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부대중의 심부름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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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부대중의 심부름꾼입니다”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2.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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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 초대석 도월 관효 스님 제주불교연합회장(법화종 제주교구 종무원장)

새롭게 2017년 정유년의 희망찬 해가 떠올랐다. 정유년 새해에도 본지는 진리의 빛을 전하겠다는 전법의 원력을 다하고자 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달음질쳐 나아가려 한다.   
이에 새해 여섯번째 제주불교연합회장 도월 관효 스님을 모시고 제주의 미래를 열어보고자 한다. 
 

관효 스님은 올해 연등축제를 종교색을 벗어나 문화축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혼란스런 시국으로 인해 연등축제 법요식 식전행사를‘시국 안정을 기원하는 금강경 독송기도’를 봉행하겠다고 말했다.

 스님께서는 제주불교연합회장 취임사에서‘일불제자’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각 종단 스님과 더불어 법화종단 스님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면?
△관효 스님=회장이라 함은 누구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직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주불교의 심부름꾼이라 생각합니다. 종단의 위상을 내세우기보다는 제주불교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일불제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저 먼저 몸소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고 제주사부대중의 고견을 항상 귀담아 듣는 제주불교연합회장이 될 것을 부처님 전에 약속드립니다. 
삼귀의에서‘귀의승 중중존(歸依僧 衆中尊)’이라 합니다. 풀이하면‘거룩한 승가에게 귀의한다’는 뜻입니다. 
스님은 청정과 평화의 고향으로 돌아간 수행자를 의미합니다. 모든 중생과 더불어 내 스스로 그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약속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스님의 역할은 중생들의 모범이자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불자들의 믿음을 받들고 귀의할 수 있도록 하심하는 제주불교연합회장이 되겠습니다. 

 올해는 윤달로 인해 연등축제(4월 22일)가 지난해보다 한 달여 앞당겨졌습니다. 올해 연등축제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관효 스님=지난 6일 도남 보현사에서 제주불교연합 봉축위원회가 1차 회의를 갖고, 봉축위원회에서 연등축제준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명칭 변경은 불교계만의 행사를 넘어 도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전환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연등축제를 종교 행사를 넘어 도민축제로 확대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 시도는 연등축제를 불자와 함께 도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해 제주의 대표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연등축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종교색을 벗고 문화축제로 꾸려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불자만의 집안 잔치라는 한계를 벗어나는 연등축제로 다양한 시도를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우선 요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최태민이 신흥 종교가 스캔들의 뒷배경으로 등장함에 따라 많은 국민들은 종교 전반에 대해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현재의 종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성인의 바른 가르침을 전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연등축제 법요식에서‘시국 안정을 기원하는 금강경 독송기도’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 시국의 불안정함을 걱정하며 많은 이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다른 한편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나옵니다. 공통적으로 불안한 현 시국을 애통해 하는 마음입니다. 너와 나가 둘이 아니라고 부처님이 말씀하였듯 국민들이 행복해지고, 부처님의 바른 말씀을 통해 정치인들이 바른 비전을 갖고 나라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종교인들의 역할이라 봅니다. 
그래서 식전행사에서 이날 동참한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다함께 금강경을 독송하며 나라가 편안하고 국민 개개인은 오온(五蘊)에 끄달리지 않길 기원하겠습니다. 
또한 불교국가의 종주국이라 불리는‘스리랑카’의 이주노동자가 제주지역에 900여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들을 연등축제에 초청, 서로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그리고 도내에는 지난 2010년 5천9백명에 불과하던 외국인이 2015년에는 1만6천여명으로 급격히 증가하며 제주 역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여 도내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을 초청, 한국의 전통문화를 함께 나누며 문화의 벽을 허무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앞서 강조했듯이 올해는 보다 더 도민들과 함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휴대폰 사진 콘테스트’를 열고자 합니다. 점등식을 비롯하여 불교합창제, 법요식, 연등축제 등을 휴대폰 사진으로 찍은 사진을 연합회로 보내 주시면 추첨을 통해 선물과 함께 향후 연등축제의 소중한 자료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최근 전통문화에 대한 지원을 불교계 예산이라 폄하하거나 도립합창단의 종교편향적 연주회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인지?
△관효 스님=종교의 가장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봅니다. 종교의 근본 목적은‘자비이고 사랑’입니다. 종교가 사랑과 자비의 본질을 되찾는다면 세상을 풍요로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종교가 사랑과 자비로써 만민을 포용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을 근본 토대로 삼는다면, 비종교인이나 기타 종교인이 특정 종교인의 폐쇄성과 맹목성을 오히려‘이해’해야 하는 아이러니는 이제 매듭을 지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은 제 소신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서 종교의 사회 및 정치 참여는 어디까지 허용하고 제재할 것인지 기준점이 없습니다. 특히 종교의 권위를 통해 개인의 사회적 권력 및 교권확장을 목적으로 정치권에 개입은 개혁해야 할 청산대상이라 봅니다.
하지만 문화재는 전통문화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적극 대처해 나갈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고려시대 폐사지인 묘련사지는 1276년 도내 최초 목판이 판각되었던 곳입니다. 당시 『금강명경문구(金光明經文句)』는 원나라 지배 24년 후인 1276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774번지 일원에 있었던 묘련사(妙蓮社)에서 목판으로 개간되어 유포되었습니다. 금광명경문구(金光明經文句)』의 판각은 도내 최초의 문화혁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이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제주의 전통문화 유산의 정립 차원에서도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도립합창단의 종교편향적 선곡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도립합창단은 지휘자가 둘이고, 한 명의 지휘자와는 소송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장은 단지 종교편향적인 구설수에 오르는 노래보다는 도립합창단의 창단 목적에 맞게 도민의 정서 함양에 알맞은 곡들을 전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도립합창단은 제주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그리고 제주의 전통을 높이는 있는 곡들을 작곡하고 계발해 내야 합니다.
특히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제주불교의식의 경우, 음성 공양인 범음(梵音)은 우리문화의 훌륭한 자산입니다. 이를 현대에 맞게 대중화하고 널리 알려가는 것이 바로 도립합창단의 본연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불교인구 300만이 줄었고, 불국의 섬이라 불리는 도내 불자수도 10여 년 전보다 10%이상 급감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 방안이 있다면?
△관효 스님=서양에서 나타났듯이 탈종교화는 경제력 상승에 따른 행복의 요건이 다양화 되면서 종교에 대한 의존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현대인들은 신행이나 수행 욕구까지 절에 가지 않아도 충족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종교 관련 명상센터 등을 통해 얼마든지 힐링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지속적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입니다. 
또한 일반인들은 출가한 스님들에게 훨씬 높은 윤리적 수준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언론에 터지는 스님들의 비리 등으로 인해 많은 출가자들이 욕을 먹고 있습니다. 결국 이 모두가 불교공동체 전체의 허물이라는 생각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화합 보시행 실천하는 수행자가 될 때 이웃 아픔 보듬는 불교의 참된 진리 전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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