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다림법회?
상태바
시다림법회?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6.09.02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우-남섬부주(南贍浮洲)

2016년 여름은 없는 서민들이 안으로 밖으로 많이 시달린 시련의 시기였다.

밖으로는 1994년 이후 최악의 폭염과 39일이나 되는 최장기간의 열대야에 전기요금 폭탄으로 한증막 같은 밤을 보내며 몸 하나 건사하는데 버거웠다.

화탕지옥(火湯地獄) 같은 무더위와 헬조선이라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며 안팎으로 시달린 올여름인데, 참 역설적이게도 ‘시달리다’라는 말이 자비와 지혜를 두축으로 하는 불교의 한 용어인 ‘시다림’에서 파생된 단어라는 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의 북문 밖에 있는 숲에 성안 사람들이 시체를 버렸는데, 이곳을 시타바나(sitavana)라 불렀고 시다림(또는 시타림)은 여기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후에 이곳에 죄인들을 가두어 머물게 했는데, 이들이 귀신들로부터 많은 시달림을 받게 되면서 차가운 기운이 서린 숲이라 하여 한림(寒林)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수행적인 측면에서도 두타행의 두 번째인‘공동묘지에서의 수행’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런 연유를 가진 시다림에서 “시달리다, 시들다, 시들시들, 시득시득” 같은 말들이 파생되기도 하였는데, 특이하게도 전세계적으로 시다림법회를 행하는 곳은 한국불교가 유일한데 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하겠다. 

시다림 법회는 장례식장 등에서 돌아가신 이를 위하여 행하여지는 불교의식으로 망자가 이승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베푸는 법석(法席)이며 고인에게 법문을 들려주어 이 생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상의 도리를 깨닫게 해주는 것과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염불 등의 의식이 진행되는데, 시신이 화장 또는 매장으로 장례를 마칠 때까지 행하게 된다. 

장례식장에서 상을 치르면 시신은 영안실에 안치되고 영가를 모시는 별도의 영단(靈壇)을 설치하는데 이를 빈소(殯所)라 한다.  전통 장례의식에서는 입관하기 전에는 빈소를 차리지 않고 망혼에 대한 의례로 행하지 않으나 불교제례에서는 입관여부와 관계없이 고인의 위폐와 영정을 모시고 의식을 행할 수 있으며, 입관 후에 상복을 입고 조문객을 받는 것은 유교의례 동일하다. 특히 강조되는 것이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이 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옛 어른스님들의 말씀인데, 유족들의 울음은 망자가 이 세상에 대한 애착을 더 강하게 할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직 독경과 염불만이 망자에게 복덕이 되고 도움이 되어 선업의 힘이 강해진다고 한다. 

영가에 대한 예도 유교식과는 달리 3배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3배  에는 “영가에 대한 예의, 영가의 극락왕생 기원(또는 인로왕보살에 대한 감사의 예), 삼보에 대한 귀의”라는 세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시다림 법회시 반드시 스님을 모시고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포교사 염불팀이나 염불봉사 신행단체의 도움을 청하여 진행하여도 무방하고 만일 스님이 시다림법회를 주관할 때는 49재는 반드시 그 스님의 재적사찰에서 하는 게 예의라 하겠다. 

서민들의 전기료 누진세 폭탄 걱정에 하늘이 응답하여 에어컨을 켜준 덕분에 기상청도 30일만에 처음으로 날씨 예측에 성공하게 되었다.

헬조선의 존재를 부인하는 권력 기득권층의 掩耳盜鍾(엄이도종)에 헬조선의 존재 속에서 시달리면서도 살아야 하는 7포세대의 외침이 들리지 않겠지만 고랑이 이랑 되고 이랑이 고랑 되듯이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게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불변의 진리 아닌가. 亦如是過(역여시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보문 이도현 (본지 객원기자· 포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