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신앙과 불교방송건립서원
상태바
사리신앙과 불교방송건립서원
  • 제주불교신문
  • 승인 2017.05.24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혜향수필
내 나이 60줄에 들어서면서 밤잠이 많이 짧아지는 것 같다. 불면증인 듯, 밤에 한번 깨어나면 도무지 잠을 청하기 어렵다. 아마 돌아올 퇴임 후 설계와 자식 손자들과의 관계 등 복합적인 문제가 그 원인인 듯싶다. 
 
언제부턴가 불면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어느 서예가에게 사사는 받지 않았지만 슬그머니 일어나‘관세음보살’붓글씨 사경을 열댓 장 하고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잠자리를 찾게 된다. 유명한 의사분이 불면증에는 억지로 잠을 청하는 것보다, 독서나 평소 정리 못했던 서재정리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충고도 있다. 나는 이 방법 외에 방송경력이 있어 잘 때는 늘 조그만 라디오에 이어폰을 끼고 모니터하는 버릇이 있는데 깨어나면 방송을 듣다가 그냥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경우도 있다. 그 내용에 심취하다 보면 온갖 잡생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며칠 전 새벽 3시경이다. 그날도 잠이 오지 않아 라디오 다이얼을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마침 극동아세아방송에서 어느 목사님의 설교 중계방송이었다. 
그 내용 중에 석가의 사리에 대한 내용이 들려 귀를 기울여 관심 있게 다이얼을 고정시켰는데 석가모니가 돌아가신 뒤 인도의 장례법에 따라 화장했는데 사리가 많이 나와 제자들이 여덟 나라에 분배하여 무덤과 사리탑을 만들어 신도들로 하여금 그 뼛가루에 절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시켜왔다면서 예수의 부활과는 배치되는 행위 등 불교를 비하하는 내용의 설교였다. 
 
자다가 뒤통수를 맞는 충격으로, 아니 어떻게 남의 종교를 이렇게, 과연 종교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내용으로 잠을 설쳤는데 금세 일어나 서실로 들어가 정갈한 자세로 기도하고 사경으로 새벽을 맞았다.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살아있을 때 봉사하는 생전복지와 사후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사후복지는 내가 있는 춘강 철학이기도 하여 매년 도내 유주무주고혼 천도재를 봉행하는데 종교를 초월해, 온 춘강가족이 정성을 모으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금강명경’에 보면 사리는 오랜 세월을 두고 계(율)와 정(선)과 혜(삼)를 닦는 노력의 향기로 이루어진 결정체라고 했듯이 사라는 참된 수행의 결과로 생겨나는 것으로 이를 공양하고 찬탄하면 무상도를 얻음은 물론 이를 모시면 수명장수와 사후에 극락세계에 태어난다고 문수사리보초삼매경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나와 있다. 
 
누구나 부지런히 수행하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으며 사리가 나올 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불교문화가 찬란하게 꽃피웠던 신라와 고려시대에는 많은 사리탑과 보탑이 봉안되어 신심을 고양시키고 오늘날 불교미술의 기초와 한국문화의 뿌리를 다져온 훌륭한 보배가 아닌가? 
극동방송, 기독교 방송 두 개의 방송국이 이곳 전통적 불교정토에 세워지는 동안 불교방송 하나도 개국하지 못한 우리 제주불자들… 부끄러움을 털고 이제부터라도 방송포교의 서원을 세워보기를. 
 
/조인석(사회복지법인 춘강 어울림터 원장·혜향문학회 회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