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 경 (AN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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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 경 (AN4:27)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8.0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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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비구들이여, 네 가지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것이 있다.

무엇이 넷인가?“

“비구들이여, ① 옷 중에서는 분소의가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것이다. ② 음식 중에서는 탁발로 얻은 한 덩이의 음식이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것이다. ③ 거처 중에서는 나무 아래의 거처가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것이다. ④ 약 중에서는 썩은 오줌으로 만든 약이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네 가지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비구가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지족(知足)할 때 이것이야말로 출가생활(사문됨)의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나는 말한다.”



“ 허물이 없고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지족하는 자

거처와 의복과 음식에 대해

마음이 편안하고

가야 할 방향에 구애받지 않노라.

그의 법은 출가생활에 적합하다 일컬어지나니

값나가지 않는 것으로 지족하는 자

공부지음을 성취하리.“



【해설】



불교에서는 욕심이 적은 것[所欲]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것[知足]을 성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성(德性)으로 찬양하고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소욕과 지족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되었고 또 오랜 세월 동안 유지되어 왔고 부처님 등의 성자들의 계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 재세 시에 출가사문들은 거처와 의복과 음식과 약물 등 네 가지 필수품을 자기 스스로 생산하지 않고 재가자들로부터 보시를 받아 수용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필수적 생계수단을 무엇으로 하느냐는 출가 스님이나 재가 신도들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대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초기 경의 여러 곳에서 이 네 가지 필수품을 수용함에 있어서 값나가지 않고 쉽게 얻을 수 있고 허물이 없는 방법을 선택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네 가지는 거부하면 안 되는 것이고 과거의 부처님에 의해서도 거부되지 않았고 현재에도 거부되지 않으며 미래에도 거부되지 않을 것이고 지혜로운 사문과 바라문에 의해서 비난받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네 가지 생계수단을 철저히 지키신 분이 마하가섭 존자입니다. 그런 이유로 후세 사람들은 마하가섭을 두타(頭陀) 제일이라고 칭송하고 있습니다.

금강경에서도 부처님의 탁발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탁발의 전통은 현재 미얀마 불교에서 그대로 전승되어 비구가 탁발을 하기 위해 집 안에 들어서거나 길에 들어섰을 때 눈을 내리뜨고 쟁기의 길이만큼 내다보면서 단속하면서 사방팔방을 바라보지 않고 위로 올려다보지 않고 아래로 내려다보지 않고 탁발을 갑니다. 발우 한 그릇을 채울 때까지 일곱 집만을 돌아 탁발을 멈추고 또 많이 얻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얻기 위해 특정 지역, 부자 집을 선택하지 않고 빈부를 초월하여 고르게 탁발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불교에서는 그 탁발 전통의 맥이 끊어졌습니다. 절집은 신도들의 시주에 의하거나 절 소유의 특유 재산을 소유하면서 그 수익 등에 의존하여 승가공동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돈이 주인이 된 자본주의 세상에서 절집도 돈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쓴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스님들은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또 사설 사암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그 예입니다. 물론 스님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생업을 하지 아니하므로 그런 재산을 소유하려면 돈 많은 신도들의 시주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시주자의 공양청에도 문제가 없지 않습니다.

계를 깨끗이 지니는 스님이 발우와 가사를 수하는 것은 신심을 자아내게 하고 그의 출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마치 보름달이 허공에서 빛나듯 두타행을 성취한 비구는 그의 몸의 향기조차도 신들을 기쁘게 합니다. 계의 향기는 모든 향기 가운데 가장 수승하나니 그것은 걸림 없이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장애 없이 퍼져갑니다. 재가자로부터 공양과 공경의 그릇이 되는 계의 향기가 향기로운 스님이 어디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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