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선보인 장엄물과 식전·식후행사, 행렬 곳곳에서 펼쳐진 나눔의 행사들은 올해 제등행렬을 도민축제와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여느 해보다 환희심으로 가득했던 올해 부처님 오신날. 올해 봉축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제주시·서귀포시 제등행렬의 그 장엄한 순간들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화려하고 다양한 ‘장엄물’ 등장
용·법고·꽃차 등 거리장엄
제주시·서귀포시 제등행렬에 등장했던 형형색색의 다양한 장엄물 중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한 장엄물은 어떤 것일까. 단연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의 ‘용’·약천사 ‘법고’ 장엄물이었다.
스님과 신도들이 석달 간 땀흘린 끝에 탄생된 한마음선원 제주지원 ‘용’ 장엄물은 지구의 모든 재난을 청정함으로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고, 이를 위해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을 형상화 했다. 본래 7마리가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제작기간이 모자라 5마리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높이 2.5m, 폭 2m 규모로 용과 태극문양을 새긴 약천사 ‘법고’ 장엄물은 제등행렬에서 첫 선을 보이면서 불자와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약천사는 올해 ‘법고’ 시작으로, 종·탑·코끼리 장엄물을 매년 선보일 계획이다.
다양성 측면에서 돋보인 사찰은 천태종 제주지부 문강사. 문강사는 기존의 청룡을 황룡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코끼리·태극·천태종 종기·만자·탑·향로 장엄물 등을 선보였다. 이밖에 꽃으로 장엄된 3개의 단 위에 아기 부처님을 모신 봉림사 ‘꽃차’ 장엄물을 비롯, 탑·괘불 등 각 사찰과 신행단체의 장엄물들도 올해 제등행렬을 더욱 빛냈다.
‘식전·식후행사’ 잔치한마당 펼쳐
풍물·레크리에이션 등 다채
서귀포시에서도 우리의 전통가락을 중심으로 한 식전·식후행사가 열렸다. 우선 신명나는 풍물놀이를 선보인 서귀포시 명성어린이집 원생들은 특유의 앙증맞은 표정으로, 박경선 소리마당 회원들도 민요를 선사해 행사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제주시·서귀포시에서 펼쳐진 식전·식후행사들은 한마디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제등행렬을 마친 불자들은 봉축위에서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쉬움을 접고, 내년 부처님 오신날을 기약했다.
도민·관광객 환호 뜨거웠다
폰카·디카들고 동참하며 ‘찰칵’
장엄물 못지 않게 시민들의 인기를 끈 것은 어린이 참가자들. 최근 삭발식을 마친 제주시 원명선원 동자승과 부처님과 제자들로 분장한 원명유치원생들은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또 서귀포시 월라사를 비롯, 어린이법회를 열고 있는 도내 사찰의 어린이들도 해맑은 모습으로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구경을 위해 거리에 나왔던 시민들은 행렬 참가자들이 나눠주는 연등을 들고 환호를 보내는 등 등불로 장엄된 거리에서 가족과 함께 일요일 저녁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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