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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문답의 긴 경 (4)초기경전으로의 초대 <376>

《맛지마 니까야 : M43》
7. “도반이시여,‘인식, 인식’이라고 말하는데, 무슨 이유로 인식이라고 합니까?”

“도반이시여,‘인식한다, 인식한다.’고 해서 인식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인식한다고 할까요?‘푸른색’이라고도 인식하고,‘노란색’이라고도 인식하고,‘붉은색’이라고도 인식하고,‘흰색’이라고도 인식합니다. 도반이시여, 그러므로‘인식한다, 인식한다.’고 해서 인식이라고 합니다.”

8. “도반이시여, 그러면 느낌과 인식과 알음알이라고 하는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습니까? 혹은 분리되어 있습니까?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이 가능합니까?”

“도반이시여, 그런데 느낌과 인식과 알음알이라고 하는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도반이여, 느끼는 그것을 인식하고, 인식하는 그것을 분별해서 압니다. 그러므로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 이 법들을 잘 분리하여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해설】
‘각묵’스님의 표현을 빌면, 인식(산냐, 想)은 대상을 받아들여 개념(notion)작용을 일으키고 이름 붙이는(naming) 정신 작용입니다. 예컨대, 책상이 있다면 그것을 책상이라고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아비담마와 유식에 의하면, 느낌과 인식은 모든 마음[識]과 반드시 함께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즉 느낌이 어떤 대상을 느끼면 인식도 바로 그 대상을 인식한다는 말이고, 인식이 어떤 대상을 인식하면 알음알이도 바로 그 대상을 분별해서 안다는 뜻에서 이 법들은 결합되어 있고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사리뿟따 존자(사리불)는 마하꼿티따 존자에게 친절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금은방에 진열된 금반지를 보고 어린아이는 반짝반짝 빛나고 모양새가 둥글다는 정도만 압니다. 시골 농부는 이것은 아름다운 장신구로 여자들이 좋아하고 또 팔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 금반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또는 반쯤 섞인 도금한 것인지를 식별하는 지혜가 없습니다. 금속세공인은 이런 지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인식[想]은 천진한 어린아이가 금반지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대상의 모양과 색깔 정도만 알기 때문입니다. 알음알이[識]는 시골농부가 대상을 분별해서 아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금속세공인은 이 모든 것을 다 압니다. 대상의 무상·고·무아라는 특징을 아는 통찰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이 사물을 인식하고 이름 붙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생각을 펼쳐나갈 때 인식이 없다면 대상-현상을 알아차릴 수 없으므로 인식은 왕을 수행하는 대신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식, 즉 개념작용은 다른 한편 무수한 취착을 야기하고 해로운 심리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초기경전의 여러 문맥에서 인식은 부정적이고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금강경」은 버리고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인식으로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들고 있습니다. ‘구라마집’ 스님은 이런 인식들은 단지 인식에만 머물지 않고 존재론적인 고정관념으로 고착됨을 아시고  「금강경」에서 인식을 ‘상(想)’으로 옮기지 않고‘상(相)’으로 번역하였습니다.   

우리는 자기의 관점에서 대상에 대한 어떤 생각 또는 인식을 갖습니다. 항상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인식하기 때문에 마음이 대상을 인식할 때 제 분수대로 번뇌, 망상을 하고 마음속에 관념, 이념, 견해 등의 상[相]을 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전도경」(A4:49)에서는 존재의 실상이 무상(無常)하고 고(苦)·이고 무아(無我) 이고 부정(不淨)함에도 늘 즐겁고 자아이고 깨끗한 것, 즉 상락아정(常樂我淨)으로 여기는 것을 인식의 전도라고 하여 이를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에서도“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 구경열반(究竟涅槃)”을 강조하고 있는데 다 같은 뜻입니다. 다른 한편, 「기리마난다 경」(A10:60)에는  깨달음을 증득하고 해탈, 열반을 실현하기 위해서 계발하고 닦아야 하는 고상한 인식 10가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주불교신문  jejubulg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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