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문답의 긴 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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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문답의 긴 경 (3)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4.0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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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375>

《맛지마 니까야 : M43》

6. “도반이시여, ‘느낌, 느낌’이라고 말하는데, 무슨 이유로 느낌이라고 합니까?”
“도반이시여, ‘느낀다, 느낀다.’고 해서 느낌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느낄까요? ‘즐거움’이라고도 느끼고,‘괴로움’이라고도 느끼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이라고도 느낍니다. 도반이시여, 그러므로 ‘그것이 느낀다, 느낀다.’고 해서 느낌이라고 합니다.”

【해설】

세존께서는 방편에 따라 느낌을 두 가지로, 세 가지로, 다섯 가지로, 여섯 가지로, 열여덟 가지로, 서른여섯 가지로, 백여덟 가지로 설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일컬어 108 방편 법문이라 합니다.

사리뿟따 존자는 본경에서 마하꼿티따 존자에게 세 가지 느낌만을 말했습니다.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일러 세 가지 느낌이라 말합니다. 

이런 세 가지 느낌 가운데 즐거운 느낌은 탐욕의 잠재적 성향과 관계가 있고, 괴로운 느낌은 분노-증오의 잠재적 성향과,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은 무명의 잠재적 성향과 관계가 있습니다. 

몸이 아파서 괴로워하는 것은 육체적인 느낌이고 이것이 증폭되어 마음까지 아픈 것은 정신적인 느낌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각적 쾌락을 충족시키려고 더 좋은 느낌을 추구하기 때문에 항상 느낌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두 가지 느낌이란 육체적, 정신적인 느낌을 말하고 여기에 즐거움과 괴로움을 각 덧붙이면 4가지이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捨根]을 더하면 다섯 가지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바로 느끼는 것입니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眼耳鼻舌身意]이 여섯 가지 감각대상[色聲香味觸法]인 육경(六境)에 부딪쳐 시각의식, 소리의식, 냄새의식, 미각의식, 감촉의식, 마노의식(意識)이라는 육식(六識)이 일어날 때 느낌도 함께 일어납니다. 이것이 여섯 가지 느낌입니다.

예컨대, 맑은 하늘을 보면 상쾌한 느낌을 느끼듯이 눈의 감각기관이 대상[色]을 만나면 시각의식[眼識]이 생김과 동시에 느낌이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가 안다는 것은 모두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느낌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부귀영화가 모두 느낌입니다. 즉 일체사가 모두 느낌입니다. 따라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가 상수멸(想受滅)에 들지 않는 한 느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세존의 가르침입니다.

흡연과 알코올 중독, 도박, 사랑, 돈, 명예, 권력 등등은 모두 느낌이 일으킨 갈애 때문이고 이를 집착하면 번뇌, 망상으로 번지게 됩니다. 특히 자본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메스미디어를 통한 광고는 인간의 느낌을 무한대로 자극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느낌은 항상‘바로 여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즉 내 몸과 마음에 있습니다. 수행자가 느낌이 일어날 때 느낌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그 순간에 연기가 회전하여 갈애를 일으키고 집착을 하여 업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를 두고‘지혜 없이 마음에 잡도리함’이라 일컫습니다. 반면에 느낌은 조건발생적인 것으로 느낌은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나의 느낌이 아니라는 알고 보는 것을‘지혜롭게 마음에 잡도리함’이라 합니다.  

세존께서는 느낌에서‘무상-고-무아’의 법을 보시고 108번뇌를 멸진시켜 열반을 성취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자리는  보드가야의 보리수나무 아래가 아니라 느낌에서 갈애로 넘어가지 않는 자리입니다. 그런 이유로 바로 이 자리를‘황금의자’라 합니다.     

느낌에 끌려가면 세간의 삶을 사는 것이고, 끌려가지 않으면 출세간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존의 사자후는 이러합니다. 

“느낌들이란 참으로 거품과 같다. 이러한 느낌에 연연하지 말고 느낌의 무상함에 사무쳐야 한다.(S2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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