 나는 재물을 즐길 수도 있고 공덕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니 나는 이제 공부지음을 버리고 낮은 재가자의 삶으로 되돌아가서 재물을 즐기고 공덕을 지어야 하겠다.’

2. 그때 세존께서는 마음으로 소나 존자의 마음에 일어난 생각을 아시고 마치 힘 센 사람이 구부렸던 팔을 펴고 폈던 팔을 구부리는 것처럼 독수리 봉 산을 떠나 소나 존자의 앞에 나타나셔서 마련된 자리에 앉으셨다. 소나 존자는 세존께 절을 올린 뒤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소나 존자에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3. “소나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는 전에 재가자였을 때 류트의 활줄 소리에 능숙하였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4. “소나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류트의 활줄이 지나치게 팽팽한데도 그대의 류트는 그때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5. “소나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류트의 활줄이 지나치게 느슨한데도 그대의 류트는 그때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6. “소나여, 그러나 그대의 활줄이 지나치게 팽팽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느슨하지도 않고 적당한 음계(音階)에 맞추어졌을 때 그대의 류트는 그때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게 된다.”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7. “소나여, 그와 같이 지나치게 열심인 정진은 들뜸으로 인도하고 지나치게 느슨한 정진은 나태함으로 인도한다. 소나여, 그러므로 그대는 정진을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 다섯 가지 기능들[五根]의 균등함을 꿰뚫어야 하고, 거기서 표상을 취해야 한다.”

8.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소나 존자는 세존께 응답했다.

《해설》

• 본경은 우리에게 한역 『중아함』과 『중일아함』의 「이십억경」을 통해 거문고 타기[彈琴]의 비유로 알려진 경입니다.

• 소나는 이름이고 꼴리위사는 족성인데, 소나 존자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호화로운 삶을 살던 중, 빔비사라 왕의 초청으로 라자가하에 갔다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출가하였다고 합니다.

• 소나 존자가 열심히 정진하였지만 아라한과를 얻지 못해 실의에 빠져 환속할 생각을 하였는데, 부처님께서 존자의 이런 번민을 아시고 자상하게 류트(거문고)를 켜는 비유를 들어서 바른 정진을 일깨워 주시는 법문을 해주셨고, 그 후 소나 존자는 혼자 운둔하여 방일하지 않고 열심히 스스로 독려한 끝에 위없는 청정범행을 완성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고 합니다.

• 그래서 세존께서는 소나 존자를 열심히 정진하는 비구 가운데 으뜸이라고 칭찬을 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정진은 들뜸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정진이 강하고 삼매가 약한 자는 들뜸에 의해 압도되고, 반면에 삼매는 게으름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삼매가 강하고 정진이 약한 자는 게으름에 의해 압도되므로 삼매가 정진과 함께 짝이 되어야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정진이 삼매와 함께 짝이 되어야 들뜸에 빠지지 않는다고 설하셨습니다. 요컨대 정진과 삼매, 그 둘 모두 균등해야 한다는 것이 세존의 가르침이십니다.

• 대혜 종고 선사께서 화두참구를 강조하신 뜻은 게으름(昏沈)과 들뜸(掉擧)을 제거함으로써 고요함[定]과 깨어있음[慧]의 자성청정심을 드러내고자 함에 있는데, 이는 본경의 가르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 다섯 가지 기능이라 함은 믿음의 기능[信根], 정진의 기능[精進根], 알아차림의 기능[念根], 삼매의 기능[定根], 통찰지의 기능[慧根]을 말하는데, 세존께서는 본경에서 이 다섯 가지 기능을 조화롭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미얀마 쉐우민 수행센터에서는 이 다섯 가지 기능의 균등함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심이 있어야 노력함이 있고, 노력함(정정진)이 있어야 사띠(정념)가 향상되고 사띠가 향상되어야 사마디(삼매)가 확립된다. 사마디가 확립되어야 사실 그대로 알게 되고(如實知見의 통찰지), 사실 그대로 알게 됨으로 신심이 더 생기게 된다.”

• 믿음이 강하고 통찰지가 약한 자는 미신이 되고, 반면에 통찰지가 강하고 믿음이 약한 자는 교활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으므로, 이 다섯 가지 기능이 적정하게 조화를 이룰 때 마치 공이 물에 빠지지 않고, 또한 물위로 튀어 오르지도 않아 항상 물과 함께 하듯이 정진은 혜해탈(慧解脫)로 전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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