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와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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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와 부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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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덕스님의 마음법문

조각가는 완성된 하나의 형상을 만들기 위해 나무와 돌 등의 재료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감정을 이입하여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 그 과정에서 밤낮으로 비지땀을 흘리며 많은 정성을 쏟는다. 돌을 부수고, 다듬고, 닦으면서 반복하기를 수백 번 거듭한다. 그 모든 과정을 거쳐야 만의 비로소 하나의 완성품이 탄생하게 된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고 신중하고 절실한지를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칼로 조각 할 때의 손끝은 예리하다. 잠시 헛생각으로 번뇌망상이 참선에 든 수좌를 방해하듯이 조각가가 칼을 들 때의 마음도 조각에 집중하지 않으면 칼에 의해 조각 모양은 빗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참선을 할 때 입정의 마음과 조각 할 때 고요하고 무념무상으로의 경지는 흐트러짐이 없는 그대로가 선이며 삼매이다. 

선이란 ‘행주자와어묵동정’몸뚱이는 바쁘게 일을 하며“움직임 속에 고요함”을 가진 것이다.
조각가는 조각칼을 지니며 매 순간마다. 매의 날카로운 눈으로 작품을 보며 만들어 내는데 때로는 부드러운 눈과 매섭기도 하면서 진실함으로 하는데 완성도에 따라 서서히 그 작품속의 기운과 하나가 된다.

법당에 모신 부처님의 형상은 완성된 모습의 인격체이며 생사를 해탈하고 깨달음을 얻으신 성자이시다. 부처님께서는 고집멸도의 사성제를 비롯하여 생사고뇌와 어둠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위하여 밝은 길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고 깨닫지 못한 중생들에게 “너희들도 불성이 있으며 또한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사바세계의 삼계의 화택 속에서 살아가는데 욕망으로 인한 탐진치로 인한 어리석음의 불은 시대가 더 할수록 더욱 활활 타오르고 있다. 

조각가는 큰 돌과 나무덩어리를 다듬고. 자르고. 수정하여 작품을 완성시키듯이 수행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복밭에 비료를 주며 물을 주며 잘 다듬어서 큰 나무에 열매를 주렁주렁 맺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선과를 모든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골고루 나눠 먹으며 보시와 자비로서 베풀며 살아가는 삶이다.

조각가의 마음과 부처의 완성은 선이며 자비와 회향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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