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경(SN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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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경(SN12:11)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4.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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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비구들이여, 이미 존재하는 중생들을 유지하게 하고 생겨나려는 중생들을 도와주는 네 가지 음식이 있다. 무엇이 넷인가? 거칠거나 미세한 덩어리진 먹는 음식이 첫 번째요, 감각접촉[觸]이 두 번째요, 마음의 의도가 세 번째요, 알음알이가 네 번째이다.”

2. “비구들이여, 그러면 이러한 네 가지 음식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네 가지 음식은 갈애가 그 근원이며 갈애로부터 일어나고 갈애로부터 생기며 갈애로부터 발생한다.”

3. “비구들이여, 그러면 갈애는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갈애는 느낌이 그 근원이며 느낌으로부터 일어나고 느낌으로부터 생기며 느낌으로부터 발생한다.”

4. “비구들이여, 그러면 느낌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느낌은 감각접촉이 그 근원이며 감각접촉으로부터 일어나고 감각접촉으로부터 생기며 감각접촉으로부터 발생한다.”

5. “비구들이여, 그러면 감각접촉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여섯 감각접촉[六觸]은 여섯 감각장소[六處]가 그 근원이며 여섯 감각장소로부터 일어나고 여섯 감각장소로부터 생기며 여섯 감각장소로부터 발생한다.”

6. “비구들이여, 그러면 여섯 감각장소는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여섯 감각장소[六入]은 정신․물질[名色]이 그 근원이며 정신․물질로부터 일어나고 정신․물질로부터 생기며 정신․물질로부터 발생한다.”

7. “비구들이여, 그러면 정신․물질은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정신․물질은 알음알이가 그 근원이며 알음알이로부터 일어나고 알음알이로부터 생기며 알음알이로부터 발생한다.”

8. “비구들이여, 그러면 알음알이는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알음알이는 의도적 행위들이 그 근원이며 의도적 행위로부터 일어나고 의도적 행위로부터 생기며 의도적 행위로부터 발생한다.”

9. “비구들이여, 그러면 의도적 행위는 무엇이 그 근원이며, 무엇으로부터 일어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부터 발생하는가? 의도적 행위들은 무명(無明)이 그 근원이며 무명으로부터 일어나고 무명으로부터 생기며 무명으로부터 발생한다.”



《해설》



본경에서 말하는 음식이란 조건(paccaya)이라는 뜻입니다. 조건들은 자신의 결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세존께서는 12연기의 첫 번째 원인의 고리인 무명을 상세하게 밝히기 위하여 음식(조건)에서 출발해서 역(逆)으로 갈애[愛]⇒느낌[受]⇒감각접촉[觸]⇒여섯 감각장소[六入]⇒정신․물질[名色]⇒알음알이[識]⇒의도적 행위[行]⇒무명이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괴로움[苦]의 발생구조를 설명하셨던 것입니다.

이 네 가지 음식이란 ① 거칠거나 미세한 덩어리진 먹는 음식, ② 감각접촉, ③ 마음의 의도, ④ 알음알이를 말하는데, 중국에서는 각각 단식(段食), 촉식(觸食), 의사식(意思食), 식식(識食)으로 번역하였습니다.

12연기의 구조 하에서 네 가지 음식은 조건들[食緣]이라는 뜻입니다. ① 덩어리진 먹는 음식은 육체적인 몸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특별한 조건이 됩니다. ② 감각접촉의 음식은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는 세 가지 느낌들을 생기게 합니다. ③ 마음의 의도라는 음식은 재생연결식의 특별한 조건이 되어 업(kamma)을 통해서 존재로 태어나게 만듭니다. ④ 알음알이의 음식은 재생연결에 관계된 정신·물질을 생기게 합니다. 그 정신·물질이라는 것은 ‘되어있는 것’, ‘생긴 것’, ‘존재하는 것’인데, 이것이 다섯 가지 무더기, 즉 오온(五蘊)입니다.

네 가지 음식과 갈애[愛]는 과(果)와 인(因)의 연결이고, 갈애와 느낌은 인(因)과 과(果)의 연결이고, 알음알이와 의도적 행위는 과(果)와 인(因)의 연결입니다. 여기서 ⑧갈애와 ②의도적 행위는 12연기 가운데 원인의 고리인데, 이에 ①무명과 ⑨취(取). ⑩유(有)의 세 가지 고리를 덧붙여 원인의 다섯 고리라 말합니다. 특히 ①무명과 ②행은 전생에 두드러진 원인이 되고 ⑧갈애, ⑨취(取). ⑩유(有)는 금생에 더 두드러진 원인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연기 가운데 나머지 ③식-④명색-⑤육입-⑥촉-⑦수-⑪생-⑫노사와 우비고뇌는 과보의 연결고리라고 말합니다.

이 물질[色]과 정신[受想行識)이 서로 엉켜 붙도록 윤회의 자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무명과 갈애이고, 그로 인해 말과 생각과 행동으로 선업 또는 불선업을 짓게 되어 그 과보의 굴레에 따라 삼계 중의 어느 한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연기의 가르침은 지혜의 토대가 되는 것이므로 불자라면 반드시 알고 실천해야 할 기초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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