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편안한 불교상식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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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편안한 불교상식 (87)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6.04.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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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1)


사람들은 욕심 없이 살 수 있을까? 불교에서는 욕심을 버리라고 강조하는데, 욕심 없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있다. 답은 지향과 발원이다.


지향은 ‘내가 무엇이 되고자 하는 목표점’이다. 욕망으로 인한 욕심이 아니다. 나의 삶의 목적을 확실히 하고 내 삶의 지향점을 찾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인생의 덕목이다. 발원은 그러한 지향점을 보편적 인류애로 확대하여, 나를 비워나가면서 성취해 나가는 몸과 마음의 몸짓이다.


욕망으로 가득한 삶과 발원하는 삶 중에 무엇이 더 값지겠는가? 욕망은 항상 대립과 분열을 낳고 소외를 낳는다. 그러나 지향과 발원은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진정한 행복을 낳는다. 발원하는 삶에는 대립이 없고, 소외가 없으며, 온전히 전체와 함께 하는 삶이 있을 뿐이다.


욕심과 발원의 차이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욕심은 다분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바람이지만, 발원은 우리 모두, 인류 전체, 나아가 일체중생을 행복과 평화의 세계로 이끈다. 여기에서 나와 남은 구분되지 않는다.


둘째, 욕심은 의도된 의지인데 반해 발원은 순수 의지를 지향한다. 순수 의지는 공(空)과 무아(無我)에 바탕을 둔 깨끗한 마음이다. 선악의 분별, 나와 너의 분별, 가치와 반(反)가치의 분별을 떠난 참으로 선한 행위가 순수 의지이다. 거기에는 나도 없고 너도 없으며 순일 무잡한 전체가 있을 뿐이다.


셋째, 욕심은 결과를 중시하지만 발원은 과정 자체를 중시한다. 욕심은 미래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욕망 달성을 위해서 때로는 현재를 희생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발원은 현재에 중점을 둔다. 자신이 세운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결과에 대한 집착이 없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노력하는 자체가 즐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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