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법문-내려놓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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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법문-내려놓는 마음
  • /해덕 스님
  • 승인 2016.06.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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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은 깨달음을 향해 찾아가는 여정이다. 자비의 행과 보리심의 마음으로 원력을 세운 수행자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며 회향을 향해 멈출 수 없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내면 속에 자성심의 마음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매일매일 부딪히며 상처와 기쁨도 받으며 살아간다. 때론 장애와 난관에 부닥치면 방황하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헤맬 때가 많다. 그럴 때는 조용히 참선하며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자신의 뒤안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조용히 선정에 들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본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참회하며 잘못된 원인을 찾아낼 때까지 느껴봐야 한다.

자기의 마음과 모습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잘못된 욕심과 어리석음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초심으로 돌아가서 텅 빈 마음의 눈으로 보면 틀림없이 보일 것이다.

불교의 핵심인 팔만사천 경전과 참선·염불, 이 모든 것이 마음인데, 우리는 이 마음을 깨닫기 위해서 기도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참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빈 마음으로 돌아가는 ‘방하착’이 중요한 수행이며 불교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많은 행을 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내 마음을 잘 쓰는 것이다. 내 마음을 자유자재로 자유롭게 잘 쓰고, 잘 행하고 잘 사는 것이다.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은 말과 이론이 아니라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속의 행원이며 회향이다.

부처의 마음은 자비로서 놓는 빈 마음과 이 세상을 향한 원력의 행이다. 만약에 깨달은 부처가 자비가 없고 행이 없다면 그것은 나무로 만든 부처이며, 돌로 깎은 모습에 불과하다. 깨달은 지혜의 마음과 눈으로 보이는 나무부처와 돌부처, 그리고 청동불상의 모습 속에 부처의 진실한 자비와 간절한 마음의 눈물과 대자대비한 마음의 기운을 그 불상 속에 불어넣어 만들어진다면 그 모습은 기도와 염원 속에 만들어진 완성작인 부처, 그대로의 모습이다.

우리는 눈을 감고 자신의 마음과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꾸만 채우려는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초연한 마음으로 흘러가는 물처럼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고통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아픔 마음을 내 일처럼 느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이기심을 버리면서 남을 위해 슬플 때 같이 울어주고, 기쁠 때 함께 웃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깨닫는다는 것은 말과 이론이 아닌 마음이다. 이 마음속에 세상 모두와 함께 울어주는 자비의 마음이 필요하다. 자비와 보리의 마음은 하나이며 원력과 회향도 하나이다.

그런 까닭에 자비의 마음과 원력, 회향의 마음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이루어야 할 일이며 불자로서, 수행자로서의 실천해야 하는 기본적인 마음이다. 이런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 없이 말로만 하는 수행과 공부는 기초가 부실한 집을 짓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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