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씩 여섯六六 경 (MN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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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씩 여섯六六 경 (MN148)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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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비구들이여, 눈과 형색들을 조건으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난다.

이 셋의 화합이 감각접촉이다.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즐겁거나 괴롭거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일어난다.

즐거운 느낌에 닿을 때 만일 그것을 즐기고 환영하고 움켜주면 그에게 탐욕의 잠재성향이 잠재하게 된다.

괴로운 느낌에 닿을 때 만일 근심하고 상실하고 슬퍼하고 가슴을 치고 울부짖고 광란하면 그에게 적의의 잠재성향이 잠재하게 된다.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닿을 때 만일 그 느낌의 일어남과 사라짐과

달콤함과 재난과 벗어남을 있는 그대로 알지 못하면 그에게 무명의 잠재성향이 잠재하게 된다.

비구들이여, 그가 참으로 즐거운 느낌에 대해 탐욕의 잠재성향을 버리지 않고, 괴로운 느낌에 대해 적의의 잠재성향을 파괴하지 않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해 무명의 잠재성향을 뿌리 뽑지 않고, 무명을 버리지 않고, 명지를 일으키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괴로움을 끝낼 것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해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바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느낌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부귀영화가 모두 느낌입니다. 느낌이 갈애를 낳기 때문에 느낌을 얻기 위해 업을 짓습니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眼耳鼻舌身意] - 육근(六根)이 여섯 가지 감각대상[色聲香味觸法] - 육경(六境)에 부딪쳐 시각의식, 소리의식, 냄새의식, 미각의식, 감촉의식, 마노의식(意識)이라는 육식(六識)이 일어납니다. 예컨대 눈과 형색들을 조건으로 눈의 알음알이가 일어납니다.

이 셋의 화합[三事和合]을 감각접촉이라 하고,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느낌이 일어나고 느낌을 조건으로 갈애가 있다는 방식으로 세존께서는 6근(根) ⇒ 6경(境) ⇒ 6식(識) ⇒ 6촉(觸) ⇒ 6수(受) ⇒ 6애(愛)라는 6지(支) 연기를 본경에서 설하셨는데, 이 가르침이 설해졌을 때 60명의 비구들이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인간을 구성하는 몸과 마음, 즉 정신과 육체를 이렇게 6x6=36으로 해체해서 분석하신 이유는 “몸과 마음은 무상하다. 무상한 것은 괴로움이고, 괴로움은 무아다. 무아인 것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아니고,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고 것을 알게 하여 비구들로 하여금 지금 · 여기에서 괴로움을 끝내도록 함에 있습니다. 이처럼 해체해서 알고 볼 때 수행자의 마음속에는 일체의 잠재성향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교계하셨습니다.

오욕(五慾)의 즐김은 인간의 본성이라서 그 자신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하여 집착하고 반응함으로써 그러한 욕망을 밖으로 드러냅니다. 중생들은 어리석음에 빠져 그런 감각 대상들이 단지 일어나고 사라지는 무상한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섯 감관을 통해 들어오는 대상들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고 그 대상들에 몰입하여 그것들 안에서 즐거움을 찾습니다.

중생들의 마음속에는 불선(不善)의 정신적 흐름 또는 성향이 있는데, 세존께서는 이를 두고 잠재성향(anusaya, 아누사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말룽끼야뿟따 경(M64)」에서 세존께서 ‘어린아이’의 비유를 들면서 인간에겐 장애(오염원)의 경향이 내면적으로 남아 있어서 마치 어린아이가 청소년기가 되면 성욕을 느끼듯이 적당한 조건을 만나면 악하고 불건전한 말과 행동을 유발하게 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중국불교에서는 이를 습기(習氣)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잠재성향들은 번뇌와 망상이 일어나는 숨겨진 뿌리입니다.

수행자가 부처님의 교법에서 잠재성향의 두려움을 알고 무아(無我)의 법으로 인욕(忍辱)한다면, 일체 중생들의 탐욕과 성냄에 대해 비난하거나 흥분한 나머지 공격적인 언행을 훨씬 줄일 수 있고, 평정심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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