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 동안 썩지 않는 비닐류, 제발 분리수거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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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년 동안 썩지 않는 비닐류, 제발 분리수거 부탁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4.07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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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제주불교신문사 공동 프로젝트-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9>

- 쓰레기 문제의 해법 고경실 제주시장에게 듣다 <하> -

타 지방도 받아주지 않는 제주의 쓰레기
최근 중국서 처리했지만 사드로 ‘불투명’
이제 더 이상 갈 곳 없는 제주의 쓰레기
윤회 바로 알고, 분리수거 통한 ‘재활용’

 

내년 5~6월이면 봉개 회천동의 쓰레기 매립장이 만원, 결국 쓰레기의 근본 해결은 재활용 뿐이라고 강조하는 고경실 시장이 도내 쓰레기 매립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내 불자들에게 ‘재활용 요일제 배출’에 대해 부탁의 한 말씀 해주신다면?

고경실 시장=한라산 영실 기슭에 자리한 존자암은 기원 전, 석가모니부처님의 여섯 번째 제자 발타라 존자에 의해 남방 불교전래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려시대 법화사, 수정사, 원당사는 비보사찰로 그 시대 제주불교의 융성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절오백 당오백’이란 말을 남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을 볼 때 제주는 부처님의 청정한 도량입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이 같은 불국토인 청정도량 제주의 중산간에는 쓰레기 매립장이 29곳이나 있습니다. 이를 확대해 본다면 지금의 제주는 불국토라는 이름에 걸 맞는지 반문해 볼 수 있습니다. 

불자의 한 사람으로 부처님 성지에 쓰레기의 냄새나고 찌든 세속의 병폐 속에 부처님의 법의 향기가 깃들 수 있겠습니까? 불자들의 청정도량을 만드는 것이 바로 재활용 요일별 배출제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주가 깨끗하고 향기로운 섬이 돼야 부처님이 제주에 나투실 겁니다.

우리는 호신불을 지니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삿된 행위를 하면 호신불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서 멀어져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청정도량이 없어진 이곳에 각종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면 부처님의 성지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제주는 역사적으로 볼 때 부처님의 청정도량이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그 청정도량을 망쳐놓고 있지는 않는지, 불자들이 각성 차원에서, 불교적 관점에서 제주를 청정하게 만드는 운동을 적극, 펼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내 사찰 주변은 비교적 깨끗하게 정리하고 청소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도량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자들은 그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현하고 있는지, 내가 하더라도 내 주변에 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는지요? 부처님의 청정한 사상을 받드는 불자들은 자연과 문화의 소욕지족(小欲知足)의 삶을 전파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는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흙으로 돌아간 우리는 그 DNA가 다시 모여, 그동안 살았던 업력에 따라 인간으로, 곤충으로, 식물로 다시 태어납니다. 우리의 존재는 단지 육신이 흙으로 돌아갈 뿐 우리의 존재는 죽지 않습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제법무아(諸法無我)라 했습니다. 제행무상이라 함은 이 세상의 모든 사건과 존재들은 무수한 인과 연들에 의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지만 그 인연이 다하면 소멸하는데 모든 것은 고정적일 수 없고 더더욱 영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법무아는 모든 것이 나에게 적용됐을 때 모든 것이 고정된 실체가 없듯이‘나’라는 존재 또한 무수한 인과 연들에 의한 작용임을 바로 알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자연과의 협력관계, 그 정신을 훼손한다면, 나 스스로를 훼손하는 꼴이 됩니다. 우리가 죽으면 나무와 꽃이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12개월이면 다 변한다고 합니다. 나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12개월이면 나고 죽음을 반복합니다. 즉, 1년이면 나의 육체를 구성하는 몸이 죽고 새로운 몸이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 영혼은 그대로 일지라도 말입니다. 우리 삶은 늘 자연과 함께합니다. 깨끗한 공기와 물 등이 우리 세포를 새롭게 만듭니다. 그 세포들이 청정함을 만들 때 우리는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한라산에 비가 내리면 중산간 지역의 골프장의 농약 그리고 쓰레기 매립장의 침출수, 도심 속의 쓰레기와 우리의 배설물 등이 빗물에 씻겨, 결국 바다로 모이게 됩니다. 그 찌꺼기를 바다에서 생활하는 각종 물고기와 해초류들이 맛있게 영양분으로 섭취합니다. 그러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와 해초류는 환경호르몬에 오염이 되겠지요. 우리는 그것을 맛있다고, 싱싱하다고 먹습니다. 결국 최종 포식자인 우리 인간이 그 덫에 걸리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뿌린 씨앗에 병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수많은 질병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 순환적인 이치를 잊고, 부처님이 아무리 우리를 자비롭게 보살펴 주고 싶지만 네가 버린 것에 대해 부처님은 공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윤회의 고리를 통해 내가 저지른 업을 다시 받게 되어 있습니다. 내 거짓말로 인해 상대방이 피해를 받았다면, 결국 나 또한 그 거짓이라는 업에 의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쓰레기를 버리고 자연을 아프게 하면 그 아픔은 내가 되돌려 받습니다. 우리는 이를 망각하고 현실에 안주하다보니 나의 육근에게만 충족하며 삽니다. 육근의 도적들을 배불리는 삶입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불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현재 쓰레기 매립장이 하루에 130톤 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50톤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90톤은 쌓아놓고 있는 현실입니다. 과연 이 쓰레기를 땅 속에 묻어야 하겠습니까? 톤당 11만 5천원 씩 타 지방에 가서 팔아야 하는데, 타 지방에서도 제주의 쓰레기를 받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 쓰레기를 한 달 동안 중국에 가서 떠돌다가 퍼 두고는 왔지만 최근 사드문제로 인해 받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의 쓰레기는 갈 곳이 없습니다. 

내년 5~6월 경이면 회천(봉개) 쓰레기 매립장 18만평이 가득 찹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도의 새로운 광역폐기물 처리시설인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양돈장 이설로 인해 지지부진 하다가 지난달 협약체결이 체결되면서 조성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여기가 다시 차면 또다시 쓰레기는 어디로 가야합니까. 

근본적으로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 쓰레기 분리수거가 아주 잘 정착되어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 해결의 근본 대안은 재활용에 있습니다. 우리는 헌옷도 그냥 버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를 재활용한다면 쓰레기가 아닌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먼저 돼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이 버린 종량제 봉투를 살펴보면 50%이상이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종량제 봉투안에 보면 라면이나 과자봉지, 비닐봉지 등 비닐류는 기름으로 재활용됩니다. 비닐류가 석유화학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이를 재활용한다면 얼마나 국가산업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제주시에서 비닐류가 기름으로 재활용되는 과정을 동영상 홍보물을 만들어 적극 인식 개선에 앞장서려 하고 있습니다.

비닐은 5천년 동안 썩지 않습니다. 제발 분리수거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플라스틱, 요구르트 병 등은 모두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우유팩, 요구르트병을 씻기를 귀찮아하기 때문입니다. 물에 헹궈서 버려야 하지만 그 안에서 씻지 않는 것들로 인해 결국, 재활용도 힘들고 그 안에서 나오는 침출수로 환경오염이 됩니다.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그 귀찮음 때문에 매립하거나 소각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 속에, 분리수거에 따른 재활용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자원 재활용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초기 단계인 만큼 논란도, 부작용도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10년안에는 제도가 정착된다면 제 소임은 다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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