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자누 경 (AN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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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가자누 경 (AN 8:54)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3.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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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한때 세존께서는 ‘꼴리야’에서 ‘깍까라빳따’라는 꼴리야의 성읍에 머무셨다. 그때 꼴리야의 아들 ‘디가자누’가 세존께 다가가서는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디가자누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 재가자들은 감각적 욕망을 즐기고 자식들이 북적거리는 집에서 살고 까시에서 산출된 전단향을 사용하고 화환과 향과 연고를 즐겨 사용하고 금은을 향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러한 저희들에게 금생의 이익과 행복을 주고 내생의 이익과 행복을 주는 법을 설해주소서.”



2.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디가자누여, 선남자(善男子)가 바로 이생에서 이익과 행복을 누리려면 네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이 넷인가? 줄기찬 노력, 잘 보살핌, 좋은 친구를 사귐, 분수에 맞는 생활, 이 네 가지의 구족(具足)이 그것이다.”

“디가자누여, 선남자(善男子)가 다음 생에서 이익과 행복을 누리려면 네 가지 조건을 더 갖추어야 한다. 무엇이 넷인가? 신심, 계행, 자비, 지혜 이 넷을 구족하는 것이다.”



3.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근면하고 방일하지 않고 신중하며

바르게 생계를 유지하고, 번 것을 잘 보호하며

믿음과 계를 구족하고

구하는 자의 말뜻을 알고, 인색을 여의어

내생의 번영을 가져오는 내면의 길을 깨끗하게 하도다.

이러한 여덟 가지 법은

재가의 기쁨을 추구하는 믿음을 가진 자에게

둘 다에서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진리라는 이름을 가진 분께서 말씀하셨나니

그것은 금생의 이익을 위하고 내생의 행복을 위한 것이로다.

이와 같이 재가자들의 보시는 공덕을 증장시키도다.“

【해설】



본경은 특히 재가 불자들이 유념해야 할 부처님의 귀중한 말씀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합니다. 세존께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금생의 행복, 내생의 행복, 궁극적 행복을 말씀하셨는데, 본경에서 꼴리야(석가족과 로히니 강을 사이에 둔 공화국)의 아들 디가자누는 이 세 가지 행복 중에서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을 얻는 법에 대해서 세존께 여쭙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강조하신 ‘줄기찬 노력’이라 함은 자신이 종사하는 일, 그것이 직업적이든, 이해관계가 있든, 취미든 간에 그 일을 완성하기 위해 기울이는 지칠 줄 모르는 정진력을 일컬어 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열심히 전신전력을 기울일 때 직업의 귀천을 떠나서 그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강조하신 ‘잘 보살핌’이라 함은 정신 차려 마음 기울여 자신이 정당하게 이미 얻은 재산을 탕진하지 말고 잘 보존하라는 말씀입니다.

인생에서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가 현명한 사람과 사귀는 일입니다. 세존께서는 「길상경」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전진과 번영으로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 강조하신 ‘분수에 맞는 생활’이라 함은 낭비와 인색 사이에 중용을 취하라는 말씀입니다. 강력한 욕망이나 허영심 때문에 재산을 물 쓰듯 하게 되고, 지나친 인색은 스스로 생의 보람을 누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남의 행복마저 앗아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균형 있는 생활 습관을 갖추게 되면 다음 단계의 네 가지 구족, 즉 정신적 향상의 길로 인도하게 됩니다. 신심(信心)은 씨앗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씨앗이 싹이 트면 해탈이라는 열매를 맺는 큰 나무로 자라나는 것과 같이 세존께서는 신심은 재산이니 여기 인간에겐 가장 값진 것으로 윤회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 배와 같다고 말씀하였습니다.

계행은 마음의 밭갈이로서 정신적 오염원으로부터 자신을 수호하여 자칫하면 유혹에 빠지거나 본의 아니게 분쟁에 휘말려들 위험이 많은 현실에서 우리를 온갖 위험과 곤경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울타리 역할을 합니다.

자비심은 복을 담는 그릇입니다. 자비로운 그만큼 그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복락을 누리고 또 내생에 가서도 복락을 누리게 됩니다. 인생은 윤회의 황야를 걸어가는 나그네처럼 묘사되는데, 자비의 공덕은 그 자신의 의지 처가 되어 그 자신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합니다. 지혜는 태양처럼 마음의 어둠을 모두 쫓아 버리고 우리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합니다.

길들어진 유순한 마음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온다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마음을 길들이는 방법이란 명상수행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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