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布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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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布施)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0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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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행자의 편지

본연 스님 (무주선원 주지)

무주선원 개원하고 5년을 하루같이 법당과 마당을 오가며 지내다가 지난 가을 4차 천일기도를 끝내고 성륜사에서 동안거를 잘 보내고 돌아 왔다. 오랜만에 대중처소에 나가니 사부대중에게 배운 것도 많다. 성륜사(聖輪寺)는 청화큰스님의 염불선 본찰(本刹)인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키며 가꾸는 주지스님과 대중 신도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일어나며 나름대로 유익한 한 철이었다. 

돌아와서는 무주선원 일과를 보내는데 여기의 일과라는 것이 법당과 마당을 오가는 일과다. 대중처소에서는 맡은 바 소임만 충실하면 되지만 암자에서 혼자서 지네자면 모든 것을 손수 해결하는 만능이 되어야 하고 부지런함이 필수다.

다행히 젊은 시절 잡초처럼 살아온 공덕으로 법당과 큰방과 마당을 오가며 전천후로 살아가는 제 자신이 고맙기도 하다. 이번 대중처소에서 절실히 느낀 것은 복을 지어야, 복이 있어야 수행이 복혜쌍수(福慧雙手)가 되어 정진에 마장이 없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대부분 발밑은 쳐다보지 않고 위만 쳐다보고 공부한 다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 아닌가?

한 생각 돌이켜보면 깨달음이라는 것이 자비심으로 회향하는 것인데 자비심의 회향이 결국은 복 짓는 일이다. 예전에 산중 암자에서 노스님은 젊은 시절 한국전쟁에 이북에서 피란 나와 “금생은 복만 짓는다.” 하는 마음으로 평생을 사셨다. 노스님이 열반하실 적에는 이적(異蹟)이 나와 신도님들의 신심을 나게 한 일이 있었다. 

복 짓는 일이 보시(布施)인데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것이 보시와 계행이고, 육바라밀의 첫 번째가 보시다. 보시를 어렵게 생각 할 것은 없다. 재물 베풂만 보시가 아니라 덕담(德談)도 보시고 마음베풂도 보시고 기능 베풂도 보시다. 그러나 마음 베풂이 가장 어렵다. 

마음배풂도 수 없는 연습, 훈련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음을 베풀기 위해서 수행하는 것이다. 수행의 살림살이는 내 마음을 보고 얼마나 마음 베풀기에 능한가에 있다. 그러나 쉬운 것 같아도 어려운 것이 마음 베풂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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