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희망의 등’ 더 낮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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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 ‘희망의 등’ 더 낮은 곳에
  • 제주불교
  • 승인 2005.05.1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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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4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전국의 사찰과 암자에서 일제히 등불을 밝히고 있다. 믿음을 심지로 삼고, 자비를 기름으로 삼으며, 생각을 그릇으로 하고, 공덕을 빛으로 하여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음의 삼독을 없애기 위한 등불 공양에 다름 아니다.

우리들이 밝히는 등불은 세간의 다툼을 상생으로, 고통을 평안으로, 불행을 행복으로, 민족의 분단을 통일로, 각계의 갈등과 분열을 화합과 일치로 만들고자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자들의 상징적 신앙행위의 결과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은 번뇌의 어둠 때문에 지혜를 잃는데 비해, 여래는 방편으로 지혜의 등을 켜니 모든 중생을 열반에 들게 한다”고 하셨다.

그것은 모든 중생이 번뇌와 삼독심으로 인해 불성의 보배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표명한 것이며, 부처님이 법신 보신 화신의 삼신(三身)의 모습으로 화현(化現)하여 이 세상 중생들이 지혜로서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등불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은 세상의 무명을 밝히고 지혜로 살고자 하는 수많은 불자들의 거룩한 성원의 표현이어야 한다. 따라서 오직 내 가족과 개인의 소원만을 빌 것이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위해, 민족을 위해, 평화와 번영을 위해, 화합과 안녕을 위해, 나아가서 지구상의 모든 고통받는 더 낮은 곳의 중생들을 위해 희망의 등불을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자신의 죄업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참회의 등’을 켜고, 증오와 갈등에 헤매는 사람은 ‘용서와 관용의 등’을 밝혀도 좋겠다.

이 땅 모든 존재의 ‘부처님 되기’를 발원하는 ‘성불의 등’과 모든 이들에게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자비의 등’ 그리고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의 건강함을 비는 ‘생명의 등’도 곳곳에 밝혀야 할 것이다.

등불을 밝히는 것은 부처님의 진리의 빛에 귀의하고 정진하겠다는 굳은 서원인 동시에 등불이 어둠을 밝히듯 우리 사회의 이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의 의미 또한 들어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며 사바에 나투신 그 뜻을 되새겨 늘 주변에 자신 보다 어렵고 낮은 곳의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이웃들에게 작은 자비와 사랑이라도 베푸는 나눔의 마음을 보여주기 바란다. 또 제등행렬에 모두 동참하여 불은(佛恩)에 감사하고 다같이 기뻐하는 성스러운 야단법석의 자리로 만드는데 빠짐없이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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