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해결, 발우공양에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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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해결, 발우공양에서 배우다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2.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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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제주불교신문사 공동 프로젝트-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1>

청정의 섬, 힐링의 섬 제주가 뜨거운 제주 이주 열풍과 끊임없는 관광객의 발길로 깨끗함의 상징이던 제주가 멍들고 있다. 그로인해 자연 파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주택 등 부동산 값 폭등으로 그동안 제주의 자랑거리였던‘삶의 질’은 피폐 일로에 이르렀다. 
이에 제주시·제주불교신문사 공동 프로젝트 10회 연재를 통해 맑은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나눔을 실천할 때 주변환경은 밝아지고, 나아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워 질 수 있다는 불교적 마인드가 쓰레기 문제의 근본 해결 방안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주시 회천동에 위치한 쓰레기 매립장 넘어 아름다운 함덕 서우봉 바닷가가 펼쳐져 있다. 최근 범람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면서 매립장에 퇴비화된 음식물 쓰레기가 쌓여있다.

#가파른 인구 증가로 도민 삶은‘피폐’
제주는 지난 2010년 이전에는 취업과 진학 등을 위해 다른 지방으로 빠져나간 인구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10년 437명의 순이동으로 시작해 인구유입이 매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청정 자연환경과 쾌적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이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유출되던 제주 인구수는 지난 2010년 방점을 찍고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유입된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났다. 
지난 1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개한‘제주도 인구 현황(외국인 포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557,187명(외국인 포함), 2011년 583,284명, 2012년 592,449명, 2013년 604,670명, 2014년 621,550명, 2015년 641,355명 등으로 제주에 전입 인구가 수직 증가했다. 5년 동안 순유된 인구가 6만4천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1650명, 하루 평균 54명씩 증가한 셈이다. 
또한 천혜의 환경이 지친 현대인들을 끌어 다니며, 비·성수기 구분없는 휴양과 관람, 레포츠 등은 관광객의 꾸준한 발길이 제주로 이어지고 있다. 매년 관광객 최고 경신치를 갈아치우며 제주는‘한국 관광의 1번지’다운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578천명에서 2015년에는 13,664천명으로 두 배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앞으로도 인구 유입이 늘면서 제주지역 인구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몇 년 사이에 이주민과 관광객 등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거 및 교통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로 제주 섬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10년 생활폐기물 배출량을 살펴보면 하루 639톤인 반면 2015년에는 1,180톤으로 인구와 관광객 수의 증가만큼 쓰레기의 양도 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리 한계에 다다른‘쓰레기 매립장’
갑작스런 인구 유입은 섬이란 한정된 공간에 다양한 문제거리를 야기하고 있다. 거리에 설치된 쓰레기통(클린하우스)에는 쓰레기가 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해안 및 관광지에도 쓰레기가 넘쳐났다.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 쓰레기 매립장 포화 등‘쓰레기 문제’가 청정제주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막대한 쓰레기가 방출되면서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는 생활폐기물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폐기물처리시설인 매립장, 소각장, 재활용선별장, 음식물폐기물 처리시설을 운영 중이다. 도내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325.1톤(추자 1.7톤, 우도 1.2톤 미포함)이지만 도내 2곳의 소각시설에서 하루 처리 능력은 192.8톤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190여 톤 밖에 소각하지 못함에 따라 매립장에 만적상태가 가속화 되는 등 쓰레기 처리에 총제적인 어려움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연성 쓰레기 중 폐필름류 등 가벼운 쓰레기를 고형 연료로 생산하고, 폐목재는 육지부로 반출하여 처리하는 등 소각 능력의 부족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음식물쓰레기폐기물 처리시설 용량도 부족한 상태로 읍면 지역의 49만톤의 음식물은 분리수거를 하지 못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한 방안으로 수집운반 및 처리 수수료를 2017년 1월 1일부터 40%인상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어려운 것으로 내다보인다.

#음식물 쓰레기, 음식문화부터 바꾸자

불교대학서 학생들이 발우공양을 체험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적 생활양식과 쓰레기제로운동의 일환으로 발우공양이 주목받고 있다. 발우공 양은 부처님께서 당시 인도의 수행 풍습대로 매일 오전에 한 끼 공양을 하셨는데, 큰 그릇 하나에 시주음식을 다 담아 드신데서 연유한다. 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을 말한다. 쌀알 하나도 그것을 지어낸 자연과 뭇 중생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서원을 다짐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발우공양법은 음식물쓰레기가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오른 제주사회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답이 되고 있다. 불교계에서 시작되어 사회 전체로 퍼져가고 있는‘빈그릇 운동’도 그 근본정신은 발우공양에서 비롯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시장을 볼 때, 필요없는 재료는 절대 사지 않는데서 출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취향과 식사량을 고려해 식단을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좋다. 식단을 작성할 때도 시간에 쫓겨 하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1주일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음식이 차려지면 알맞게 만들어 적당히 먹고 깨끗하게 치우는 식사문화가 필요하다.‘발우공양’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음식물이 담긴 발우.

발우공양은 환경보존을 위한 최고의 식사법이다. 사찰에서 스님들은 음식을 적당히 만들고 자기가 먹을 만큼만 발우에 담아 남기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앉은자리에서 천수물(千手水)로 설거지까지 끝낸다. 음식물쓰레기가 산을 이루는 요즘, 스님들의 청정한 식생활은 현대인들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쓰레기도 없고 수질오염도 없다.
불교에서는 음식을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약으로 여겼다.‘공양게’의 구절만 봐도 음식은 맛있고 배부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행을 하기위한 몸을 지탱하기 위해 먹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리고도“차린 게 별로 없다”고 말하는 우리나라 밥상문화는 반찬 가지 수를 중요하게 여긴다. 반찬 가지 수를 늘리기보다 필요한 영양소를 고려해 1식3찬의 소박한 밥상을 차리는 것도 좋다. 적게 먹고 적게 쓰면 환경파괴도 자연히 줄어든다. 이것이 바로‘무소유’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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