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경 (SN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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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경 (SN15:10)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9.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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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에서 독수리봉 산에 머무셨다.

2. “비구들이여,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이 윤회다. 무명에 덮이고 갈애에 묶여서 윤회하는 중생들에게 윤회의 처음 시작점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3. “비구들이여, 한 사람이 일 겁 동안 치달리고 윤회하면서 남긴 해골 더미와 해골 무더기와 해골 덩어리를 한군데에 모아서 잘 보존하여 사라지지 않게 한다면 그것은 웨뿔라 산의 높이와 같을 것이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비구들이여,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윤회기 때문이다. …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형성된 것들[諸行]은 모두 염오해야 마땅하며 그것에 대한 탐욕이 빛바래도록 해야 마땅하며 해탈해야 마땅하다.”

4.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스승이신 선서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 다시 게송으로 이와 같이 설하셨다.



“한 사람이 한 겁 동안 남기고 남긴 뼈 무더기

모두 모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하면

산과도 같은 것이라고 대선인은 말씀하셨네.

그것은 마가다의 산맥들 가운데

독수리봉 산의 북쪽에 있는

크나큰 웨뿔라 산과 같을 것이네.

그러나 괴로움[苦]과 괴로움의 일어남[集]

괴로움의 소멸[滅] 그리고 괴로움의 사라짐으로

인도하는 여덟 가지로 된 성스러운 도[道]

이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사성제]를

바른 통찰지로 보는 사람은

최대로 일곱 번만 더 치달리고 윤회한 뒤에

모든 족쇄를 풀어서 괴로움을 끝낼 것이네.“



【해설】

본경에 나오는 독수리봉 산(山)은, 법화경을 설해진 곳인 영축산을 말합니다. 라자가하는 고대 북인도 마가다국의 수도이고, 웨뿔라 산은 독수리봉 산의 북쪽에 있는 매우 큰 산으로 불교 성지입니다.

초기 경(S15:20)에 따르면 과거 7불(佛) 가운데 꼬나가마나 부처님(4불), 까꾸산다 부처님(5불), 깟사빠 부처님(6불) 등이 이 마가다 지방에서 전법, 교화를 펼쳤고, 그 시대의 인간 수명은 순차로 4만 살 → 3만 살 → 2만 살이었는데, 인간이 타락해서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에는 오래 살아야 100년의 안팎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위빳시 부처님(과거 1불)께서는 91겁 전에 출현하셨고, 시키 부처님(2불)과 웨사부 부처님(3불)께서는 31겁 전에 출현하셨고, 과거 네 번째 부처님부터 석가모니 부처님(7불)께서는 행운의 겁(현겁)에 출현하셨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대전기경 : DN14).

주석서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이 10살에서 84,000년으로 증가하였다가 다시 10살로 감소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중간 겁(antara-kappa)라고 하는데, 이 중간 겁의 20배에 해당하는 기간이 아승기겁이며 이 아승기겁이 넷이 모이면 대겁(大劫, mahā-kappa)라고 말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디빵가라(燃燈)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은 뒤 깟사빠 부처님께서 염부제(인도)에 출현하셨을 때 ‘조띠빨라’라는 이름으로 출가하여 청정범행을 닦았고, 또 도솔천의 호명보살로 태어나 수명이 다한 뒤 인간 세상에 출현할 때까지 4아승기겁 10만겁 동안 바라밀 수행을 하였다고 하니, 한 겁의 세월이 얼마나 되는지 우리 범부들은 감히 측량할 수 없는 시간일 것입니다.

자연과학은 이 우주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는, 즉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서양의 유일신으로 창조주가 없기 때문에 최초의 창조행위라든가 최초의 원인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즉 시작점이 없는 하나의 순환 고리라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도 삼라만상이 있게 된 원인들을 아무리 거슬러 올라가도 그 시작이 되는 시간상의 한 점을 말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인과율에 의한 재생(再生)의 과정을 윤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생명을 가진 존재가 되려는 갈애라는 힘이 맹목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갈애가 끊겨진 자리가 윤회의 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태어남과 늙음과 죽음이라는 세 가지 법이 우주질서 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여래와 정등각은 세상에 출현하고 여래가 설하신 법과 율도 세상에 드러나는 것임을 세존께서 설하셨습니다. 우주는 조건 지어지고 형성된 세계입니다. 무상하고 고에 매여 있으며 자기 실체가 없는 이 윤회의 세계 너머에 불사(不死), 귀의처가 있다고 증명하시고 설법하셨습니다.

인간 스스로, 팔정도 수행에 의해 10가지 족쇄(번뇌)를 끊고 열반을 실현할 수 있고, 최소한 3가지 족쇄를 끊으면 일곱 생(生)만에 해탈, 열반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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