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법자[法師] 경 (SN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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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자[法師] 경 (SN12:16)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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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경전》

“세존이시여, ‘법을 설하는 비구, 법을 설하는 비구’라고들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해서 법을 설하는 비구가 됩니까?”

“비구여, 만일 늙음·죽음을 염오하고 탐욕이 빛바래고 소멸하기 위해서 법을 설하면 그를 ‘법을 설하는 비구’라 부르기에 적당하다.”

“비구여, 만일 늙음·죽음을 염오하고 탐욕이 빛바래고 소멸하기 위해서 도를 닦으면 그를 ‘출세간법에 이르게 하는 법을 닦는 비구‘라 부르기에 적당하다.”

“비구여, 만일 늙음·죽음을 염오하고 탐욕이 빛바래고 소멸하여 취착 없이 해탈하면 그를 ‘지금·여기[現法]에서 열반을 실현하는 비구’라 부르기에 적당하다.”

【해설】

누구든지 살다보면 여러 경로를 통해 괴로움을 겪습니다. 보편적으로 겪는 고(苦, dukkha)에는 전쟁, 기아, 전염병, 테러 등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겪는 집단적 고통입니다. 이를 두고 공업(共業)중생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남들이 겪는 고통이란 이웃 또는 친지가 고통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앓고 있거나 그물에 걸려 파닥거리는 물고기를 볼 때 느끼는 고통입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크게 느껴지는 고통은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업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겪는 고통입니다.

이런 세 가지 유형의 고통을 만났을 때 일반적으로 보이는 반응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을 생각하며 일상에서 매일 겪는 사소한 골칫거리들은 모르는 체하고 넘어가는 ‘곁눈 가리기’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둘째> 비탄에 빠지거나 투덜대거나 안달하거나 술이나 중독성 약물에 의존하며 ‘임시방편’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셋째> 미움과 성냄으로 욕설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극단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넷째> 자살하거나 반대로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섯째> 화가, 음악가, 시인들은 고뇌에 빠졌을 때 오히려 훌륭한 작품을 만들곤 합니다. 불자들 가운데는 인욕바라밀을 행해 번뇌로부터 해탈을 지향하는 성자들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힐링(healing)법석을 열고 즉석에서 대중들의 고민들은 해결하는 이른바 ‘국민 멘토’ 스님들이 있습니다. 혜민, 정목, 마가, 법륜 스님. 이 법사 스님들의 공통 법문의 요지는 “마음아 행복하여라‘인데, 그 기반은 네 가지 거룩한 마음가짐[四無量心]으로 자기 내면을 가득 채우고 밖으로 방사하라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윤회에서 해탈하라고 강조하여 왔습니다. 물질이 우선되는 현대 문명에서는 해탈, 열반은 산사의 선승에게 국한된 것이라는 자조적인 말들이 무성합니다.

네 가지 거룩한 머묾을 유지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온해 보이는 일상 뒤에서 실은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며 살고 있습니다. 무한경쟁의 현대에서는 바깥에서 오는 충격과 불안에서 견딜 수 있는 자신에 대한 이해와 마음에 대한 통제력 키움에 ‘힐링 법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마음의 평화, 즉 행복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는 다가올 미래에 불법이 온전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 제도화된 오늘의 한국불교 역할에 대하여는 미지수입니다.

불교의 첫 번째 진리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입니다.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苦聖諦]에 대해 『초전법륜경』(SN56:11)에서 부처님께서 이르시길, “비구들이여,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란 무엇인가? 태어남이 괴로움이다. 늙음도 괴로움이다. 병도 괴로움이다. 죽음도 괴로움이다. … 요컨대 취착의 대상이 되는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 자체가 괴로움이다.”라고.

고(苦)로부터 해탈을 얻는 바른 길은 큰 스님들의 법문에서 시작되는 것이니, 지금·여기에 일어나는 조건 지어진 법들을 놔두고 딴 것에 정신을 팔지 말고 바로 보고 깨달아서 그 법을 설할 수 있는 계·정·혜 삼학을 갖춘 스님이 많이 배출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로 가고 있으니 …

/유현 김승석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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