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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암 연화장세계에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을 승화시키다99년 만에 승가 후손들, 법정사 항일운동 영가에 법공양 올리다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을 이끈 66인 열사를 아미타부처님 품안으로 인도하기 위해 제주불교전통의식으로 천도재를 봉행하고 있다.

대한불교원각회 쌍계암(시자 정효)는 ‘2017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일환으로 ‘쌍계암 연화장세계에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을 승화시키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13일 제주불교전통의식으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주역인 66인 영가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했다. 그 현장의 소식을 전한다. <편집자 주>

“김연일 영가, 강창규 영가, 방동화 영가, 김삼만 영가~”

무오년 1918년, 제주도내 최초이자 최대 항일운동으로 불교계가 주도한 전국 최대 규모의 무장항일운동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의 주역 66인 영가들이 서방정토 아미타부처님 품안에 들었다. 99년 만에 불교계 후손인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5호 제주불교의식 예능보유자인 구암 스님 등이 66인의 영가를 모신 의열사(義烈祠) 앞에서 제주불교전통의식으로 천도재를 봉행,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위령재는 지난 1995년부터 봉행됐지만 당시는 불교계 주도라는 성격이 불분명함에 따라 중문청년회의소 주관으로 유교식 위령재로 봉행됐다. 그 후 지난 2004년 무오법정사항일운동 유족회가 창립되고 회장에 수보 스님이 회장을 역임했지만 주변의 여건에 의해 불교식으로 위령재를 봉행하는 것은 10여년이 넘어 지난 13일 대한불교원각회 쌍계암(시자 정효)의 주관에 의해 처음 열리게 된 것. 그동안 스님들이 주도 세력이 일으켰던 법정사 항일항쟁인만큼 스님들의 영정을 모시고 유교적 방식으로 추모를 지내는 게 제주불교계 입장에서는 선조사들에게 면목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위령재는 ‘쌍계암 연화장세계에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을 승화시키다’라는 주제 아래 ‘2017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일환으로 문화재청과 제주도의 주최로 봉행하게 됐다.

그동안 광복회가 지냈던 춘기 위령재는 2014년 12월 법정사 항일항쟁유족회 회장인 수보 스님이 입적함에 따라 유족회를 이끌 회원들이 고령화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춘

천도재를 마치고 참석한 불자들이 함께 봉성을 하고 있다.

기 위령제도 유명무실해졌다. 그동안 춘기 위령재의 명맥이 끊겼고, 그에 따른 지자체에서 지원받던 예산도 끊긴 상태였다.

이날 후손들에게 99년 만에 법공양을 받은 무오법정사 주역 스님들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무오법정사항일항쟁은 1992년 재판기록이 발굴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동안 보천교의, 태을교 등의 토속종교가 일으킨 난으로 격하됐었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에 의해 불교계의 승려들의 주도로 지역주민들 70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항쟁이었다는 게 서서히 밝혀졌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그럼에도 불교계는 이에 대한 추진 사업을 주도적으로 앞장서지 못했었다.

이날 참관한 김두만 전 서귀포불교문화원장은 “천도재는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 바친 선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며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에 늘 후손들은 그분들의 넋을 기리며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원장은 “나라를 찾고자 행동으로 옮긴 스님들의 정신은 대단한 일”이라며 “광복이 그냥 온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주관하는 쌍계암은 위령재를 시작으로 법정사항일항쟁이 도민들에게 살아 숨쉬는 문화재 활용측면에 프로그램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법정사 인근 쌍계암에 봉안된 쌍계암묘법연화경(도지정 유형 제31호)과 무오법정사항일운동 발상지(도지정 기념물 제61-1호)를 연계한 역사문화 체험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13일 위령재를 통해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시작된 이번 문화재 활용 사업은 명상․다도체험(5월 13일, 6월 3일, 7월 1일, 8월 5일, 10월 7일)이 총 5회에 쌍계암과 법정사, 한라산 둘레길에서 자연에서 현대사회에 지친 정신과 육체를 힐링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그리고 1539년 판각된 쌍계암 소장 묘법연화경 목판 탁본 체험(7월 26일, 8월 5일)도 두 차례 진행한다. 특히 묘법연화경 가운데 신라 원효 대사께서 연화장 세계를 나타내는 가장 신비롭다고 한 광명진언을 판각하게 된다.

이번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주요 행사 소식은 쌍계암 카페(cafe.daum.net/Ssanggyeam)나 쌍계암(064-738-6789, 010-9460-5015)으로 문의하면 된다.

 

인터뷰 - 2017 전통산사 문화재 활용사업 추진한 쌍계암 정효 시자

 

“법정사항일항쟁 위령재 불교계가 꼭 해야 할 일”

 

“무오법정사항일항쟁 위령재는 법정사에서 스님들이 주도했던 항쟁이기 때문에 그 취지를 바로 살려, 불교계가 앞장서야 합니다.”

문화재 활용사업 추진한 쌍계암 정효 시자는 법정사항일항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법정사항일항쟁은 그의 손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효 시자는 “1992년 김봉옥 선생이 법정사항일항재 자료를 저에게 주셨고, 저는 그 자료를 정리해서 공표한 게 바로 제주의 호국불교 이미지를 전국에 각인 시키게 됐다”며 “그동안 법정사항일항쟁은 보천교의 난으로 폄하됐는데 강창규 스님의 손자도 그 내용을 잘 모를 정도로 비밀 속에 묻혀 있던 진실을 세상에 밝혀낸 ‘쾌거’라고 생각한다”고 23년 공직생활에서 가장 뜻 깊은 일이라 말했다.

정효 시자는 “내년이면 법정사항일항쟁이 100주년을 맞는데 제주불교연합회나 서귀포승가연합회 등 누구 추진하든 법정사항일항쟁 위령재는 불교계가 앞장서야 한다”며 “그 계획이 안 되면 쌍계암에서라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불교계가 법정사항일항쟁 위령재는 꼭 추진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정효 시자는 “불교계가 봉행하는 위령재는 이 같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불교계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호국 애국 승려들의 넋을 추모하고, 호국도량으로 전 국민들에게 뿌리 내릴 수 있는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철 기자  taiwan08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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