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등행렬에 울려 퍼질 천년 울림 ‘에밀레~’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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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등행렬에 울려 퍼질 천년 울림 ‘에밀레~’ 종소리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6.06.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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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주인공’을 찾는 마음공부 시간


한마음선원, 에밀레종․타요 장엄등 선봬




제주시 영평동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지원장 혜묘 스님) 장엄등 공방은 3개월 동안 주변의 무명을 밝히듯 환하게 불을 밝힌다.

오는 5월 7일 제주도민들의 마음을 밝히는 봉축 대법회 및 제등행렬에 선보일 장엄등 만들기에 신도들은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했다.

지난 21일 제등행렬에 선보일 장엄등 제작에 30여명의 신도들은 100일 동안 기도하는 마음가짐으로 동참했다. 올해 선보일 장엄등은 ‘에밀레종 범종등’이다. 범종등은 근본불성의 공(空)한 진리가 천상과 인간, 지옥세계의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밝힌다는 뜻이다. 소리의 울림으로 마음이 두루두루 전달되어 일체가 지혜로운 한마음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한마음선원 불자들의 끊임없이 물러섬 없는 정진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에 신도들은 3개월 동안 직장을 마치고 밤 11시까지 할 수 있는 기도 발원이 되고 있다. 이날도 신도들은 밑바닥을 강철로 지지기반을 튼튼히 하고 각 조형물마다 뼈대를 철사로 세세하게 연결 한 후 전기작업에 이어 배접까지 마무리된 상태에서 장엄물의 윤곽을 잡아주는 선긋기와 채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미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인기 장엄등으로 등장할 타요버스와 코믹 애니메이션 라바의 옐로우와 레드는 사랑을 독차지할 전망이다.

혜묘 스님은 “부처님 불사라는 게 온 에너지를 꺼내 쓰게 만들어요.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그 힘은 어떤 곳이든 다시 쓰게 만드는 힘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도들은 수십년 동안 봉축에 앞서 장엄등을 만들어 온 전문가다. 장엄등 공방에는 건설장비의 기본은 다 갖춰질 정도로 신도들 이미 모든 것을 척척해내는 ‘맥가이버’인 셈이다. 김희전 신도회 부회장은 직접 골조를 커트하고 용접까지 그야말로 ‘만능 가제트(?)’다.

올해 73세이지만 연꽃등 철사를 조립하며 일손을 보태는 윤기홍 전 신도회장은 “여기 있으면 살아있음을 느껴요. 여기서 직장 없는 사람이 저 밖에 없어요. 열정을 다해 힘을 보태는 신도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이죠”라고 오히려 동참해준 신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해부터 채색을 담당한 김정아 씨는 “처음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죠. 이 거대한 작품을 신도님들이 손수 손으로 작업한다는데 감동 그 자체죠. 그 정성이 저를 여기에 빠져들게 한 것 같아요. ‘공동체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고요. 직장을 다니며 힘을 보태는 그 정성을 보며, 이 분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 같다”고 신도들의 정성에 감복했다.

이처럼 한마음선원 제주지원의 장엄등은 매일같이 직장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기도의 마음, 내 마음 ‘주인공’을 찾는 마음공부가 아니고선 절대 이뤄낼 수 없는 험난한 수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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