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삶 경(AN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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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삶 경(AN10:19)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5.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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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비구들이여, 성자들이 살았고, 살고 있고, 살 것인 열 가지 성스러운 삶이 있다. 무엇이 열인가?”

2.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다섯 가지 요소들을 버리고, 여섯 가지 요소들을 갖추고, 한 가지에 의해 보호되고, 네 가지 받침대를 가지고, 독단적인 진리를 버리고, 갈망을 완전히 포기하고, 사유가 투명하고, 몸의 의도적 행위[身行]가 고요하고, 마음이 잘 해탈하고, 통찰지로써 잘 해탈한다.”

3. “비구들이여, 성자들이 살았고, 살고 있고, 살 것인 이러한 열 가지 성스러운 삶이 있다.”



【해설】



불교는 성스러움을 추구하는 종교입니다. 그래서 불교의 중요한 가르침에는 성(聖)자가 들어갑니다. 사성제(ariya-sacca)가 그러합니다. 초기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실현한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을 성자((ariya-puggala)라고 부르고 있는데, 10가지 족쇄(① 유신견, ② 계금취, ③ 의심, ④ 감각적 욕망, ⑤ 적의, ⑥ 색계에 대한 탐욕, ⑦무색계에 대한 탐욕, ⑧ 자만, ⑨ 들뜸, ⑩ 무명)를 얼마나 많이 풀어냈는가와 연결 지어 네 부류의 성자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비담마 문헌에서는 열 가지 족쇄 가운데 처음의 셋(①②③)을 보아서[見道] 버려할 족쇄로, 나머지는 닦아서[修道] 버려할 족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양 받아야 마땅함 경(AN10:16)」에는 성자의 경지를 모두 10가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10위(位)의 성자들은 공양 받아야 마땅하고, 선사받아야 마땅하고, 보시 받아 마땅하고, 합장 받아 마땅하며 위없는 복밭[福田]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10위(位)의 성자 가운데 맨 아래 단계인 종성(種姓, 고뜨라브)은 강한 위빠사나의 마음을 갖춘 자로서 첫 번째 성자의 경지인 예류도를 얻기 바로 전 찰나에 범부(凡夫)의 이름을 버리고 성자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계위(階位)를 뜻합니다.

불교가 추구하는 성스러운 삶, 성자의 삶은 이러한 열 가지 갖춘 것이라고 본경은 설하고 있습니다.

① 다섯 가지 요소들을 버림은 다섯 가지 장애[五蓋]를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② 여섯 가지 요소들을 갖춤은 눈-귀-코-혀-몸-마음으로 대상(경계)을 마주할 때 마음이 즐겁거나 괴롭지 않고 평온한 상태에서 알아차리고[正念] 바르게 이해하면서[正知]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③ 한 가지 보호를 갖춤은 알아차림(sati)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④ 네 가지 받침대를 가짐은 숙고한 뒤에 수용하고 감내하고 피하고 제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상의 네 가지는 번뇌의 멸진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⑤ 독단적인 진리를 버림은 ‘세상은 영원하다.’, ‘세상은 영원하지 않다.’, ‘세상은 끝이 있다.’, ‘세상은 끝이 없다.’, ‘생명이 바로 몸이다.’, ‘생명과 몸은 별개의 것이다.’, ‘여래는 죽은 뒤에도 존재한다.’,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하지 않는다.’,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여래는 죽은 뒤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요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등의 열 가지를 버리고 이와 같은 견해는 조건 따라 일어난 것[緣起]임을 알고 보는 지견(知見)을 갖춘다는 뜻입니다.

⑥ 갈망을 완전히 포기함은 감각적 욕망과 존재와 청정범행에 대한 갈망을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⑦ 사유가 투명함은 감각적 욕망과 악의와 해코지에 대한 사유를 제거하는 것을 말합니다.

⑧ 몸의 의도적 행위[身行]가 고요함은 제4선에 들어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⑨ 마음이 잘 해탈함은 마음이 탐욕, 성냄, 어리석음으로부터 잘 해탈하는 것을 말합니다.

⑩ 통찰지로써 잘 해탈함은 ‘나의 탐욕은 제거되었고 그 뿌리가 잘렸고 줄기만 남은 야자수처럼 되었고 멸절되었고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끔 되었다“라고 꿰뚫어 아는 것을 말합니다. 번뇌가 다하여 윤회에서 벗어나 열반에 도달한 아라한의 경지를 뜻합니다.

그런데, 성자의 징표인 이런 열 가지를 갖추지 못한 스님들이 짐짓 말로만 삼매를 얻었다느니 신통력을 증득하였다느니 하면서 허풍과 너스레를 떨거나, 도인 병에 걸려 자만심에서 큰 소리를 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류의 스님들은 비록 법랍(法臘)이 높아도 인천의 스승이 될 자격이 없습니다. 참으로 법랍이 어려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전념하는 비구는 구름에 벗어난 달처럼 이 세상을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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