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천상 경 (AN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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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상 경 (AN10:210)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5.2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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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비구들이여, 열 가지 법을 갖춘 자는 마치 누가 그를 데려가서 놓는 것처럼 반드시 지옥에 떨어진다. 무엇이 열인가?”

2. “그는 생명을 죽이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고, 삿된 음행을 하고, 거짓말을 하고, 중상모략을 하고, 욕설을 하고, 잡담을 하고, 간탐하고, 마음이 악의로 가득 차 있고, 그릇된 견해를 가진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열 가지 법을 갖춘 자는 마치 누가 그를 데려가서 놓는 것처럼 반드시 지옥에 떨어진다.”

3. “비구들이여, 열 가지 법을 갖춘 자는 마치 누가 그를 데려가서 놓는 것처럼 반드시 천상에 태어난다. 무엇이 열인가?”

4. “그는 생명을 죽이는 것을 멀리 여의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을 멀리 여의고, 삿된 음행을 멀리 여의고, 거짓말을 멀리 여의고, 중상모략을 멀리 여의고, 욕설을 멀리 여의고, 잡담을 멀리 여의고, 간탐하지 않고, 마음에 악의가 없고, 바른 견해를 가진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열 가지 법을 갖춘 자는 마치 누가 그를 데려가서 놓는 것처럼 반드시 천상에 태어난다.”



【해설】



지옥이란 것은 원래 없는 것인데, 부처님께서 단지 인간을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살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방편설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유물론자들은 사후세계나 망령의 존재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육도윤회(六道輪廻)는 부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 것이고, 초기경전의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지옥 ․ 축생 ․ 아귀 ․ 아수라 ․ 인간 ․ 천상은 중생들이 사는 세상이고, 각자의 세상은 모두 심리상태의 반영이라고 아비담마 불교에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옥은 지옥과 어울리는 극도로 나쁜 심리상태를 가진 중생들이 나서 머무는 곳이고, 색계 천상은 선(禪)이라는 고도의 행복과 고요함과 집중이 있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초기경의 주석서에 의하면, 지옥(niraya)은 천상과 해탈의 원인이 되는 공덕이 없고 행복이 없는 곳이라고 설명합니다. 아귀(peta)는 굶주린 귀신을 뜻하고, 아수라(asura)는 삼십삼천의 신들과 싸우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고, 인간은 마음(mano)이 탐욕, 성냄, 어리석음과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으로 넘쳐흐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천신(deva)은 빛나는 존재라는 뜻인데 사대왕천 이상의 세상에서 거주하는 신들을 말합니다.

세존께서는 초기경전의 여러 곳에서 계행이 나쁜 자는 삼악도에 태어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부처님의 재세 시에 ‘꼬깔리까’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세존의 면전에서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존자를 사악하게 비방하는 말을 고하였습니다, 세존께서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세 번을 타이르셨음에도 그는 세존의 경책을 수용하지 않아서 결국 몸에 종기가 생겼고 그것이 커져서 급기야 죽음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 비구는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존자를 비방한 과보로 홍련지옥에 태어났다고「꼬깔리까 경」(AN10;89)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담미까’는 부처님의 재세 시에 재가의 신자로서 삼보에 귀의하고 삼장에 능통하여 불환자의 경지에 올랐다고 전해지는 신심 깊은 재가신도였습니다. 그가 임종이 가까워지자 자신의 임종에 송경(誦經)해 줄 스님을 부처님께 청하였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보낸 스님들이 병석의 담미까에게 「염처경」을 외우기 시작했는데, 그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담미까가 “관둬요!”라고 소리를 질러서 이 말에 놀란 스님들이 송경을 멈추고 기원정사로 돌아와서 부처님께 그 경위를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 담미까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고 하시면서 ‘천상의 신들이 담미까를 마차에 태워 천상으로 데려가려 하자 그만 두라고 소리친 것이라’고 그 까닭을 설명하셨다고 합니다.

필자도 삼장을 공부하던 중 사람이 죽는 바로 그 순간 한 평생 지어 온 자신의 업에 따라 천신이 나타나기도 하고 저승사자가 나타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남방불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게송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지옥에 떨어질 사람은 불덩어리 환상을 보고, 아귀계에 떨어질 사람은 사방에서 어두움과 음침함을 보고, 축생계에 태어날 사람은 숲과 짐승이나 다른 동물의 환상을 보고, 인간계에 태어날 사람은 죽은 친척의 환상을 보고, 천상계에 태어날 사람은 천국의 환상을 본다.” 이것이 죽어가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다섯 가지 환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열 가지 유익한 업의 길[십선업도(十善業道)]이 정법(正法)이고, 열 가지 해로운 업의 길[십불선업도(十不善業道)]은 비법(非法)이므로 인간의 마음이 이 둘 중에서 어느 쪽으로 열의를 내고 정진하느냐에 따라 몸이 무너져 죽은 뒤 태어날 곳이 정해진다고 설하셨습니다. 비록 생전에 악업을 많이 지었더라도 임종을 앞두고 나타나는 좋지 못한 환상을 몰아내고 오계를 수지하기 위해서는 일가친족들이 큰 스님을 초청하여 독경을 하시도록 해서 죽어가는 자의 마음이 정화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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