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모과꽃이 참 예쁘죠!
어머 정말 예쁘다예. 어떵 정 예쁜고!
어느 보살님 집 마당에 핀 모과꽃이 이파리와 꽃잎이 어우러진 게 참 고왔다.
노란 모과 열매는 많이 봤지만 모과 꽃은 처음 봤는데
꽃이 장미꽃보다는 작고 꽃 이파리도 너무 진하지도 않은 연분홍빛을 띠고 있는 게 딱 봄날에 어울리는 그런 꽃이었다.
한창 모과꽃을 칭찬하고 돌아서려니 멀찍이 키 작은 동백나무 한 그루가 주차장 입구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순간 어느 보살님이 ‘저 꽃은 별로 안 예뻐.’이런 말이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닌가.
그 동백꽃은 계량종이라 그런지 꽃잎수도 많고 시든 잎들은 갈색으로 변해있는데다가
꽃 이파리도 너무 뻣뻣하게 보이기까지 하니 모과꽃과 비교해서 보면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만.
그렇지만 대놓고 안 예쁘다고 하니 순간 꽃에게 너무 미안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둘째손가락을 들어 입에 가져다대면서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보살님은 얼른 그 말을 알아차리고 어쩔 줄 몰라 하며
키 작은 동백나무에게 두 손을 모아 사과하는 게 아닌가.
미안 미안 금방한 말 취소..
너도 참 예뻐.
정말 예뻐.
이렇게 싹싹 두 손 모아 빌기까지 했다.
그때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 참, 꽃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보살은 처음 보는데……
이 보살 엄청 착한 보살 아닌가.
부처님오신날에 연등꽃이 모과꽃, 동백꽃처럼 예쁘게 피었다.
그리고 꽃에게 미안해하는 보살님들 마음처럼 예쁘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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