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재활용, 재정지원과 일자리창출 병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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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재활용, 재정지원과 일자리창출 병행돼야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3.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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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제주불교신문사 공동 프로젝트-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7>

요일별 배출제, 쓰레기 줄이기인가? 재활용 확대인가?
예산과 인력 확충, 자원순환형 쓰레기 정책 전환 필요

일반 가정집에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 시행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일반 가정집에 재활용품을 버리는 날짜를 놓쳐버리면서 쓰레기가 쌓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워킹맘에겐 힘든 쓰레기 요일별 분리배출 
제주시 이도이동에 거주하는 김희경(39, 가명) 씨는 일과 육아를 함께하는‘워킹맘’이다. 워킹맘에게 육아와 직장생활의 양립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퇴근하면 4살·5살 두 아이들이 벌써 보채기 시작한다. 요즘 들어 3월 말에 회사의 정기총회를 앞두고 정리해야 할 서류가 산더미다. 매일같이 마지막 버스를 타고 오는 날이면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그런 날이면 집에 오면 손 하나 까딱하기 싫다. 요 며칠 집안 정리를 못했더니 또 다른 문제가 김 씨의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바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로 인해 쓰레기 버리는 날짜를 놓쳤다. 제때 분리배출이 되지 않으면서 집안에 쓰레기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배출 날짜가 완화됐다는 기자의 말에 오히려 약간의 성질을 내며 “퇴근 후 애들 뒤치다꺼리를 하다보면 여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물부엌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김 씨는 “어쩔 수 없이 플라스틱, 종이류 등 재활용 쓰레기를 대형 종량제봉투에 꾸역꾸역 담아놓고 일반쓰레기에 버린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사실 워킹맘들에게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큰 짐으로 느껴져요. 언제든지 편하게 버리면 되던 분리배출도 시간에 쫓기다보면 오히려 분리배출이 더 안 된다”며 “잘못된 것은 알지만 행정이 편해지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는 데 일반 서민들의 삶도 고려가 돼야 하지 않느냐. 요일별 배출제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것인지? 쓰레기의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조금은 짜증 섞인 투로 대답했다. 김 씨의 경우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쓰레기 분리배출이 되고 있지 않았다.

#재활용 확대 취지면 정보나 교육이 절실
이에 반해 제주시 도남동에 거주하는 이지희(56, 가명) 씨는 직장인이지만 자녀들이 이미 대학생이거나 결혼 등으로 남편과 둘만 산다. 2층 집을 소유한 넉넉한 살림이지만 젊은 시절부터 절약 습관이 몸에 배인 탓인지 종량제봉투에도 쓰레기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담아서 버렸다.
그리고 비닐이나 플라스틱, 우유팩 등도 일일이 깨끗이 씻어서 차곡차곡 물부엌에 정리해 놓았다. 요일별 쓰레기 배출로 인해 일주일 혹은 이주일 정도 집안에 쓰레기를 보관해야 할 경우가 많아졌다. 그로 인해 쓰레기에 음식물이 묻어 있으면 그 냄새가 집안으로 그대로 퍼지기 때문이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시행되면서 이 씨의 쓰레기를 대하는 태도도 조금씩 변해갔다. 우선 쌓여가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마트나 시장을 갈 때 꼭 장바구니를 챙긴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서 비닐봉투가 집안에 많이 쌓인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되도록 소포장된 식품보다 포장이 되지 않은 음식 재료들에 더 손이 가게 됐다.
이 씨는 “집안에서 분리수거를 해서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며“특히 종이인지 비닐인지 구분이 안가는 포장지들이 흔한데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가 재활용을 확대한다는 취지라면 이에 대한 정보나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씨는 “요즘 사무실이나 학교 동창 야유회, 산행 그리고 학교에서 쓰레기를 분리수거는커녕 함부로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며 “이에 대한 단속이나 대책이 필요하고 쓰레기 줄이기 모범 사례의 경우는 세제 혜택을 준다든가 동별로 포상제도 등을 도입해서 요일제 쓰레기 배출제가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 요법을 함께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이 씨는 “요즘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혼밥, 혼술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 자녀들도 보면 집에서 밥을 해 먹기보다는 편의점의 도시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경제적으로 독립중인 젊은 세대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귀찮아서 정착되지 않고 있어 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원순환형 쓰레기 정책 전환의 절실 요구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제주시 쓰레기 행정에 대한 불복 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에게 고통을 강요하면서 혼란을 초래한 행정이 시민 탓으로 돌리며 밀어붙이기 행정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 제주도민의 방에서 ‘쓰레기 정책에 대한 시민 제안 토론회’를 갖고 현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를 성토했다.
토론회에서는 시민들의 분노에 대해 “쓰레기가 집에 쌓이고, 버릴 시간이 없고, 지키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편 사례를 제시하면서 인구유입과 관광객, 건축폐기물 증가로 인해 증가한 쓰레기 문제를 도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은‘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시 해운구, 서울 서초구, 동대문구, 광진구 등 타 지방 행정시가 요일별 배출제를 폐지했다며 그 이유로 배출해야 할 쓰레기 종류가 복잡하다보니 쓰레기 무단투기가 심해졌고, 이로 인해 주민 불편과 관광지 미관을 해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토론자들은 “시민불편만 강요하는 요일별 배출제는 하루속히 폐기돼야 한다”며“대신 분리수거는 더욱 강화해야 하는데 쓰레기 관련 예산과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여 자원 순환형 쓰레기 정책으로 전환하라”고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현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성명서와 언론 기고문을 통해 제주시 쓰레기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주문한다는 방침이다.
모 시민단체는 쓰레기 분리배출이 안되는 근본 원인을 세계경제 불경기로 원자재 가격 폭락에 따른 종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고철 가격이 하락했다는데서 원인을 짚었다. 그로 인해 재활용품을 수거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어르신이나 영세민들이 수거를 외면하면서 매립장 포화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시점에서 행정당국이 가장 효과적인 정택은 쓰레기로 버려지는 종이와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에 수거보조금을 지불해서 재활용품을 최대한 분리해서 재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귀포시가 폐지 수거보조금을 kg당 30원을 지불함으로써 클린하우스에 폐지배출량이 급감하는 현상이 이를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자원재활용사업에 재정지원과 일자리창출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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