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이기, 절약 차원 넘어 생명 존중 마음 낼 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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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줄이기, 절약 차원 넘어 생명 존중 마음 낼 때 ‘가능’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7.04.1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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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제주불교신문사 공동 프로젝트-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10>

본지가 9차례에 걸쳐 ‘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를 연재하며 결론을 맺는다면 쓰레기 줄이기 운동은 인간의 습관과 연결된 하나의 환경 실천운동이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가볍게 해 나갈 필요성을 절감했다.

쓰레기 줄이기는 가장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관련된 부분이라서 강하게 밀어붙이면 대중들의 저항도 크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재활용 쓰레기 배출제’도 24시간을 자유롭게 배출하는 시스템에서 갑자기 요일별로 정해진 품목별로 배출에 불만의 목소리는 당연했다. 당장 급한 불을 끄겠다고 행정에서 밀어붙였지만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행정에서도 시민들의 다양한 생활패턴을 세밀하게 분석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재활용장려금을 지급하는 한편 향후 수시 재활용품을 배출 할 수 있는 준광역 클린하우스 설치 등 단계별 문제점을 보완하고 주민들의 의식수준을 변화시키는 교육과 홍보에 강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 밝혔다.
결국 억지로 할 경우 대중들의 반감과 거부감이 나타났고, 지속적인 교육과 다양한 시도, 가볍게 할 수 있는 실천이 필요해 보였다.

특히 정토회는 냉장고 정리의 시작이 쓰레기 줄이기 출발점이라 보고있다. 냉장고를 꾸준히 관찰하여 그 안에 쌓이던 음식물이 줄어드는 효과를 인식하게됐다. 쓰레기 줄이기는 모든 단계가 완벽해야 하는게 아니다. 하나하나 가볍게 시도해 보고 기록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수행과 더불어 왜 적게 쓰고 적게 먹어야 하는지 소박한 삶에 대한 경험을 터득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쓰레기 줄이기 운동은 물건 사용량을 줄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이웃과 자연환경을 공경하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사진은 정토회에서 실천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제로 6단계 홍보 팸플릿.

#결국, 욕심 내려놓고 나눔 실천할 때
맑은 마음으로 욕심을 버리고 나눔을 실천할 때 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게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이를 실천함으로써 이웃과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통해 깨끗한 땅을 만들 수 있다는게 기본정신이다. 
특히 정토회는 소비 지향적인 탐욕과 경쟁중심의 생활양식이 오늘날 인류는 물론 뭇 생명들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생태위기를 불러왔다는 데 참회하고 지난 1999년부터‘쓰레기제로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도시’라는 공간에서 쓰레기 없는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쓰레기 제로운동을 전개하면서 정토회 내에서는 밖으로 배출되는 쓰레기의 제로화, 음식문화의 전환으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와 음식물쓰레기의 완전 퇴비화, 화장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뒷물 이용하기, 캔 제품 사용의 억제를 위한 캔 제품 반입금지 등 보다 근본적인 관점에서 실천활동을 해 오고 있다. 

쓰레기 제로운동은 현대 사회에서 도시라는 생활공간이 가지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지만 생태적 위기라는 현실상황 속에서 새로운 실천적 대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여, ‘쓰레기제로’라는 근본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수준과 방법들을 직접 체험을 통해 확인하고 보완했다. 궁극적으로는 축적된 경험들을 토대로 대중적인 시민 실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왔는데 이는 불자들이 함께 동참하고 이와 같은 시스템을 널리 확산시키는데 더 큰 동력이 필요해 보였다. 

#쓰레기에 대한 인식 개선이 먼저
그동안 쓰레기는 우리의 생산과 소비활동을 통해 최종적으로 배출되는 물질로써 인식되어왔다. 따라서 쓰레기가 사회문제가 되었을 때 해결방식은 주로 배출된 결과물로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정부는 행정을 통한‘청소’차원에서 쓰레기를 수거하고 매립 또는 소각 처리해 왔으며, 시민들은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를‘규격봉투’에 담아 배출하는 것으로 역할을 다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던 것이다. 하지만 환경위기시대에 우리는 쓰레기 문제를 생활 환경오염의 차원을 넘어 지구상의 유한한 자연자원을 고갈시키는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자원 과소비형 생산과 소비양식을 유지하고서는 문제해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쓰레기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후 처리적 관점에서 사전예방적인 관점으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생활인이자 소비자로서 생활속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과 유형, 특성들을 발견해 내고, 물건의 유통과 구매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개선할 것을 요구해 나가는 것이 쓰레기 줄이기 운동의 전체모습일 것이다. 

# 편리함이 가져오는 ‘생명의 죽임’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이 제공하는 편리함에서‘거리’를 둘 수 있는 용기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의 소비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즐기고 수고로움을 감내하려는 마음을 이끌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 작동하는‘생명의 죽임’ 현상을 자각토록 하고, 나아가 자발적으로 선택한‘불편함’이 가져다 주는 기쁨과 정신적 풍요로움의 참 맛을 직접 확인하고 체험하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지름길이다. 일반시민들도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을 계발해 경험하지 않은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를 해소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실천하기
우리는 그동안 환경과 생명을 파괴시켜 왔던 사례들 가운데서 과정을 소홀히 하고 결과에만 집착하여 급하게 서두름으로써 나타났던 문제들을 무수히 보았다. 자연 생태계가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서 경쟁적으로 파괴하고 오염시켜 온‘생산력 증대주의’역시 그 속에는 바로 속도주의와 결과 중심주의로 흘러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논리가 오늘날 환경을 보존하고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들 속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환경개선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들은 결국 목표로 했던 효과도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측면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결과에 집착하여 과정을 소홀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재활용 쓰레기 배출제도도 짧은 시간에 눈에 띄는 효과를 얻으려고 하기보다는‘과정’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실천과정에서 나타나는 성과와 문제점들을 느리지만 철저하게 분석하고 검증해야 할 것이다. 재활용 쓰레기 배출제는 머리로 이해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느리지만 철저한 실천을 통한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머리와 손발이 일치되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둬야 할 것이다.

#쓰레기가 결국 자원, 재활용 요일별 배출제
재활용 요일별 배출제는 바로 생활환경오염의 차원을 넘어 자원절약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 줄이기 운동은 물질 또는 물건의 사용량을 줄이는데 머무르지 않고 이웃과 자연환경을 공경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나아가야 한다. 지역과 국가, 지구적인 차원에서 자원이 불평등하게 편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웃인 지역과 국가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경쟁적인 자원채취와 이용행위를 막아내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불교적 관점에서 본다면 물질 사용에 대한 절약의 차원을 넘어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의 존재로서 소중하게 모시고 공경해야 할 대상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쓰레기 줄이기의 기본이자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내 주변을 이루고 있는 모든 식물과 동물을 이러한 관점의 전환이 토대가 될 때 모든 물건은 적절한 자리에서 충분한 자기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면서 수명이 다하도록 끝까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제주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쓰레기’문제를 불교적 해법으로 풀어보고자 했던‘제주시·제주불교신문 공동 프로젝트-쓰레기 없는 행복 세상만들기’를 애독해 주신 독자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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