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비유 경 (SN16:3)
상태바
달의 비유 경 (SN16:3)
  • /유현 김승석 엮음
  • 승인 2015.09.10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전》

1.“비구들이여, 그대들이 걸식하기 위해서 신도 집을 방문할 때에는 몸을 거두어들이고 마음을 거두어들여서 항상 처음 방문하는 자처럼 처신하고, 신도 집들에 대해서 염치 있는 자가 되어 달의 비유처럼 방문해야 한다.”

2.“비구들이여, 깟사빠(가섭)는 걸식하기 위해서 신도 집을 방문할 때 몸을 거두어들이고 마음을 거두어들여서 항상 처음 방문하는 자처럼 처신하고, 신도 집들에 대해서 염치 있는 자가 되어 달의 비유처럼 방문한다.”

3.‘비구들이여,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비구가 걸식하기 위해서 신도 집을 방문하기에 적합한가?“

4.“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방금 말씀하신 이 뜻을 친히 밝혀주신다면 참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세존으로부터 잘 듣고 비구들은 마음에 새겨 지닐 것입니다.”

5. 그때 세존께서는 허공에 손을 흔드셨다.“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이 손은 허공에 걸리지 않고 붙잡히지 않고 묶이지 않는 것과 같다. 비구들이여, 그와 같이 어떤 비구든지 신도 집을 방문할 때는 ‘이득을 바라는 자는 이득을 얻게 되기를! 공덕을 바라는 자는 공덕을 짓게 되기를!’이라고 생각할 뿐, 마음이 신도 집에 걸리지 않고 붙잡히지 않고 묶이지 않아야 한다. 비구들이여, 깟사빠는 이와 같이 신도 집을 방문한다.”

6.“비구들이여, 깟사빠는 이와 같이 남에게 법을 설한다. 그러므로 깟사빠를 본보기로 하거나 깟사빠와 같이 되기 위해서 도를 닦아야 한다.”

7.“비구들이여, 깟사빠는‘법은 세존에 의해서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知者)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다. 오, 참으로 저들이 내가 설하는 법을 듣기를, 듣고는 법을 완전하게 알게 되기를, 완전하게 안 뒤에는 이와 같이 되기 위해서 도를 닦기를’ 이라는 마음으로 남에게 법을 설한다. 그는 법이 본래부터 수승함을 반연하여 남들에게 법을 설하고, 연민하는 마음을 내고 동정하는 마음을 내고 애민(哀愍)하는 내어 남들에게 법을 설한다.”







【해설】

·마하깟사빠 존자는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웃어른으로 의식주에 대한 탐착을 버리고 수행하는 것을 권장하는 두타설자(頭陀設者)로서 이름이 높으신 분이십니다. 중국에서는 마하가섭이라고 부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두 상수제자로는 사리뿟따(사리불)과 목갈라나(목련)존자가 있으나, 애석하게도 이 두 고결한 상수제자는 부처님보다 먼저 열반에 드셨습니다.

마하 깟사빠 존자는 부처님이 반열반하신 후 교단을 이끌었던 분으로 500명의 아라한들을 함께 제1차 결집(합송)을 주도하여 부처님의 원음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승되게 하신 거룩하신 분이기에 그분의 공덕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존께서는 당신께서 사용하던 가사를 깟사빠 존자에게 주심으로써 스승의 교법을 깟사빠 존자가 갖추었음을 인정하셨고, 본경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허공에 손을 흔들어 보이시면서 깟사빠 존자의 걸림 없는 마음을 칭송하였고, 달의 비유를 통한 도닦음으로 그를 칭송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깟사빠 존자가 부처님으로부터 큰 칭송을 받았기 때문에, 후학들은 그 존자를 법과 율을 결집할 만한 큰 그릇으로 보았고, 중국 선종에서는 깟사빠 존자를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전해 받은 첫 번째 제자로 간주하고 다자탑전분반좌, 영산회상거염화, 사라쌍수곽시쌍부의 삼처(三處) 전심(傳心)을 통해서 부처님의 정법안장을 부촉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옛사람들은 달을 좋아해서, 청풍명월(淸風明月), 공산추야월(空山秋夜月), 완월장취(翫月長醉) 등으로 찬가를 불려왔으나, 불교에서는 구름에 벗어난 달은 환하고 밝다고 마음의 본성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재가불자들은 스님들을 달을 쳐다보듯이 존경하고, 공양드립니다. 반면에 스님들은 달이 하늘을 가로질러 가면서 그 누구와도 친교를 맺지 않고, 애정이나 애착을 가지지 않고, 그 어떤 것에도 사로잡히지 않음과 같이 염치(廉恥) 있는 자가 되어 절집을 찾아 온 재가자를 맞이하거나 신도 집을 방문합니다.

달이 어둠을 몰아내고 광명을 발하듯이 출가사문들은 오염원을 몰아내고 지혜의 광명을 발하며 신도들에게 설법을 합니다.

본경에서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달의 비유’ 법문을 통해 마하 깟사빠 존자를 본보기로 삼아 도닦음을 하라고 교계하셨는데, 과연 지금의 한국불교에서 마하 깟사빠 존자와 같은 큰스승이 있습니까? 정월 대보름날 달맞이 하듯 그런 스승이 있다면 절집은 대중들로 가득찰 것입니다.

맑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이 해맑은 호수에 비치는 듯하나, 달은 저 호수에 다다른 적이 없나니, 모든 것이 이와 같음을 그대는 아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