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훌라를 가르친 경 (2)
상태바
라훌라를 가르친 경 (2)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3.17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기경전으로의 초대

《니까야 : M61》

“라훌라야,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거울의 용도는 무엇인가?”

“비추어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라훌라야, 그와 같이 지속적으로 반조하면서 몸과 말과 마음의 행위를 해야 한다.”

“라훌라야, 네가 몸으로 행위를 하고자 하면, 너는 그 몸의 행위를 이렇게 반조해야 한다. 나의 이런 몸의 행위가 나를 해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둘 다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몸의 행위가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훌라야, 만일 네가 그렇게 반조하여 내가 이제 몸으로 행하고자 하는 이 몸의 행위가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알게 되면 너는 그와 같은 몸의 행위는 중지해야 한다.”

“라훌라야, 네가 말로 행위를 하고자 한다면, 너는 그 말의 행위를 이렇게 반조해야 한다. 나의 이런 말의 행위가 나를 해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둘 다를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말의 행위는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라훌라야, 만일 네가 그렇게 반조하여 내가 이제 말로 행하고 있는 이 말의 행위가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알게 되면 너는 그와 같은 말의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라훌라야, 네가 마음으로 행위를 하고자 한다면, 너는 그 마음의 행위를 이렇게 반조해야 한다. 나의 이런 마음의 행위가 나를 해치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둘 다를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마음의 행위가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라훌라야, 만일 네가 그렇게 반조하여 내가 이제 마음으로 행하고 있는 이 마음의 행위가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알게 되면 너는 그와 같은 마음의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해설】

본경에서 세존께서는 거울의 예를 들어서 라훌라 사미에게 항상 거듭해서 비추어보고 반조해 본 뒤에 생각을 일으키고 말을 하고 행동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불법의 혈통을 받은 불자(佛子)로서 세존께서 라훌라 존자를 가르치신 말씀에 따라 끊임없이 자신을 반조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합니다. 남으로부터 사랑받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고, 건강하고 싶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다는 갈망으로 인해 자신이 알든 모르든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각 의도적 행위를 짓습니다. 이와 같은 의도적 행위는 유익한 과보 또는 해로운 과보를 낳지만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를 깨달아 그 업보가 소멸되지 않는 한 육도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세존의 가르침입니다.

세존께서는 신구의(身口意)로 짓는 세 가지의 의도[三業]가 유익한 것이어서 즐거움으로 귀결되고 즐거운 과보를 가져온다면 기꺼이 행하도록 설하셨고, 그 반면에 해로운 것이어서 괴로움으로 귀결되고 괴로운 과보를 가져온다면 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해서 미리 행하지 말아야 하고, 이것을 놓쳐서 지금 행하는 중이라면 즉시 중지해야 하고, 이미 행위를 해버렸다면 자자(自恣)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세존께서는 행하기 전(前) ⇒ 행하는 중(中) ⇒ 행한 후(後)의 세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로 지속적으로 자신을 반조하라고 라훌라에게 가르친 뜻은 ‘후회 없음’에 있습니다. 자기의 잘못을 참회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매일 거울을 보며 수염을 깎아야 하듯 자기의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참회하는 자는 새로운 각오가 있는 것이요, 자책하는 자는 향상의 노력이 있다”는 만해 한용운 큰 스님의 경책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마음을 홀로 내버려두어서는 아니 됩니다. 마치 정원을 돌보지 않으면 잡초로 뒤덮이는 것처럼 마음을 챙기지 않으면 객진에 오염돼 탐심(貪心)과 진심(嗔心), 어리석음(癡心)으로 마음은 혼란해지고 흐리멍덩해집니다. 그래서 마음의 행로, 즉 마음씨를 끊임없이 지켜봐야 합니다. 어떻게? 본경의 가르침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 유현 김승석 엮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