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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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난 스님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5.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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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서에서 찾은 신통방통 신통력이야기

등수스님은 신통력이 뛰어났대. 그날도 등수 스님은 한적한 산등성이 나무 아래 앉아 참선을 하고 있었어. 얼마나 깊은 경지에 들어갔는지 사람들이 오가는 것도, 떠드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할 정도였나 봐. 

그 때 마침 소 먹이는 사람, 양 먹이는 사람, 나무 하는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왔어. 
보아하니 스님 같은데 자기네들이 왁자지껄 떠들면서 일을 해도 꼼짝 않고 나무 아래 앉아 있거든. 

아무래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어떤 사람이 말했어.
“이것 보게 이 스님 참선에 취해서 죽은 모양이야.” 
“이 보시오? 스님!” 

사람들이 큰 소리로 불러도 대답이 없고, 툭툭 건드려 보아도 앉은 모양 그대로야.
“아이고 쯧!쯧! 불쌍한 스님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할 수 없이 등수 스님 머리 위에 마른 풀과 나뭇가지들을 모아 놓고 불을 질렀지.  그 나라는 사람이 죽으면 으레 화장을 했거든.

그런데 그 다음 날 등수 스님은 멀쩡하게 공양그릇을 들고 마을로 공양을 받으러 왔어. 
사람들은 놀라서 기절할 뻔 했겠지? 왜 안 그러겠어. 분명히 자기네들 손으로 화장을 하고 내려왔는데 말이야.

놀라는 마을 사람들에게 등수 스님이 이런 노래를  불러주었대. 
 
만약 수행자가 금강삼매를 얻으면 
그 사람은 불이 태울 수 없고 
칼로 칠 수 없고 
물에도 떠내려가지 않는다네.

그 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등수 스님을 “다시 살아난 스님”이라고 불렀대. 

/김희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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