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는 지렁이에게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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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는 지렁이에게 맡기세요!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3.10 13: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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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제주불교신문사 공동 프로젝트-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5>
5년 전 정토회를 통해 지렁이를 분양받아 아파트 베란다 내 재활용 스티로폼에 지렁이를 키우며 그 재미에 푹 빠진 김현정(서울 동대문구) 씨가 지렁이를 보여주고 있다.

#재래시장 갈 때는 장바구니와 반찬통을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김현정(서울 동대문구, 주부) 씨 장바구니에는 특이하게도 반찬통을 담겨져 있다. 시장 갈 때 반찬통이라! 불편할 텐데 왜 들고 가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시장 상인들이 고등어나 갈치 한 마리를 사면 비닐봉지에 넣어 주시는데 이를 재활용 하고 싶어도 비린내 때문에 한번 쓰고 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반찬통에 생선을 담아오는 겁니다”라고 우문에 현답을 내놓는다.

김 씨도 5년 전 정토회(서울 성동 법당)를 알면서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재래시장보다 마트와 인터넷 홈쇼핑 등을 주로 이용하는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   

“아이들이 초등 2학년, 6학년이라 아이들의 건강 때문에 친환경인‘한살림’을 이용했는데 소포장 단위가 많아 쓰레기가 비례하더군요. 그리고 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배달된 음식이나 가공품들은 포장지 때문에 쓰레기가 훨씬 많았어요. 사는게 문제가 아니라 버리는게 스트레스가 되더군요.”

결국 사는 만큼 냉장고가 버거워할 정도로 음식물로 들어찼다. 하지만 왠지 마음은 개운하지 않았다. 가득찬 음식물 때문에 냉장고에는 썩어가는 야채나 과일들이 범람했고, 이를 치우는 것도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정토회에서 교육받은 대로 본격적으로 냉장고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결국 냉장고를 살펴보며 자신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깨닫게 되면서 마트나 인터넷 쇼핑 대신 재래시장을 애용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대량으로 싸게 사는 것을 좋아했어요. 일종의 탐욕이죠. 그래서 맛있는게 있으면 냉장고에 제겨 놓고 그랬는데 이제는 재래시장을 이용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소량만 사요. 그래서 장바구니를 이용해도 무게가 부담스럽지 않거든요. 예전에는 시장 상인들이 야채나 과일 등을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대로 갖고 왔지만 봉지 재활용도 서너번이지 한계가 있더라고요.”
김 씨는 결국 반찬통까지 들고 다니는 열혈, 쓰레기 줄이기 포교사가 됐다. 자연스럽게 넘쳐나던 식탁의 8~9가지 반찬도 3~4가지로 반 토막이 났다. 

과연 남편과 아이들은 식탁에 만족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남편은 오히려 냉장고가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에 좋아했다. 특히, 저녁 약속이 많은 남편은 가끔 집에서 먹는 소박한 집밥을 즐겼다. 반찬 투정보다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바로 알면서 자녀들은 학교 급식이나 지인 집에서도 모든 음식에 감동하는 아이들로 성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예전에는 국물을 우려내고 버렸던 다시마, 딱딱해서 싫어했던 배추김치 밑둥은 천혜의 분해요소를 갖고 있는 내 몸 안에서 해결하고, 외출할 때마다 생기는 500ml 플라스틱물병 쓰레기가 싫어 집을 나설 때마다 에코물병 챙긴다. 김 씨는 쓰레기 줄이기를 머리로 이해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느리지만 머리와 손발이 일치되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불쑥 불쑥 올라오는 탐욕의 마음은?
김 씨는 대학시절 의료 전공을 살려,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 대표자였다. 하지만 직업과 육아를 동시에 실현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엄마의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쇼핑몰을 접고 진정한 엄마로 거듭나려든 순간, 아이들의 행동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엄마를 발견하게 된다.

“참, 부모라는게 마음대로 안되더라고요. 시간이 여유가 생기다보니 아이들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고, 자녀들이 내 맘대로 안되니 자연스럽게 저 안에서 울화통이 터지고…. 결국 법륜 스님의 강의를 듣고 정토회에서 내 마음에서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매일 청소를 해도 매일 먼지가 쌓이듯, 마음을 다잡아도,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탐욕은 가끔씩 김 씨를 흔들어 놓았다. 김 씨는 불쑥 자신도 모르게 예쁜 물건이 보일 때마다 탐욕이 튀어 오르는 예전의 습관을 발견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108배를 하든, 명상을 하면 그 허전하고 마음을 다 잡아왔다. 

“예전에는 오늘 인터뷰 한다면 화장도 하고, 옷도 예쁘게 차려입고 잘 보이려 했을텐데. 이제는 음식이든 겉모습이든 많이 소비하는데 괴로움을 알거든요. 과거에 여행을 다녀온 길에는 짐이 산더미였어요. 집안에 여기 저기 쌓아 놓았다가 물건을 관리하는데 시간이 너무나 걸려 짜증이 났다가 결국은 다 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더군요.”

 

#지렁이는 우리집의 사랑스런 음식물 청소부
여름철 대표과일인 자두와 봉숭아를 좋아하는 김 씨. 예전이면 과육을 먹고 남은 딱딱한 껍데기를 음식물 쓰레기 혹은 일반 쓰레기에 버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제 그런 고민이 없다. 섬유질로 싸여있는 복숭아 껍데기를 지렁이들이 말끔히 분변토로 건강한 흙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토회에서 분양받은 지렁이를 재활용 스티로폼 박스에 키우고 있는 김 씨는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처음에는 신기해서 바나나 껍질, 당근 껍질, 귤껍질 등 있는 남는 대로 지렁이에게 갔다 줬어요. 어느 날 스티로폼 뚜껑을 열어보니 그 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겁니다. 몇 명은 탈출해서 여기저기 붙어 있고요. 왜 그런가 보니 지렁이도 대소변을 배출하면서 가스로 박스 안이 가득했고, 애들도 괴로웠나 봐요.”

지렁이가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건강해 진 흙.

그 후로 김 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한꺼번에 많이 주지 않을뿐더러 골고루 배분해 놓아주는 등 세심한 관리의 필요성을 새삼 느꼈다. 또한 지렁이가 소화를 잘 못하는 당근 껍질은 잘게 썰어 놓아주고, 바나나 껍질은 삶아주면 잘 먹는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김 씨는 아파트 단지 내에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영양이 풍부한 흙을 내놓은 지렁이 분양할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았다. 

김 씨는 “우리 삶의 안 보이는 곳에서 지켜온 고마운 존재가 지렁이입니다. 지렁이는 자연생태계의 모든 쓰레기를 청소하고는 자신의 몸은 동물의 먹이로 내주는 갸륵한 존재입니다”라고 말한다.

김 씨는 지렁이를 키우며 다양한 부작용도 경험하며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그 과정을 중요시했다. 실천과정을 통해 성과와 문제점들을 느리지만 철저하게 분석하고 검증하는 노력들이 오늘날 환경을 보존하고 생명을 살리는 부처님의 지혜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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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재 2017-03-16 18:45:42
멋지네요 진정한 환경지킴이입니다~~ 많이 전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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