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 왕자는 지혜로운 수행자를 초청해서 공양하기를 좋아했어. 그날도 만호왕자는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들을 초청해서 공양을 할 참이었어. 그런데 주리반특 스님만 빼겠다는 거야. 까닭은 그래.
주리반특 스님이 어떤 사람의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렇대. 그렇게 머리가 나쁘고 지혜가 없는 수행자에게는 공양을 올릴 수 없다는 거지. 부처님께서는 주리반특 스님이 참으로 지혜와 신통력이 있는 수행자라고 조용히 타일렀어. 그런데도 거만한 만호왕자는 기어이 주리반특 스님을 빼고 공양을 올리겠다는 거야. 부처님은 짐짓 못 이기는 척 그렇게 하라고 하셨어.
만호왕자는 일이 자기 뜻대로 되자 신이 나서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단다. 그 날 밤 부처님과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은 때맞추어 만호왕자의 성으로 공양을 받으러 왔어. 만호왕자는 가장 먼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려고 공양그릇을 달라고 했어. 그 나라에서는 원래 수행자들이 자기 공양그릇을 가지고 다니거든.
“아이고 이를 어쩌나! 내가 깜박하고 내 공양그릇을 주리반특 방에 두고 왔다네. 자네가 좀 가져다주겠나.”
이러는 거야. 기분이야 좀 그랬지만 어쩌겠어. 존경하는 부처님 말씀이니 만호왕자는 할 수없이 주리반특 스님이 수행하고 있다는 곳으로 찾아갔지.
그런데 그곳에서 만호왕자는 정말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되었어. 글쎄 주리반특 스님이 신통력으로 나무 500 그루를 만들어 놓고 또 다시 자기 몸을 500개로 만들어서 그 나무들 아래 앉아 태연히 참선을 하고 있는 거야. 순간 만호 왕자는 몹시 당황했어. 도대체 누가 진짜 주리반특인지 알 게 뭐야. 만호왕자는 하는 수 없이 빈손으로 부처님께 돌아왔어.
“부처님, 여차 저차해서 공양그릇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빙긋이 웃으며 말씀하셨어.
“가장 중앙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며 ‘지혜롭고 진실한 주리반특이여, 일어나소서.’ 하고 말해보시오.”
만호왕자는 그 길로 달려가 그렇게 말하니 과연 맨 가운데 있던 주리반특 스님이 일어나더래.
그래서 어찌되었냐고?
당연히 이렇게 되었지.
거만한 만호왕자는 죽도록 사죄하고 주리반특 스님을 모셔다 정성껏 공양을 올려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