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6호 사찰사경
제주불자들의 ‘마음의 고향’ 관음사
한라산 650m 기슭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 관음사는 제주불교의 중심 사찰이다. 그 힘의 근원은 제주의 불교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제주의 여러 신화, 전설, 민담에 관음사를 괴남절(제주 방언으로 관음사), 개남절, 동괴남절, 은중절이라고 민간에 유포되어 전해온다. 이후 지난 1908년 안봉려관 스님에 의해 중창되었다. 스님은 절의 외형을 갖추는 불사가 일단락되자, 제주 중심지인 중앙로에 시내 포교당인 대각사를 세워 제주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펼친다.
그러나 관음사는 1939년 불이나 대웅전 등이 불타 없어지고, 1948년 제주 4·3 당시 전략적 요충지였다. 토벌대와 입산 무장대가 관음사를 중심으로 상호간 첨예하게 대치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관음사는 모든 전각이 전소되었다.
한라산이 입산금지가 풀리면서, 지난 1969년부터 대웅전을 시작으로 선방, 영산전, 해월각, 사천왕문, 일주문, 종각 등이 차근차근 불사가 이루어지면서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제주불교의 역사를 밟아온 관음사, 그것은 비운의 섬 제주가 걸어온 슬픈 역사와 닮은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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