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국 스님의 신심명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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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국 스님의 신심명 14
  • 혜국 스님
  • 승인 2016.04.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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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지실도필입사로 執之失度必入邪路


방지자연체무거주 放之自然體無去住



임성합도소요절뇌 任性合道逍遙絶惱


계념괴진혼침불호 繫念乖眞昏沈不好




집착하면 법도를 잃게 되고 반드시 삿된 길로 들어감이라


놓아버리면 본래로 되어 본체는 가거나 머무름이 없도다





자성에 맡기면 도에 합하여 소요하여 번뇌가 끊어졌네


생각에 얽매이면 참된에 어긋나서 혼침함이 좋지 않느니라




혜국 스님은 여기서 “무엇이든 나만 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집착을 만든다”며 “설사 백 번 내 생각이 옳다고 하더라도 옳고 그름이 둘이 아닌 법의 도리에서 보면 고집이 될 뿐이요, 집착이 될 뿐”이라고 집착에 명쾌하게 설명해준다.


스님은 “우리가 파사현정이라고 하면 삿된 모든 것을 없애고 바른 것을 나타내야 되는 걸로 아는데 파사가 현정이요, 현정이 파사로 삿된 마음만 놓아버리면 그 자리가 바로 바른 것”이라며 “삿된 것과 바른 것 둘이 있어서 하나를 없애고 하나를 새로 세우는 그런 길이 아니라 집착하면 바로 삿됨이요, 집착을 놓아버리면 바로 바른길”이라고 말한다.


스님은 계속해서 “집착은 우리 생각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은 감정을 일으켜 집착을 하게 되니 법도를 잃게 된다”며 “생각에 얽매이면 집착이요, 생각에서 자유로우면 법도로, 법도가 없는 그 자리가 삿된 자리지 바른길이 따로 있고 삿된 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방지자연 체무거주에서 스님은 “임제 스님이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 한 것은 오직 법을 소중히 아는 스승만이 해 줄 수 있는 가르침으로 이는 명상(名相)을 끊어주기 위해 큰 자비에서 나온 조사 스님의 말씀인데 오히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의 세계로 도를 끌어내리며 표현이 과격하다거나 거칠다고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스님은 이어 “번뇌 망상이 모두 사라지니 소요 그대로요, 도 그대로”라며 여기서 “그대로 번뇌가 끊어진 곳이라고 해도 이미 그르친 것으로 이미 입을 열면 그르쳤다는 말도 추상적으로 들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소요라고 하면 벌써 소요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님은 또 “평소 우리의 수행을 잘 관찰해보면 혼침 아니면 산란으로 참진리에는 어긋남이라는 게 없지만, 조금이라도 생각에 얽매이면 그 자체가 진리와 어긋난 것”이며 “성성적적한 본래 내 자신을 놓친 세계를 모두 다 혼침”이라고 이야기한다. 스님은 “본래의 참됨에는 어긋나거나 어긋나지 않음이 없지만 생각에 얽매였기 때문에 어긋난 것”이라며 “한 생각 일어나면 바로 혼침인 것이니 항상 깨어 있으라”고 강조한다. 스님은 계속해서 “중생이란 내가 부처임을 모르고 이 몸을 ‘나’라고 잘못 생각하는 상태를 말한다”며 “이 몸을 운전하고 다니는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묻고는 ‘연기공성, 제법무아인 ‘참나’를 바로 보면 부처요, 미하면 중생‘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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