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법 경(SN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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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법 경(SN54:1)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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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아난다 존자는 사왓티에서 제따 숲의 아나타삔디까 원림(급고독원)에 머물렀다.

2.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불러서 말씀하셨다.

3. “비구들이여, 하나의 법을 닦고 많이 공부 지으면 큰 결실이 있고 큰 이익이 있다. 무엇이 하나의 법인가?”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sati)이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어떻게 닦고 많이 공부 지으면 큰 결실이 있고 큰 이익이 있는가?”

4.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는 숲속에 가거나 나무 아래에 가거나 빈방에 가거나 하여 가부좌를 틀고 상체를 곧추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오로지 마음챙기면서 숨을 들이 쉬고 오로지 마음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해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은 매우 중요한 수행법이기 때문에 『상윳따 니까야(상응부)』에서 「들숨날숨 상윳따(SN54)」로 편성하고 20개의 경을 담고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자기를 찾아온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마음을 집중하는 여러 가지 수행법을 고안했습니다. 그 가운데 몸과 마음의 활동을 탐색하는 가장 좋은 기술은 세존께서 몸소 실천한 호흡관법이었습니다.

호흡은 들숨날숨[아나빠나]이고, 지금 여기(코끝)에 현전하는 호흡을 잊지 않고 그곳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나가는 의도가 빠알리 어(語)로 사띠(sati)인데, 우리말로 ‘마음챙김’, 또는 ‘알아차림’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 내 몸에서 일어나는 호흡에 마음을 집중해 나갈 때 수행자에게는 분별적인 사유나 숙고에 휩싸이지 않고 대상을 알아차리고, 관찰하는(anupass) 지혜로운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고 세존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띠[팔정도의 정념(正念)]를 놓친다는 것은 '감각의 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없다는 것과 같아서 감각적 쾌락에 쉽게 노출되어 마음이 오욕 낙(樂)에 물들 수 있기 때문에 사띠 수행은 일상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께서 탐욕, 애착과 같은 번뇌에 사로잡힌 상태를 일종의 심통(心痛)으로 간주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한 도구로서 사띠(念, sati)의 확립이라는 명상 기법을 개발한 것으로 이해하신다면 법안이 생겼다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을 비롯한 출가 수행자들이 깨달은 이후에도 주로 ‘아나빠나사띠(出入息念)’로 수행했다는 사실은 「웨살리 경(SN54:9)」, 「아난다 경(SN54:13)」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남방불교에서도 아나빠나사띠 수행은 사념처 내지 위빠사나 수행의 핵심주류입니다. 티베트의 명상법 중에서도 <숨결 지켜보기> 명상법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들숨날숨에 대한 사띠(sati)’을 통해서 증득한 초선이 깨달음을 얻는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필자만이 아니라 재가자들 가운데 실제로 호흡 사띠(sati)수행만으로 본 삼매를 증득하였다고 수행 경험담을 자신 있게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호흡명상은 자의적으로 호흡을 조정하는 호흡 훈련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이 반복되는 과정에 그 호흡의 흐름이 ‘짧든 길든 무겁든 가볍든 거칠든 부드럽든’ 이를 인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호흡을 의식하고,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어떤 혼란도 없이 호흡에 주의 집중하는 명상법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프라나’라고 불리는 숨결은 ‘마음을 실어 나르는 수레’와 같아서 몸과 마음의 상호 작용을 확인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숨결을 능숙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마음은 자동적으로 길들어져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힘든 일에 직면하였을 때 혼자서 몇 분 동안 숨을 길게 조용히 들이마셨다가 내쉬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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