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가(僧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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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僧伽)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4.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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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섬부주(南贍浮洲)

승가는 삼보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이며, 삼보는 불교를 떠받치고 있는 세 개의 보배로운 기둥으로 삼보를 구성하는 불·법·승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불교는 성립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출가재가를 막론하고 삼보에 귀함을 불자로서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승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실천하며 그 가르침이 없어지지 않게 후세에 전하는 전법의 역할을 함에 있어서 핵심이 된다. 이는 과거 불교사를 보더라도 불교의 흥망성쇠가 승가 구성원의 자질과 능력, 타락 정도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는 교훈에서도 알 수 있다 하겠다. 

이처럼 승가 역할의 엄중함을 알기에  석가세존께서도 승가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규정을 계율로 정하여 엄히 강제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전통적인의 의미로 승가는 부처님의 교법을 믿고 실천하고자 하여 삭발한 비구·비구니 4인 이상이 모인 단체를 뜻하며, 비구·비구니는 구족계(具足戒)를 수지한 남녀 출가자를 말한다. 즉, 승가 구성원의 기본적인 자격조건은 현대적으로 표현한다면 법적으로는 독신이어야 하고 실질적으로는 먹여 살리는 부양가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은처승과 대처승은 원천적으로 승가의 구성원이 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승가는 현전(現前)승가와 사방(四方)승가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전승가는 특정한 장소와 공간에 4명 이상의 비구(니)가 거주하는 것을 말하고, 사방승가는 단위승가(현전승가)의 전체 연합을 뜻하는 것으로 지금의 중앙 종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나 사방승가든 현전승가든 그 구성원의 자격은 비구·비구니여야 한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원칙이다. 

이와 비슷한 단체로 교단(敎團)이 있는데, 교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기를 발원한 출가 재가의 모든 불자들의 모임으로, 지금의 제주불교연합을 교단으로 볼 수는 있으나 승가 또는 승단으로 볼 수는 없다. 

비구(니)는 범어 bhiksu(ni)를 음사한 단어로 걸사/녀(乞士/女)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는 위로는 부처님으로부터 밥을 구걸하고 아래로는 시주에게 밥을 구걸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중생으로부터 밥을 빎으로써 스스로 가장 낮은 자보다 더 낮게 세상을 살며, 왕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음으로써 가장 높은 자보다 더 높게 세상을 유행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걸사(녀)에 담겨있다 하겠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승단이든 교단이든 종권행사에 방해되는 세력을 제거하고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대쪽을 징계하고 처벌하는 일들이 부끄러움 없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불자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승단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어찌하여 도적들이 내 옷을 입고 거짓으로 꾸미며 부처를 팔아서 나쁜 업을 짓느냐”는 부처님의 엄한 꾸짖음이 들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보문 이도현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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