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경로잔치 베푼 산방사 벽공스님 인사말서 강조
지난 15일 안덕체육관서…18개 경로당 1200명 참석
“언제 도지사 노래 들어보크라. 13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안 호영 왔주. 죽어지지 안 호즉, 걸어지믄 그때까지 경로잔치 헐 테주.”
지난 15일 안덕생활체육관에서 열린 산방산 산방사 13회 나누는 효심 함께하는 경로잔치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축사에 이어 어르신들의 성화에 재롱(?)을 피우며, 어르신들에게 함박웃음을 안겨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오원길(안덕면 덕수경로당, 88) 어르신은 도지사의 노래를 들으며 흐뭇해한다.
이날 원 지사는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으려고 왔던가 비린내 나는 부둣가엔 이슬맞은 백일홍 그대와 둘이서 꽃씨를 심던 그날도 지금은 어디로 갔나 찬비만 내린다~”애창곡‘선창’을 부르자 어르신들은 박수갈채를 보냈고, 도지사는 넙죽 큰절을 올리는 등 이날 경로잔치는 한층 무르익었다.
산방사 주지 벽공 스님은 인사말에서 “제가 올해 70인데 저도 여기에 앉아 있어야 할 것 같다”며 농을 건넨 뒤 “제가 수행자로 살아있는 한 최선을 다해 어르신들을 모시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수열 스님(선광사 주지)·도종 스님(서귀포불교문화원 이사장)·탄해 스님(태고종 제주교구 종무원장)은 격려사에서 우선 이 같은 자리를 13년 동안 변함없이 만들어 준 벽공 스님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전한 뒤“여러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것은 스님들이 기도와 축원 덕분”이라며“늘 자녀들에게 고맙고 착하다는 말씀 해줄 때 어르신들은 130살까지 장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종 스님은 어르신들과 함께‘섬마을 선생님’을 부르며 어르신들의 옛 향수를 달래드리기도 했다.
김유헌 안덕면 노인회장은 축사에서“13년 째 안덕면 어르신들을 한 자리에 모신 산방사의 경로잔치는 안덕에서 제일 큰 행사”라고 산방사에 고마움을 전하며 “산방사에서 열어주시는 경로잔치 덕분에 어르신들이 장수하고 많이 참석할 수 있는 것으로, 이제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의 건강을 염원해주는 스님의 정성 때문에 내년 경로잔치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성지 도의원과 강경필 변호사도 축사도 통해“13년 동안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벽공 스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로잔치는 안덕면 18개 경로당에서 1200명이 어르신이 참석한 가운데 1부 식전 행사로 흥겨운 난타공연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서귀포불교문화원 연꽃합창단의 ‘서귀포시를 아시나요’ ‘100세 인생’ ‘내 나이가 어때서’ 등의 축가도 이어져 어르신들의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기까지 했다. 2부에는 각 경로당 별로 어르신들이 참가하는 노래자랑이 이어지고 경품추첨 등으로 흥을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