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경 (SN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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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경 (SN15:3)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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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오랜 세월 치달리고 윤회하는 동안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만나고 마음에 드는 사람과 헤어지면서 비탄에 빠지고 울부짖으며 흘린 눈물이 4대양에 있는 물보다 더 많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오랜 세월 치달리고 윤회하는 동안 어머니의 죽음을 겪었다. … 아버지의 죽음을 겪었다. … 형제자매의 죽음을 겪었다. … 아들과 딸의 죽음을 겪었다. … 친척을 잃는 것을 겪었다. … 재산을 잃는 것을 겪었다. … 병을 앓는 것을 겪었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비구들이여,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윤회이기 때문이다. 무명에 덮이고 갈애에 묶여서 치달리고 윤회하는 중생들에게 윤회의 처음 시작점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오랜 세월 그대들은 괴로움을 겪었고 혹독함을 겪었고 재앙을 겪었고 무덤을 증가시켰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형성된 것들[諸行]은 모두 역겨워함이 마땅하며 그것에 대한 탐욕이 빛바래도록 해야 마땅하며 해탈해야 마땅하다.”

【해설】

본경의 가르침은 윤회와 윤회의 마침입니다. 죽음을 불교적으로 정의하면 매찰나 전개되는 오온, 즉 정신과 육체의 생멸. 냐나띨로까 스님의 표현을 빌면, 죽음이란 순간순간 생겨난 육체와 정신의 결합이 순간순간 계속 분해되고 사라지는 것이어서 죽음은 매 순간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 보편적 의미의 재생-윤회라 함은 어떤 한 생의 한정된 생명 기능이 끝나 정신 작용과 육체의 연결이 끊어지면 뒤이어 육체는 썩지만 마지막 죽음의 마음이 일어났다 멸하고 이것을 조건으로 하여 어느 세상에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교에서는 삶과 죽음이란 비인격적[無我] 의식의 흐름일 뿐이고 그것이 무지와 갈애의 충동을 받아 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불멸의 영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상대적 진리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계속 몸을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필시 불멸의 영혼이 있을 거라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깨달음을 성취한 성자들은 사후 단멸론[斷見]도 사후 존속론[常見]의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의 입장에 섭니다.

다시 태어나는 존재가 죽은 바로 그 존재와 동일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에 의문은 나가세나 스님이 ‘밀린다’ 대왕에게 한 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다.” 재생(再生)은 있지만 기독교에서 말하는 영혼불멸의 재육화(再肉化)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자각하고 마음에 새길 때 세속적인 욕망들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명상[死念]의 지침은 ‘붓다고사’ 스님이 지은 「청정도론」 8장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 스님은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죽음을 주제로 마음 챙기기[正念]에 몰두하는 비구는 ‘간단없이 정진한다, 그는 미망에서 깨어나 그 어떤 몸도 받지 않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는 생명에 대한 애착을 버린다, 그는 악(惡)을 나무란다, 그는 축제를 피한다. 그는 일용품조차도 지나치게 탐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속에 무상(無常)을 알아차리는 인식이 자라고 뒤이어 고(苦)와 무아(無我)에 대한 인식이 생겨난다.’

그 수행 공덕으로 죽음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설령 지금 여이에서 불사(不死)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해도 육체가 해체될 때 적어도 복된 내생을 맞게 된다고 말합니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중생들의 수명은 한 마음 순간 만큼이다. 그 마음이 소멸할 때 중생이 멸한다.”

그렇습니다.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태어남이 없고 마음이 현존할 때 살아있는 것이고 마음이 무너지면 세상은 죽은 것이니, 이 진리의 말씀을 깊이 새겨 생사의 마음이 아닌, 열반으로 향하는 마음을 내야 할 것입니다.

/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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